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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재료, 짚의 다양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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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재료, 짚의 다양한 변신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1.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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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재료 '짚'
여러 가지 활용을 보이다
곡식의 수확을 마치고 남은 짚 /픽사베이
곡식의 수확을 마치고 남은 짚 /픽사베이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우리는 흔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위급한 일 앞에서 닥치는 대로 무언가 잡고 늘어지는 심정을 뜻하는데 지푸라기는 아주 작으며 사건 해결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만한 미비한 존재이나, 줄기 한 올라도 잡고 싶은 인간의 간절한 마음을 잘 설명하는 말이다. 

지푸라기라고 하면 뭔가 대단하지 않은 인상을 준다. 지푸라기는 짚단의 한 올을 일컫는다. 곡식의 알을 제거하고 남은 줄기와 잎을 가리키는 ‘짚’은 중요한 알갱이가 이미 모두 빠져나간 후에 남는 부산물이다. 뭔가 크게 쓸모가 없을 것 같고 하찮게 인식되곤 한다. 

하지만 이 짚의 쓰임새는 의외로 대단하다. 과거 우리 조상의 삶에서 풀에 관련한 생활사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곡식의 알을 제거하고 남은 줄기와 잎은 조상의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됨은 물론 공예의 소재로도 그 영역을 확장했다. 조상의 삶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짚은 서민의 재료가 되어 역사 속에서 제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짚의 다양한 활용 

지푸라기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가벼움과 달리 예로부터 우리 조상의 삶에서 짚은 그 쓸모가 다양했다. 작물의 수확 이후에 남는 것이 바로 짚인데 종류에 따라 볏짚, 보릿짚, 밀짚 등 여러 가지 짚을 얻을 수 있었다. 짚의 수확량과 곡식알의 수확량에는 서로 연관이 있었으며 곡식을 주식으로 삼았던 우리나라에서 짚의 수확이란 많은 것을 의미했다. 

곡식을 수확한 이후에 이 짚이 버려진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이다. 실제로 농작물의 부산물로 남겨진 짚은 우리 조상의 삶 속에서 여러 군데에 활용됐다. 인간의 삶에서 필수적 요소가 되는 의, 식, 주에 짚이 어떤 식으로 이용되었는지 살펴보면 그 의미가 실로 대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짚으로 만든 물건을 떠올리면 주로 짚신, 삿갓 등을 생각한다. 짚신은 발을 보호해주고 삿갓 역시 비나 볕을 가리기 위해 유용하게 쓰였던 물건이니 짚의 쓰임은 인간의 삶을 더 편리하게 해주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고 느껴진다. 특히 비 오는 날 입었던 ‘도롱이’ 역시 짚을 엮어 만들어낸 ‘의’생활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도롱이는 비가 오는 날에 허리나 어깨에 걸쳐 두르는 비옷이었다. 주로 짚을 엮어 만든다. 농촌에서 일하다가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바로 이 도롱이를 몸에 썼다. 도롱이의 안쪽은 재료를 더 촘촘하게 엮어서 비가 속으로 새지 않도록 만들고 겉 부분에는 풀의 줄거리로 막아 아래로 드리우는 형태로 제작됐다. 풀의 줄거리는 비를 막아주면서도 아래로 늘어뜨려 있어 빗물이 겉에서 흘러내리도록 해줬다. 이는 재래식 우장으로 문화가 이어져 내려왔는데 지역에 따라 방한구로 활용한 곳도 존재했다고 한다. 비와 추위로부터 지켜주는 일종의 보호구 역할을 했던 셈이다. 
 

도롱이의 겉면 /국립민속박물관
도롱이의 겉면 /국립민속박물관
도롱이의 안쪽면, 촘촘하게 짜여서 비가 새지 않는다 /국립민속박물관
도롱이의 안쪽면, 촘촘하게 짜여서 비가 새지 않는다 /국립민속박물관

짚이 사람 의복에 활용된 사례는 장례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상례에 상주가 머리에 두르는 둥근 모양의 테가 있다. 이를 ‘수질’이라 부른다. 수질은 효를 상징한다고 전해지며 수질의 재료로는 짚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주로 삼을 사용하고 짚을 섞어 이들 재료를 통해 꼬아서 테를 만든다. 남자는 이를 착용할 때 두건, 굴건을 함께 쓰고, 여자는 이 수질만 머리에 쓴다. 

상례 중 입는 상복에는 ‘요질’이라는 것도 존재하는데 이 역시 삼과 짚을 사용해 띠로 만든다. 동아줄처럼 굵게 만들어 상주가 교대 위에 겹쳐 허리띠로 매는 것이다. 수질과 같이 역시 주재료는 삼이었지만 짚을 함께 활용하여 엮어 만들었다는 기록도 발견할 수 있다. 

짚은 우리 조상의 삶에서 ‘식’에 관련해서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우선 짚 자체가 곡식을 농작하고 남은 부산물이었다는 것을 상기하면 가장 많은 연관성을 가진 분야인지도 모른다. 농경이 주를 이루었던 우리 조상의 삶에서 짚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농작물의 부산물로써 활용됐던 짚은 가축을 키울 때도 유용하게 사용됐다. 특히 볏짚은 한우의 사료로 주로 사용됐다. 특히 겨울철에는 볏짚을 먹고 자란 소가 많았으며, 곡물 수확 후 남는 것으로, 아무래도 볏짚은 가축을 키우는 처지에서 경제적으로 크게 부담이 없는 사료에 속했다. 

농경사회에서 가축을 키운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였다. 소를 통해 밭을 가는 것을 ‘우경’이라 하였는데 이 기술은 농업 발달에 있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 역사에서는 삼국사기 기록을 통해 우경에 관한 기록을 발견할 수 있으며 신라 지증왕 때 우경법이 보급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우경의 도입으로 농업 생산력이 크게 높아진 것은 물론 우리 조상은 인력에 의존하던 때보다 간편하고 빠른 방법으로 농사를 짓게 되었다. 농경사회에서 농업의 발달은 곡식의 풍요를 의미하는 면도 있으며 농경에 이용할 소를 잘 키우는 것 또한 중요했다. 
 

짚은 소의 사료로 유용하게 쓰였다 /픽사베이
짚은 소의 사료로 유용하게 쓰였다 /픽사베이

한편, 우리나라에서 소는 그 요리법이 다양하며 이를 회로 먹거나, 구워서 먹거나 수육과 편육으로 먹기도 했다. 실제 소는 부위 별로 버릴 것이 없어 훌륭한 식자재로 활용된다. 한국사를 살펴보면 농경에 사용할 소의 수가 부족해질 것을 우려하거나 불교적 사상에 의해 도축이 왕명으로 금해진 시기도 있었으나 조선 시대에 들어서는 배불숭유정책으로 일반 국민에게 식육을 권고하기도 하여 가축을 먹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 

이처럼 훌륭한 식자원이 되기도 하며 농업에 도움이 되는 소를 키울 때 가축의 사료로서 짚이 해내는 역할은 실로 크다. 이 정도면 명실상부 우리나라 식문화에서 짚은 은근히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사 식문화에서 짚은 또 다른 사용처를 가지고 있어 눈에 띈다. 한국은 특히 장 문화가 발달 되어 있다. 장의 종류도 워낙 다양하며 이를 기본으로 활용하여 요리법에 다양하게 적용한다. 장을 담그는 기본 재료로 사용되는 ‘메주’를 만들 때도 짚의 활약이 돋보인다. 메주는 흔히 콩이나 보리, 밀 등을 익혀 띄어 만든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메주는 직사각형으로 크게 덩이를 만들어 볏짚으로 묶어 매달아 놓은 형태가 익숙하나 이는 여러 과정 중의 한 부분이다. 

먼저 콩 같은 주재료를 삶아서 찧은 다음 덩이를 만들고 이를 발효시켜야 한다. 메주가 발효되려면 꼭 있어야 하는 것이 바로 볏짚이다. 메주가 만들어지는 원리를 보면 이 이유를 쉽게 파악하게 된다. 메주를 만들 때는 따뜻한 곳에서 4주간 재우는 과정을 지나야 한다. 이때 볏짚을 메주와 포개서 보관하여 재운다. 
 

메주를 볕에 말리는 모습 /픽사베이
메주를 볕에 말리는 모습 /픽사베이

메주를 만들 때 꼭 볏짚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볏짚에 사는 ‘고초균’이라는 세균이 메주를 발효시켜주기 때문이다. 다른 종류의 짚에는 이 고초균이 존재하지 않아 꼭 볏짚을 이용해 메주를 만든다. 그렇게 메주가 충분히 발효 과정을 거치면 볏짚으로 묶어 매달아 햇볕에 말리는 과정을 거친다. 

예로부터 짚은 구하기 쉽고 질기다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 우리 조상의 ‘주’문화에도 큰 역할을 했다. 흔히 짚을 이용한 건축을 떠올리면 초가지붕을 많이 생각한다. 초가는 볏짚이나 갈대를 이용해서 집의 지붕을 짓는 형태이다. 단열과 보온성이 매우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화재에 약한 점, 여름철에는 벌레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취약하다. 
 

초가집의 모습 /픽사베이
초가집의 모습 /픽사베이
짚으로 제작한 초가의 지붕 /픽사베이
짚으로 제작한 초가의 지붕 /픽사베이

현대에는 시멘트가 집을 짓는 주재료로 사용되나 과거엔 흙을 이용해 벽을 세우고 집을 완성했다. 물론 집을 짓는 것에 흙만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 질긴 볏짚을 재료로 함께 사용하면 더 튼튼한 집을 가질 수 있었다. 전통 건축에 있어 흙과 짚은 떨어지기 어려운 관계로 서로의 쓸모를 보완해준다. 이는 자연환경과 조화되는 생태건축으로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우리 조상의 역사에는 항상 짚의 사용이 따라왔다. 가장 쉽게 접하는 재료로서 짚을 활용하고 대부분의 생활 도구를 만들어 사용했다. 선조의 삶 속에서 짚을 통해 의식주 근간을 들여다볼 수 있으며 생활사에서도 그 흔적을 속속들이 발견하기도 한다. 


공예품의 재료이기도 했던 ‘짚’ 

짚은 막상 특별할 것 없이 느껴지다가도 서민의 삶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재료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관점을 선보인다. 지푸라기 한 올은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짚을 꼬아 만든 새끼를 이용해 새로운 물건을 완성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실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됐던 사례 외에도 짚은 공예품의 재료로도 요긴하게 쓰였다. 이는 여러 가지 유물을 통해 쉽게 확인된다. 앞서 ‘의’생활에 쓰였던 도롱이, 삿갓, 짚신 등도 이 공예품에 포함되는 요소다. 과거 짚공예는 특별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보다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는 품목을 제작하는 것에 그 의미가 있었다. 

짚공예는 볏짚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보리, 조, 수수 등 여러 곡식의 줄기를 재료로 사용했다. 다만 볏짚을 가장 중점적으로 활용하는 면이 있어 그 공예품을 가리켜 고공품藁工品이라 말했다. 

짚의 사용은 독특한 면을 가지고 있다. 짚이 인간에게 밀접하게 사용된 것은 놀랍게도 벼에 대한 그들의 신앙에서 비롯됐다는 점(도령 숭배:稻靈崇拜)은 특히 흥미롭다. 그래서 그런지 민속 행사를 찾아보면 짚을 활용한 놀이나 의식 역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짚은 조상의 생활과 깊은 밀접함을 가지고 있다. 민간에서 사용하는 대부분 도구가 볏짚으로 만들어진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질기고 튼튼한 짚의 특성상 여러 물건의 재료가 되었으며 지푸라기를 꼬아 ‘새끼’로 제작하고 이를 엮어 물건을 만들었다. 
 

짚을 이용해 꼰 새끼 /국립민속박물관
짚을 이용해 꼰 새끼 /국립민속박물관

농가의 여러 물건이 되었던 짚은 ‘멍석’으로도 만들어졌다. 멍석은 그 용도가 굉장히 다양하다. 우리에게 멍석이란 사극에서 보통 접할 수 있었던 멍석말이라는 단어로 익숙하다. 민가에서는 사람에게 죄를 물을 때 멍석으로 둥글게 말아 몽둥이로 매질을 하여 벌을 주기도 했다. 물론 멍석이 이에만 쓰였던 것은 아니다. 멍석의 본질적인 의미는 깔개용 도구였다. 곡식을 말릴 때 멍석을 깔고 그 위에 널어서 말리곤 했으며 이는 통풍의 잘 되는 짚의 특성을 이용했다고 보인다. 또한 손님을 모실 때 마당에 방석으로 깔아서 사용하기도 했으니, 민간에서 대중적으로 흔히 사용되었던 깔개용 도구였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떤 집에서는 장판 대신 이를 깔고 지내기도 했다고 하나 이는 매우 가난한 상황에 해당했다. 

과거 조선 시대는 농경사회였던 이유로 고공품에는 주로 농가에서 사용하는 도구가 많았다. ‘맷방석’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물건으로 맷돌을 사용할 때 아래 까는 깔개용 도구이다. 형태 자체는 일반 방석과 비슷하다고 여기지만 맷방석의 독특한 모형은 ‘전’의 부분에서 발견된다. 맷방석의 용도는 밑에 깔아두고 맷돌 사용으로 얻게 되는 곡식 가루를 받는 것에 있다. 그렇다 보니 곡식 가루가 밖으로 나가지 않게 이를 받치는 모양으로 제작됐으며 바깥 부분이 둥글게 모이는 형태를 전이라 일컫는다. 곡식 가루를 받아야 하는 용도인 맷방석은 바닥부터 촘촘하게 엮여 있고 바깥으로 갈수록 전이 자연스럽게 올라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맷방석 /국립민속박물관
맷방석 /국립민속박물관
맷돌과 맷방석 사용 모습 /픽사베이
맷돌과 맷방석 사용 모습 /픽사베이

농가에서 사용했던 고공품에는 독특한 모양의 ‘씨오쟁이’도 있다. 씨오쟁이는 곡물 씨나 종자를 담는 짚으로 엮어 만든 작은 물건을 말한다. 씨앗을 담아 나를 때 사용됐으며 이 역시 짚의 우수한 통기성에서 비롯된 물건이라 할 수 있다. 곡식을 담거나 나를 때 사용되는 물건으로는 ‘멱서리’도 존재한다. 현대로 치자면 큰 짚바구니로 보이는데 한 번 만들면 4~5년 정도는 쓸 수 있어서 아주 유용한 물건이었다. 

조상의 생활에서 여러 가지 활용도를 보인 물건은 ‘삼태기’다. 이는 대표적인 고공품으로 물건을 쉽게 퍼 나르도록 제작되어, 마치 쓰레받기처럼 생긴 모양을 가지고 있다. 생긴 것은 특별할 것 없으나 놀랍도록 많은 용도로 사용됐는데 타작할 때 곡식을 퍼담을 때도 사용하였고 농작물을 캐서 담아둘 때도 유용했다. 주로 물건을 쓸어 담을 때 사용됐던 물건이며 아궁이 재를 담아 버리거나 흙을 퍼서 나르기도 했다. 또한 논밭에 재나 퇴비를 뿌릴 때도 사용됐다. 

짚은 새끼를 꼬아 엮어서 물건을 제작하기 때문에 여러 형태를 갖출 수 있었다. 대부분 필요한 모든 물건을 만드는 것에 적합한 재료였던 이유다. ‘소쿠리’는 둥글게 짠 테가 달린 그릇으로 조상의 삶 가운데 흔히 사용했던 물건이다. 보통 대나무를 재료로 해서 만들어진다고 여기지만 의외로 짚으로 소쿠리를 짠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둥근 형태의 물건도 짚을 활용해 자유롭게 제작 가능했는데 사극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쉽게 발견 가능한 ‘똬리’도 고공품에 속한다. 마치 고리 모양으로 동그랗게 생겨서 짐을 머리에 일 때 받치는 고리 모형의 도구다. 특히 아낙네들이 물을 길어갈 때 머리 위에 큰 항아리를 지고 이동하며 사용했던 물건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짚으로 엮은 똬리는 이때 머리를 아프지 않게 하는 완충 역할로 사용되었다.  
 

짚을 이용해 둥글게 엮은 똬리 /국립민속박물관
짚을 이용해 둥글게 엮은 똬리 /국립민속박물관

이처럼 고공품은 주로 삶에서 밀접하게 필요한 도구를 얻기 위해 제작된 경우가 많다. 때로는 농경사회에서 필요한 농가 도구로 완성되기도 했고 비나 추위로부터 신체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지기도 했다. 작품은 예술적 완성도에서 존재감을 채우기도 하지만 때론 활용도가 높은 실용적 물건을 쉽게 제작하는 것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삶에는 항상 예술성이 내포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조상은 필요에 의해 도구와 물건을 제작하고 사용했을 뿐이라도 후대에 전해지는 짚공예는 지속적 전승이 이어지는 만큼 전통 공예로서의 의미도 가진다.

공장화가 익숙한 현대에 하나의 작품을 수공예로 제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수공예란 주로 작가의 작품 활동, 장인의 활동으로 여겨지는 일이 다반사다. 아무래도 현대 사회는 빠르게 돌아가고 수공예는 보통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과거엔 민가에서 직접 수공예품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흔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직접 만드느니 대량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더 이득으로 생각한다. 게다가 현대의 수공예품은 고가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제작에 시간이 많이 할애되며 작가 혹은 장인의 예술성과 표현이 집약된 제품이다 보니 고가의 가격은 타당성을 갖춘다. 

현대 사회에서 하나의 공예품을 완성하고 작품을 제작하는 일은 작가에게만 주어진 일로 분리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조상의 삶은 달랐다. 직접 사용하는 물건을 민가에서 제작하기도 했으며 이에는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했기에 그 지혜가 더 돋보인다.  

공예품은 특별한 물건이면서도 때론 우리 삶에서 밀접하게 이미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대에도 낙서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시도나 일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물건을 재활용하여 새로운 물건으로 제작하는 방식의 수공예가 이뤄지고 있다. 택배 박스를 활용하여 고양이 은신처로 만드는 일은 다반사고 안 입는 옷을 수선하여 쿠션 커버로 만들기도 한다. 
 

낙서는 거리의 예술이 되기도 한다 /픽사베이
낙서는 거리의 예술이 되기도 한다 /픽사베이

수공품을 단지 필요해서 만든 도구로 치부할지 예술성을 담은 하나의 공예품으로 구분할지는 사람의 인식에 달려있다. 서민의 재료로서 가장 가깝게 얻을 수 있었던 짚을 통해 우리 조상은 여러 가지 수공품을 제작했다. 어찌 보면 가장 흔한 재료를 통해 삶의 밀접한 도구를 쉽게 만들어냄으로써 실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된 예술성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참고 자료 : 짚풀생활사박물관
               두산백과 ‘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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