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1-01-23 16:25 (토)
끊임없는 디자인 표절 논란, 결국은 인식 개선과 법 강화에 달려
상태바
끊임없는 디자인 표절 논란, 결국은 인식 개선과 법 강화에 달려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1.01.08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자 지킴이 모집 공고 /한국도자재단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경기도는 2019년 7월부터 ‘도자 디자인 도용방지 보호시스템 구축 방안’을 시행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경기도가 한국도자재단과 공동으로 추진하며, 디자인 도용 실태를 모니터링 하는 도자 지킴이 제도 도입과 신고 시스템 구축, 디자인 등록 지원과 피해자에 대한 법률 지원 등이 핵심 내용이다. 

이 보호 시스템은 도예인들의 꾸준한 문제 제기에 따른 것으로, 한국도자재단에서 실시한 2015년과 2018년 도자센서스 조사 결과 디자인 보호시스템 마련 요구가 전체 요구 사항의 6%를 차지한 바 있다. 구축 방안에 따르면 도는 먼저 도자 디자인 도용 실태 모니터링과 신고 활성화를 위해 도자지킴이 제도와 디자인 보호 신고 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디자인 보호 신고센터는 한국도자재단에 설치될 예정이며 한국도자재단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신고된 디자인 도용에 대해 상담과 조사, 피해 사례 발생시 법률 자문 등을 지원하게 된다.

오후석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 계획이 도자산업 발전을 막는 디자인 도용에 대해 산업계 전반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도자 디자인 창작 기반을 강화해 도자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만큼 디자인 업계에 만연해 있는 표절, 도용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표절이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법적 개념뿐만이 아닌, 타인의 아이디어나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닌 것들을 마치 자신의 저작물처럼 표출하는 것도 뜻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표절은 꽤 넓은 범위에서 남의 것을 모방하거나 훔치는 모든 것들을 포함한다. 저작권 보호가 끝난 옛 작품이나 심지어 사람이 아닌 AI가 작성한 글이나 그림을 베껴도 표절에 해당한다. 자신의 것을 만들면서 저작권이 있는 것의 일부분이나 전체를 갖다 쓰면서도 출처를 밝히지 않을 경우에도 표절이 된다.

문제인 건 이전에 언급한 도자업계 뿐만 아니라 음악이나 영화, 패션 등 여러 업계에서 대상의 디자인을 교묘하게 바꾸거나 도용해 창작물을 만드는 일이 지금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표절은 어떻게 판단하나 
 

유구한 애플과 삼성의 디자인 표절 싸움, 갤럭시S(右)와 애플의 아이폰3gs(左) /블로터

많은 사람들은 어떤 근거나 기준으로 표절이라 판단하는지를 궁금해한다. 표절은 표절에 대한 지식이나 해당 분야에서 활용되는 출처 표기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생길 수도 있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표절을 하는 경우도 있고, 의도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일부나 전부를 가져다 자신의 것처럼 해서 발생하는 여러 특성을 고려해야 해 표절 판단의 기준을 딱 떨어지게 언급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표절 해명에 대한 레퍼토리로 자주 나오는 단어들이 있다. 패러디, 오마주, 모티브, 클리셰 등이다. 이 단어들의 뜻을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자면 패러디는 표절의 대상이 된 원작을 아는 사람들에게 유희를 제공할 목적으로 사용하며, 오마주는 위대한 작품에 경의를 표하며 그 영향력 아래에 있음을 의미하는 인증의 표시로 쓴다. 모티브는 모든 창작의 기본 베이스지만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표절이 될 가능성이 있으며, 클리셰는 어떤 장르에서 암묵적인 룰로 통하는 구성 요소들을 말한다. 아마 어떤 표절 의혹이 나올 때마다 해명하는 글에 나오던 저 단어들을 한번쯤은 들어본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저 단어들도 법적 분쟁으로 넘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단지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는 말처럼 모든 것들이 100% 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혹은 분쟁으로 인한 피로감을 느끼지 않으려는 원작자들의 사정상 그냥 넘어가는 일이 많을 뿐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표절이나 도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도 많다. 디즈니 같은 경우는 캐릭터 디자인 저작권에 엄청나게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며, 프랑스에서는 저작권법에서 실제로 패러디를 제한적으로 허용한다고 명시되어 있기도 하다. 

흔히 표절로 의심받을 때 대부분은 자신이 표절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때문에 표절을 판단할 때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확신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을이 갑의 저작물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다. 타인의 것을 훔치는 전체 과정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표절 판정은 표절 대상의 원작자와 표절자의 흐름을 기반으로 추론할 수밖에 없다. 특히 갑의 것이 독특하고 새롭다고 전제할 때, 을의 것이 갑과 비슷할수록 표절일 가능성은 커진다. 표절 혐의를 밝히기 위해서는 대상의 유사성이 눈에 띄게 확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듀카이프가 자사의 제품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는 마스크 모자(左)와 한세엠케이 브랜드 ‘NBA’의 마스크 모자(右) /듀카이프

아이디어 표절의 경우 판단은 더욱 어려워진다. 을의 아이디어가 갑의 것과 비슷할수록, 갑과 을의 아이디어가 일반적인 이슈와 다를수록 표절 의심은 더 힘을 얻는다. 즉 갑의 아이디어와 일반적 이슈와의 큰 차이가 있고, 을의 아이디어가 갑의 아이디어와 두드러지게 비슷하다면 표절이라 추정할 수 있다. 갑이 독특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을 경우, 을의 아이디어가 갑의 아이디어와 유사하다면 말이다. 아이디어 표절일 경우에는 갑의 지적 소유권의 명확성이 표절을 판명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표절이라는 판단은 대부분 결과로부터 주장된 과정을 추론해 나온다. 즉 표절을 했다고 의심받는 사람의 결과물과, 표절을 당했다고 의혹을 제기한 사람의 원본 사이의 유사성, 그리고 그것이 을이 갑의 것을 본 후에 나온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다면 표절로 판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보통은 표절 행위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원작자와 표절 의심자의 대상 사이의 유사성 판단에 근거한 추론이 중요하다. 원작자의 것이 일반적인 것과는 다르고, 을이 가져다 쓴 대상이 갑의 것과 비슷하다면 표절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애매한 표절의 그 경계에서 


어떤 표절 논란이 떴을 때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의미는 양 디자인을 비교할 때 그 디자인을 구성하는 물품의 형태가 공통적인 동질성을 가지고 있어 외관상 서로 유사한 미감을 준다는 뜻이다. 유사성에 관하여 대법원과 특허 법원에 의하여 확립된 기준을 열거해 보면 ▲동일한 물품에 대한 디자인이 많이 창작되었다면 그 유사의 폭을 좁게 보아야 한다. ▲디자인의 요소가 물품의 기능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 누가 창작하더라도 유사한 경우에는 유사의 폭을 좁게 보아야 한다. ▲주의를 끌기 쉬운 요부의 변형 가능성이 적다면 유사의 폭을 좁게 보아야 한다. ▲디자인의 물품이 한정되어 있어 변화의 여지가 적다면 유사의 폭을 좁게 보아야 한다, 등이 있다. 실제적으로 유사성의 판단은 물품의 동일ㆍ유사성 판단, 양 디자인의 요부 결정, 양 디자인의 공통점과 상이점 결정, 종합적인 판단 순서로 이루어진다.

시간이 흐르며 디자인 분야도 기술이 점점 발달할수록 서로 모방하고 베끼려는 시도도 빈번해진다. 물론 그것이 의도적이든, 무의식이적이든 간에 표절을 당한 사람은 뒷맛이 찝찝할 수밖에 없다. 표절로 인해 창작자에게 가야 할 수익을 뺏기거나, 지적재산의 가치와 기능도 감소할 뿐더러 창작자의 창작 의욕 또한 무너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표절이 맞다고 인정한다면 원작자로서는 표절당한 게 맞는 셈이니 입이 쓰다. 그러나 당사자가 표절이 아니라고 부인한다면 원작자는 입이 더 쓸 것이다. 당사자가 아니라고 하니 계속 표절이라 하기도 그렇고,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표절 논란이 일어나는 것 자체가 어떤 결론으로 나든 원작자들에겐 반갑지 않다.

 

왼쪽은 유투버 온도가 출시한 스티커 디자인과 유리잔, 오른쪽은 썸무드 브랜드의 스티커 디자인과 원작으로 추정되는 모 브랜드의 유리잔 / 오브젝트

94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 중인 인기 유투버 온도는 불거진 디자인 표절 논란에 관해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직접 디자인한 스티커와 컵, 가방 등을 '오브젝트'란 플랫폼에 판매하던 중에 디자인이 표절 논란에 휩싸였고, 썸무드 브랜드 역시 제품의 유사성에 문제 제기를 해 논란이 확산되었다. 온도는 처음에 '타 브랜드의 특정 제품 표절이 아님을 명확히 밝힌다"며, "많은 디자이너들이 입점되어 있는 오브젝트에서 이런 논란을 예상했다면 아예 입점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표절 의혹이 점점 커지고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온도는 표절 의혹을 일부 인정하고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문제된 제품뿐만 아니라 그 외의 모든 제품도 판매를 중단했다"며, “앞으로 좀 더 신중하게 행동하며 더 이상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전했다.

표절 논란은 이렇게 일단락되었지만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동그란 모양의 스티커라면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양인데 표절까진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자 그에 대해 썸무드는 "어차피 같은 동그라미와 비슷한 색이라면 구성이나 레이아웃 등 다양한 것을 고민하고 시도하는 게 디자이너가 할 일이다"며, "자신의 디자인이니 따라하지 말라는 것이 아닌, 조금 더 고민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아지고 서로의 디자인으로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성장하는 건전한 경쟁을 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솔비가 올린 케이크 디자인 /솔비 인스타그램 
제프 쿤스의 'Play-Doh' /flickr

작년 12월, 연예인 솔비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케이크 사진으로 넷상이 한동안 시끄러워졌던 적이 있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요즘 케이크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며, 이 케이크는 어떠냐는 말과 함께 한 케이크를 만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는데, 해당 케이크의 디자인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 케이크가 현대 미술가 제프 쿤스의 'Play-Doh' 란 작품과 비슷하다는 논란을 제기했고, 논란이 점점 커지자 솔비는 해당 게시물에 케이크는 아이들이 클레이 놀이하는 걸 보다가 제프쿤스의 'play-doh'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 좀 더 자유로운 방식으로 자신만의 케이크를 만들어 봤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논란에 팝 아티스트인 앤디 워홀을 연상케 하는 퍼포먼스를 다시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앤디 워홀이 1982년 '미국의 66가지 풍경' 이란 다큐멘터리 장면 중, 아무 말 없이 5분간 햄버거를 먹은 후 'Burger, New York'(버거, 뉴욕)'이란 음성과 자막만을 넣은 장면처럼 솔비도 논란이었던 해당 케이크를 9분 동안 말 없이 먹은 후 'Just cake. seoul'(그냥 케이크. 서울)이란 자막을 입혀 내보냈다. 그는 후에 "제프쿤스. 표절하고 싶었다면 내가 그를 선택했을까?"라는 글을 올린다. 

그는 케이크를 제프쿤스에 대한 오마주라고 했다. 올렸던 영상 역시 앤디 워홀을 오마주한 것일수도 있다. 제프쿤스가 현대 미술계에서 유명한 사람인 만큼 정말 표절인지는 당사자만 알겠지만 그의 말대로 정말 오마주였다면 사진을 올리기 전에 오마주라는 의미의 짧은 말이라도 한마디 더 덧붙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왼쪽은 송민호의 정규 앨범 'TAKE', 오른쪽은 스윙스의 에세이 '히트(HEAT)' /스윙스 인스타그램 

최근 래퍼 스윙스는 가수 송민호의 앨범 커버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100% 우연이라며 의혹을 반박했다. 자신의 에세이집 '히트(HEAT)'의 출간 소식을 알린 후 일부 네티즌들이 자서전의 커버와 송민호의 정규 2집 앨범 '테이크(TAKE)' 앨범 커버가 유사하다는 지적이 시작되며 논란이 일어났다. 이에 스윙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분 정도의 반박 영상을 올렸고, "많은 사람들이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데 난 결백하다"며 "이 영상에는 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출판사 데이터를 첨부했다"고 말했다.

책 표지를 디자인한 디자이너는 'HEAT'의 주황색 배경과 심플한 느낌의 표지는 기획 단계부터 나왔던 이야기다. 주황색은 강렬하고 열정적이지만 빨간색보다 덜 직접적이고 세련된 색"이라며 "그래서 책 방향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종 시안 중 내부 논의를 거쳐 좋은 의견을 받았던 표지를 골라 스윙스 작가님과 공유했다"며 "그 중 하나가 표지로 결정됐고, 영어 문구와 디테일한 사이즈 등이 바뀐 디자인으로 최종 작업이 완료됐다”고 작업 과정을 조목조목 밝혔다. 폰트에 대해서는 “고딕, 산셰리프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고딕이 강하고 단단하다면, 명조는 장식적이고 부드러우며 서정적이다"고 했다.

이 디자이너 역시 “스스로 ‘숨만 쉬어도 욕먹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래퍼가 2년 동안 준비한 책의 표지인데 너무나 유명한 가수의 커버를 표절해서 얻을 게 있을까"라며, "디자인하며 최대한 욕먹을 요소를 없애고 심플하고 간결하게 작업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스윙스 측은 책 만드는 과정의 타임라인을 모두 공개한 상태고, 디자인과 색깔이 겹친 건 단순히 우연이라고 말했다. 두 작품을 단순하게 동일 선상에 놓고 본다면 한 시리즈의 작품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유사하지만 어쨌든, 정말 우연으로 겹친 거라면 엄청난 확률의 우연이 아닌가 싶다. 

 

최정화 작가의 강원키즈트리엔날레 출품작 '그린 커넥션' /강원문화재단
이용백 작가의 '꽃탱크' /유스트림코리아

한국을 대표하는 두 설치 예술가들의 작품 사이에서 표절 논란이 일었다. 홍천에서 개막했던 어린이 시각예술축제 강원키즈트리엔날에서 선보인 최정화 작가의 신작에 대해 이용백 작가가 자신의 9년 전 작품과 흡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최정화 작가의 '그린 커넥션'은 탱크 표면에 관객과 함께 수천송이 꽃을 꽂거나 붙여 평화를 상징한 설치 작품이다. 현충원에서 헌화용으로 사용된 조화를 썼으며 화해의 메시지를 담았다.

그러나 이 꽃을 붙인 탱크가 처음 나온 발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었다. 꽃으로 위장한 군인을 다룬 '엔젤 솔저'로 잘 알려진 이용백 작가는 2012년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꽃탱크(Flower Tank)'를 선보인 적이 있었다. 엔젤 솔저에서 영감을 얻어 탱크를 인조 꽃으로 장식했다고 한다. 

최정화 작가의 '그린 커넥션'은 홍천의 옛 탄약창고터에 상설 전시되어 있었던 탱크를 소재로 했다. 현충원에서 추모객들이 헌화한 뒤 버려지는 인공 조화를 탱크 전면에 꽃고 덮어 '살육하는 전쟁 기계가 자연으로 회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최 작가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기원하고 인간의 필요에 의해 탄생한 무기도 용도를 다한 뒤 자연으로 회귀해 새로운 역할을 갖게 되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 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용백 작가는 '작품을 하다 보면 비슷할 수 있지만 한국적 상황과 연결해 탱크에 꽃을 붙인다는 것 자체가 쉬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라면서, '개인의 표절 문제보다는 우리 미술계에 표절이 만연하고, 이 문제에 너무 둔감한 것 같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 작가와 강원문화재단 측은 '그린 커넥션' 작품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일축했다. 최 작가 측 관계자는 '탱크를 꽃으로 장식했다고 해서 표절이라 할 수는 없으며, 그 의미와 개념도 다르다. 이용백 작가의 작품은 알고 있었지만 꽃탱크는 보지 못했으며, 이번 작업은 1990년대부터 꽃으로 계속 작업을 해 왔던 작가 작업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강원문화재단 관계자 역시 "미술 작품을 형식적인 부분만으로 표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라며 "이번 논란을 계기로 행사 기간에 창작 저작물에 대한 건강한 담론 형성을 위한 전문가 토론 개최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정화 작가는 2005년, 이용백 작가는 2011년에 각각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의 대표 작가로 출품했던 적이 있으며 설치 작품과 디자인,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한국 현대 미술의 간판급인 작가들인 만큼 이번 경우는 평론가들도 표절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표절 논란은 아직도 현재진행 중이다. 



표절 논란, 결국은 개인의 의식과 법에 의존해야 


 

왼쪽부터 노스페이스 패딩, 내셔널지오그래픽 패딩, 네파 숏패딩 /자사 홈페이지

서울시가 발간한 2017~2019년 '패션디자인 권리보호 사업 실행 계획안·결과보고'에 따르면 2019년 패션디자인 권리보호 사업에 1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패션디자인 권리보호 사업 예산은 디자인 산업 진흥을 위해 출연한 재단인 '서울디자인재단'이 운용하며 해당 예산은 패션 디자인 권리 보호차원에서 디자인·상표 특허 출원을 돕는 프로그램인 '패션엔젤', 지식재산 교육 운영과 홍보비 등에 쓰인다. 하지만 서울시는 예산이 소진되자 일부 예산 투입 사업을 조기 종료한 것으로 드러났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 디자인 표절은 입증이 어렵고 이미 업계 관행처럼 여겨져 정부나 협회 차원의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서울시가 마련한 1억원 예산도 상당히 부족한 액수"라고 지적했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 브랜드는 물론 주요 브랜드조차 디자인 카피를 '관행'으로 보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디자인 카피는 명백한 법적 처벌 대상이다. 법적으로 부정경쟁행위방지법 위반에 해당하며 부정경쟁행위방지법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형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문제는 디자인 카피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어디까지가 '표절'이고 '유행'인지에 대한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디자인 카피 상품이 사실상 법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널려 있다고 지적한다. 개인이든 법인이든 카피 상품을 겨냥한 법적 대응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디자인의 도용 기준이 모호해서다. 국내 주요 패션업체 관계자는 "무엇보다 법적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처벌을 받아도 '벌금 몇백만 원만 내면 된다'는 식의 인식이 퍼져 디자인 도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것"이라며, "당연히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직도 공공연히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그리고 업계 사이에서도 표절 논란은 계속되어 왔다. 개인 창작자들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표절 시비엔 창작자들 개인의 인식 개선이, 각종 업계에 일종의 관행으로 자리잡은 도용 논란에는 정부 차원에서 지금보다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 




참고서적 : '표절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