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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재료의 변천사 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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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재료의 변천사 TMI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1.01.0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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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가구 재료의 변천사
목재에서 시작해 환경친화적 소재 개발까지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가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생활 기구이다. 의식주처럼 아주 기본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사실 없으면 삶이 꽤 불편해질 만한 것이 또 가구라고 볼 수 있다. 보통 수납하는 서랍, 옷장, 책장 등을 떠올리기도 하고 의자, 책상, 침대, 식탁 같은 생활에 꼭 필요한 기구를 떠올리기도 한다. 

가구는 생각해보면 주거 환경에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이지만 그렇다고 주(住)에 꼭 포함되진 않는다. 보통 주거공간을 마련하면 그 안을 꾸미기 위해서 가구를 따로 사들인다. 생각해보면 주거공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다양한 가구 없이는 편하게 살아가기 어렵다. 물론 간혹 텅 빈 곳에 침구 하나만 깔아두고 잔다고 해도 충분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보통은 쓸모 있게 사용할 가구를 이내 채우기 마련이다. 

여러 관점에서 볼 때 가구는 주에 완전히 포함되는 요소는 아닌 듯하다. 사는 데에 필수 요소는 아닌 듯하지만 근데 없으면 꽤 불편할 것 같다. 이 지점이 꽤 흥미롭다고 볼 수 있는데, 최근엔 빌트인(built-in) 형식으로 가구가 건물에 내장되어 만들어지는 곳도 있다. 빌트인 공법은 어찌 보면 가구를 하나하나 고르긴 바쁘지만, 절대 없이는 살아가기 힘든 현대인의 심리를 꿰뚫은 듯하다. 

이제는 주거공간에 빌트인되어 당당히 필수 요소로서 자리 잡은 가구의 시작은 어땠을까.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졌다 볼 수 있는 가구의 처음이 궁금해졌다. 
 

주방 가구가 빌트인 되어 있는 모습 /픽사베이
주방 가구가 빌트인 되어 있는 모습 /픽사베이



가구의 처음은 나무였다

가구의 시작은 다채로운 관점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그 필요성, 재료, 디자인 뭐하나 빠지지 않을 정도로 흥미로운 주제이다. 가구의 의미부터 되짚어 본다면 인류의 삶 속에서 편리성을 위해 만들어진 생활 도구라는 것이 주 골자다. 인류 역사상 가구가 정확히 언제부터 등장했는지는 누구도 단언하기 어렵다. 다만 정착 생활을 하다 보니 필요 때문에 가구를 만들게 됐다는 것을 예측할 뿐이다. 

가구 자체는 이렇게 필요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현대의 가구는 전부 필수적인 필요를 위해 만들어진 것일까. 세상에는 다양한 가구의 종류만큼이나 많은 가구 브랜드가 존재한다. 우리에게 익숙하게 알려진 이케아는 스웨덴 기업으로 가구 브랜드에서는 세계 1위로 손꼽힌다. 사실 국내에도 한샘이나 리바트, 까사미아 등 다양한 가구 브랜드가 존재하고 있는데 이제는 외국에서 들어온 수입 가구 브랜드까지 가구를 구매하는 고객에겐 선택지가 넘쳐난다고 볼 수 있다. 
 

의자나 책상은 실생활에 필수적인 가구가 되었다 /윤미지 기자
의자나 책상은 실생활에 필수적인 가구가 되었다 /윤미지 기자
가구는 생활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되었다 픽사베이
가구는 생활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되었다 /픽사베이

그 수 많은 브랜드의 가구들은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가구의 재료는 엄청 다양한 듯하면서 의외로 한정적인 이미지를 준다. 일단 가구의 재료로는 대표적으로 ‘목재’가 있다. 나무로 된 재료를 말하는데 목재의 종류도 참 여러 가지다. 과거에는 원목 목재를 다듬어 가구를 제작하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었지만 현대엔 합성 목재가 다양하게 등장하며 이제는 원목 가구의 공급이 더 특별해졌다. 

한국 전통 가구들 역시 나무를 재료로 하여 제작됐다. 한국 전통 가구는 서양 가구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는데, 아무래도 좌식 문화에 어울리도록 제작됐으며 전반적으로 간소하고 기능에 중점을 맞춰 만들어졌다. 하지만 절제된 아름다움이 표현되어 있을 뿐 서양의 가구 디자인과 비교했을 때 이는 절대적으로 소박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전통 가구들은 오히려 조형미가 아름답다고 볼 수 있는데 간결한 디자인에 경첩, 고리, 자물쇠 등 금속 장식이 더해졌을 땐 고고한 화려함까지 느껴진다. 특히 조선 시대 문방가구는 그 수납 구성이 조형적이고 면의 분할이 눈에 띈다. 
 

목재와 금속 경첩의 조화가 아름답다, 경기도 반닫이, 국립중앙박물관
목재와 금속 경첩의 조화가 아름답다, 경기도 반닫이, 국립중앙박물관
소나무는 단단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목재 사용이 적합하다 /픽사베이
소나무는 단단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목재 사용이 적합하다 /픽사베이

사계절이 분명한 한국은 그에 따라서 특색있는 목재료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우선 가구의 재료로 쓰이려면 단단하고 재질이 아름다워야 한다. 목리가 하나의 장식적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목리는 쉽게 말하면 나무를 잘랐을 때 단면에 나타나는 나이테를 말한다. 이 목리가 보기 좋게 만들어진 나무를 재료로 많이 사용하게 된다. 느티나무나 물푸레, 오동나무, 단풍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단단함이 장점으로 나타나 가구의 재료로 사용되는 나무도 있다. 바로 배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벚나무가 그 주인공이다. 사실 가구는 실생활에서 사용되며 무게를 받을 때도 있으므로 소재가 얼마나 튼튼한지의 여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각 특색에 맞는 나무들을 사용하여 가구를 제작하며 칠공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재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살리는 것을 중점으로 가구가 만들어졌다. 칠을 대신해서 잣기름, 호두기름, 오동기름 등으로 마무리를 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자개나 자수가 들어간 비단 등이 전통 가구 재료로 쓰이기도 했다. 비교적 화려함을 가진 가구라고 볼 수 있는데 이처럼 우리 조상은 목재의 단아함 속에 자개, 자수를 놓은 비단 등을 재료로 활용해 완성도 높은 전통 가구를 완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중세 유럽 가구의 재료는 무엇이 있을까. 역시나 ‘나무’다. 중세 유럽은 로마제국 붕괴로 시작되며 예술도 쇠퇴기를 겪고 있는 시기였다. 가장 단순한 디자인의 가구가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목재는 실용성이 높고, 서양에서도 기본적인 가구 재료로 쓰이고 있었다. 

14~17세기 르네상스 시기를 거치며 예술적 감성이 녹아든 유럽의 가구 디자인을 접할 수 있다. 예술적이고 정교한 디자인의 장식적인 가구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재료도 기존의 목재에서 조금 더 다양하게 등장한다. 이 시기엔 업홀스터리 가구가 흔해지는데 가구 제작에 섬유 소재가 쓰이는 시기이다. 

17세기 이후 유럽의 가구는 보다 화려한 모양을 갖춘다. 다양한 목재가 가구의 재료로 사용되고 광택재도 수입이 되며 은, 상아, 조개껍데기 등 여러 형태의 화려한 장식이 등장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프랑스 가구를 생각해보면 굉장히 화려한 금속 장식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오물루 기술이 사용되면서 화려한 금의 색상을 도금의 형태로 쓸 수 있게 되었는데 이때 금속을 도금하는 과정이 발달하게 된다. 
 

패브릭 소재가 사용된 업홀스터리 가구 픽사베이
패브릭 소재가 재료로 사용된 업홀스터리 가구 /픽사베이
금속 도금의 사용이 눈에 들어온다, 화려함이 느껴지는 프랑스 엔틱 가구 인테리어 /픽사베이
금속 도금의 사용이 눈에 들어온다, 화려함이 느껴지는 프랑스 엔틱 가구 인테리어 /픽사베이



현대적인 가구 재료의 등장, 철제 파이프의 활용

현대는 실용과 대량생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에 맞춰 등장한 가구의 재료가 바로 철제다. 스틸 소재의 의자가 바우하우스 마르셀 브로이어에 의해 최초로 만들어졌으며, 이를 시작으로 현대적이고 새로운 가구 소재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폭되었다.

강의실 의자 중 앉으면 차갑게 피부에 닿는 철제 의자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회의실에서도 철제 파이프관을 사용한 의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최초의 철제 의자가 이 강의실, 회의실 의자의 모태가 되었다고 보면 된다. 이 최초의 의자는 '바실리 체어'다. 

바실리 체어의 특징적인 것은 속이 빈 철제 파이프가 가구에 접목됐다는 점이다. 이 튼튼한 스틸 파이프가 접목된 의자는 디자인부터 이전의 것과 확연히 다르다. 보통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다리가 4개를 형성하고 있던 기존 의자의 틀을 벗고 파이프관을 구부려 양쪽으로 힘을 지탱하게 만들어졌다. 새로운 재료의 접목이 심플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을 탄생하게 한 것이다. 

최고치의 화려함을 선보였던 기존의 가구에서 바우하우스는 본질에 집중하는 모던함을 강조한 가구를 디자인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라는 말이 있듯, 바우하우스는 형태에 따른 간결한 디자인을 조형적으로 그리고 더 현대적이게 창조해냈다. 이후로 다수의 디자이너가 이에 동참해 심플한 가구 모양을 선보였으며 철제 파이프를 활용한 디자인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바우하우스 건물 전경 /픽사베이
예술종합학교 '바우하우스' 건물 전경 /픽사베이
Marcel Breuer가 디자인 한 지팡이 바닥 캔틸레버 의자, 홀거 엘 가드 via Wikimedia Commons
Marcel Breuer가 디자인 한 지팡이 바닥 캔틸레버 의자, 홀거 엘 가드 via Wikimedia Commons



가구의 미래, 친환경 소재의 등장 

최근 여러 산업에서 환경을 지키기 위한 문제가 대두되어왔다. 유행을 좇기 보다는 지속 가능한 소재를 찾아 디자인하고 브랜드 가치를 찾는 데 집중한다. 가구 산업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가구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인 나무로 그 시작을 기록했지만, 대량생산과 어찌 보면 더 나은, 혹은 다양한 현대적 디자인을 통해 다른 여러 재료가 혼합되는 시기를 거쳐 또다시 친환경으로 회귀하는 시도에 접어들었다. 

사실 목재를 자연 친화적이라 여기는 관점은 인간의 판단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목가적인 환경을 동경하고 자연을 통해 휴식을 얻는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물건의 재료로 원목을 선호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게다가 합성 소재보다는 훨씬 환경적으로 안정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보통 가구 제작에 쓰이는 합성소재란 대개 합판이라 불리는 재료를 말한다. 나뭇조각 같은 섬유조직을 분리해 접착제를 사용하고 강한 열과 압력을 통해서 제작된다. 경제적인 비용과 가공이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오래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고 유해 물질을 방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국 주거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구를 인간의 몸에 유해하지 않으며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선택하려는 니즈가 점차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원목 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무를 베어야 한다. 벌목이 무조건 산림을 파괴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기 위해서는 늘 적당한 개체 수를 유지하고 일정 범위의 산림지역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허가를 받아야만 벌목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산림이 관리되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인 부분이라 생각된다. 

최근에는 벌목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 가구를 만드는 시도도 생기고 있다. 재활용품을 이용해서 새로운 가구를 제작하기도 하며 버려질 자투리 나무를 이용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창조하는 시도로 친환경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미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하는 것이니 가장 직관적인 형태의 친환경 재료라고 볼 수 있다. 버려진 자전거의 부품을 통해 의자를 만든다거나 재활용 나무를 이용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 
 

벌목 /픽사베이
지구상의 많은 나무가 인간의 필요에 따라 벌목되고 있다 /픽사베이
커피 찌꺼기로 만든 테이블 / 스타벅스
커피 찌꺼기로 만든 테이블 / 스타벅스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통해 가구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커피 찌꺼기를 재가공해서 가구 재료로 활용하는 것이다. 실제 커피 찌꺼기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많이 버려지는 쓰레기다. 말 그대로 커피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는 음식물이 아니므로 일반 쓰레기로 배출된다. 

커피를 내리고 나면 찌꺼기는 수분감을 가지고 있으며 소각 과정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쓸모없이 버려지는 폐기물을 통해 일상에 꼭 필요한 가구로 재탄생을 시키는 것이다.

자연으로 회귀가 가능한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환경파괴의 범주에서 벗어날지는 모른다. 하지만 산림을 보호하고 벌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미 버려지는 소재를 가구의 재료로 다시 활용하는 방법이나, 새로운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것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가장 일상적인 생활 기구인 가구에 접목이 가능한 자연 친화적인 소재 개발이 앞으로도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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