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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조선의 크로스오버, 갓끈과 마스크스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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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조선의 크로스오버, 갓끈과 마스크스트랩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0.12.24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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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물건은 과거 조상의 물건과 미묘하게 닮았다.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최근 온라인에서 마스크끈(이하 마스크스트랩으로 표기)와 갓끈의 상관관계를 제기한 게시글이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현대 많은 사람이 애용하게 된 마스크스트랩과 과거 조선 시대 남자의 장신구였던 갓끈이 비슷한 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주 골자이다. 해당 게시물은 빠른 시간 동안 각종 SNS를 통해 퍼지며 다수의 네티즌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앞서 언급한 두 개의 물건은 그 사용 용도가 꽤 비슷하다. 하나는 조선 시대 남자가 쓰던 모자인 갓에 연결하여 고정하는 용도로 사용되었으며, 다른 하나는 현대의 마스크를 휴대하기에 용이하도록 목에 매는 형태로 쓰인다. 우선 두 가지 모두 실용성을 위해 사용된다는 점이 공통분모다. 주체가 되는 물건을 고정하거나 편하게 이용하기 위해서 수반되는 형태로 턱, 목 부분에 닿아서 고정된다는 점도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비즈로 만든 마스크스트랩 /플로민트
비즈로 만든 마스크스트랩 /플로민트
원형 구슬과 대나무를 엮어 만든 갓끈 /국립민속박물관
원형 구슬과 대나무를 엮어 만든 갓끈 /국립민속박물관

이 두 개의 물건은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장식적인 용도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갓끈 역시 처음에는 갓을 머리에 고정하기 위해서 매달았지만 재료들이 차츰 화려해지며 장식적인 역할을 하기에 이르렀다. 갓은 선비의 상징으로 많이 언급되는데 갓끈은 과거 남자 장신구의 대표 격쯤 되는 것이다. 

마스크스트랩도 비슷한 변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서 현대인의 필수품이 되어버린 마스크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목에 걸게 된 것인데 이제는 그게 유행이 되어 매번 새로운 디자인의 마스크스트랩이 등장하고 있다. 

이 두 가지 물건은 놀랍도록 평행이론을 선보인다. 처음엔 실용성을 갖춘 물건으로 등장했다가 이내 장식적 요소를 띄게 된다. 그리고 그 모습은 과거와 현대가 신기하게 교차하는 느낌을 준다. 조상의 모습과 닮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기에 이렇게 훌륭한 매개체가 또 있을까.


과거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갓끈 

조선 시대 갓은 다양한 종류로 존재하며 신분에 따라서 착용할 수 있는 것이 달랐다. 머리를 덮는 형태로 만들어졌고 모자를 중심으로 차양이 둘러져 있다. 이 차양을 양태라고 하는데 얼굴을 가려주다 보니 햇볕이나 바람을 막을 수 있었으며, 이는 갓 자체가 신분을 구분하는 것 외에도 매우 실용적인 물건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흑립 /국립민속박물관
흑립 /국립민속박물관

갓의 시초를 찾아보면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갓은 형태에 따라서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모자 부분과 양태가 거의 구별되지 않는 방갓형, 구별이 완벽하게 되는 패랭이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고려말까지는 패랭이형의 갓을 썼으며, 고려 말부터 조선 초에 걸쳐 패랭이에서 흑립으로 변화했다고 알려진다. 이 흑립이 우리가 흔히 사극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의 검은색 갓을 말한다. 

갓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모자 부분이 높아지기도 하며 낮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양태가 매우 넓어지기도 했다. 갓은 선비의 상징이며 매우 중요한 물건으로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갓은 선비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픽사베이
갓은 선비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픽사베이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스틸컷 /넷플릭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스틸컷 /넷플릭스

갓은 선비의 상징으로 시간에 따라서 여러 형태를 보이지만 그 위엄과 고고한 몸가짐을 보여주는 것엔 변함이 없다. 그리고 이를 고정하려는 방법으로 갓끈이 존재했다. 보통 헝겊으로 되어있으며 계절에 따라서 재료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했는데 점차 장식적인 용도를 띄며 묶기보단 늘어뜨리고 더 다양한 재료로 보석이 사용되기도 했다. 

특히 여름에는 깁으로 만든 갓끈은 땀에 의해 젖을 수 있으므로 구슬을 길게 꿰어서 만들기도 했다. 이 구슬갓끈에는 옥이나 호박, 산호, 수정 등이 재료로 쓰이곤 했으며 물론 신분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는 재료에는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점차 갓끈이 실용적인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이에 벗어나 사치스러운 장식품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하부에 대모 장식이 끼워져 있는 갓끈 국립민속박물관
하부에 대모 장식이 끼워져 있는 갓끈 /국립민속박물관
상아로 만든 대롱과 원형 구슬을 번갈아 엮어만든 갓끈 국립민속박물관
상아로 만든 대롱과 원형 구슬을 번갈아 엮어만든 갓끈 /국립민속박물관

이렇게 계절이나 여러 요인에 따라서 갓끈의 재료들이 화려하게 변모하자 나라에서 이를 금제하는 일도 있었다고 알려진다. 주로 신분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는 재료들이 나뉘었는데 세종 때는 당상관 외에는 옥석, 번옥, 마노를 사용할 수 없었고 향리는 옥, 마노, 산호, 수정도 사용할 수 없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경국대전을 살펴보면 당상관 이상은 모두 금과 옥으로 갓끈의 재료가 한정되었으며 연산군 때에는 구슬을 꿰어 만든 갓끈인 주영을 폐지한 일도 발견할 수 있다. 그 후로 갓끈의 가격이 점차 높아지고 이를 없애자는 의견도 제기되었으나 이는 끝까지 실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전통 모자인 갓은 조선 시대 신분의 상징으로 선비의 멋과 위용을 느낄 수 있는 물건이었다. 선비를 더 고고하게 보이도록 하며 또한 양반의 품위를 느낄 수 있게 해 남자 전통 복식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였다. 필수적으로 쓰고 다녔던 이 모자를 조금 더 편하게 갖추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이 갓끈은 조선 남자의 대표적인 액세서리로서 그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후기에 들어서는 사치를 막기 위해 신분에 따라 재료 사용이 제한되었지만 자신을 보여주는 하나의 수단으로써, 갓끈은 개성과 취향을 중시한 조상의 멋을 느낄 수 있는 물건 중 하나로 여길 수 있다. 


마스크스트랩의 등장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국내에서 발생했을 때만 해도 대다수 사람이 예측하기를 길어도 삼 개월 안에 전염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것이라 막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선포되면서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기간 착용하면 될 것이라 여겼던 마스크 역시 생각보다 더 오래 벗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초 마스크와 함께하며 마냥 답답하게만 여겨졌던 일상이 이제는 적응하며 오히려 마스크를 쓰지 않았을 때 묘한 이질감을 느끼게 되는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제는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가더라도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었다. 

마스크가 일상이 되고 나니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불편을 토로하는 부분도 있었다. 바로 식사 등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마스크를 벗었을 때 보관할 곳이 없다는 점이다. 마스크가 얼굴 피부와 맞닿는 부분을 외부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다 보니 마냥 펼쳐 놓을 수도 없으며 습기가 찬 그대로 어딘 가에 넣어서 보관하기도 애매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마스크스트랩이다.  


실용적 물건에서 액세서리로 변화
쓰임새와 멋의 균형감을 생각하는 민족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일상이 되면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우선 마스크로 인해 화장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났다. 화장품이나 패션에 관한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며 점차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방식에도 차이가 생겼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스크스트랩이다. 코로나19의 전파력에 관해서는 여전히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비말차단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사실상 패션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은 코로나19 예방에 큰 의미가 없으며 대다수가 식약처에서 인증받은 KF94나 KF80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

다 똑같은 마스크를 매일 같이 써야 하다 보니 이를 보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실용성 있게 등장한 마스크스트랩은 의외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됐다. 초반엔 대부분이 일반 튜브사 재질의 스트랩을 사용했다면 현재는 원석을 꿰어 만든 줄, 비즈 구슬을 꿰어 만든 줄 혹은 뜨개실로 만들었거나 레이스 소재의 원단으로 제작한 스트랩도 판매되고 있다.
 

마스크스트랩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 /321팩토리
마스크스트랩을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다 /321팩토리
패션 아이템으로 거듭난 마스크스트랩 /플로민트
패션 아이템으로 거듭난 마스크스트랩 /플로민트

마스크스트랩은 코로나19 위기에 따라 실용성을 위해 등장했지만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이용되고 있다. 국가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는 형태를 띠는 것이다. 

마스크스트랩에서 과거 조선의 양반이 쓰던 갓의 끈을 떠올리는 것은 어쩌면 그 안에 내포된 의미가 비슷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비록 과거에는 신분에 따라 제한되는 부분도 존재하긴 했지만 그 안에서도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실용성과 멋,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삶 속에서 개성을 드러내는 우리 민족의 모습은 과거나 현재나 닮아있다.


참고 :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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