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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온라인으로 간 핸드메이드, “아쉽지만 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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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온라인으로 간 핸드메이드, “아쉽지만 달라지겠지”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12.1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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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항상 한 해를 돌아보면 아쉽지만, 올해는 ‘2020’이라는 숫자처럼 공백기가 많아 허탈했다. 특히, 예술계는 더 했다. 사람과 사람이 대면해서 감정과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을 해야 하지만, 그런 기회는 미뤄지거나 사라졌다.

금세 ‘온라인’이라는 해결책을 찾아내고, 언택트 전시나 공연을 펼쳤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아직 모호하기만 하다. 밖을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 작품을 구경할 수 있어 좋다는 긍정적인 후기도, 홍보가 부족해 잘 알지 못하거나 사진이나 영상 등 화면으로 접할 수밖에 없어 아쉽다는 이야기도 있다.

올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된 행사 중 취재하며 느낀 부분을 다시 정리해보며, 앞으로 공예시장이 온라인과 만났을 때 어떤 부족함을 보완해야 할지 적어보고자 한다.


언택트, 코로나 때문에 선택한 플랜B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금까지의 감염증과는 매우 달랐다. 사람과 사람의 접촉을 막는 것이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언택트’다. 접촉하지 않는다는 단어 의미 그대로, 사람들은 온라인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기 시작했는데 공예계도 부랴부랴 그 대세에 뛰어들었다. 물론,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 ‘공예’, ‘공예 클래스’ 등으로 검색하면 작가나 일반인들이 촬영한 영상이 많다 / 유튜브 검색 화면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 ‘공예’, ‘공예 클래스’ 등으로 검색하면 작가나 일반인들이 촬영한 영상이 많다 / 유튜브 검색 화면

오래전부터 온라인의 장점을 깨달은 작가들은 수공예 마켓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 채널을 활용해 작품을 선보이는 등 판매를 해왔다. 아이디어스도 2014년 앱 서비스와 2018년 웹사이트를 오픈하는 등 공예의 온라인 진출은 낯설지 않다. 하지만 그 속도를 본격화한 것은 코로나 이후부터다.
 

2020 공예주간 홈페이지
2020 공예주간 홈페이지

가장 대표적인 행사로, 2018년부터 열렸던 ‘공예주간’을 꼽을 수 있다.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공예를 즐길 수 있으며, 공예 소비를 활성화하고, 공예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진행된 공예주간은 올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코로나로 인해 안전하게 공예의 즐거움을 즐기자는 취지로 ‘생활 속 공예 두기’라는 주제 안에서 상황에 맞게 관람하도록 했다.
 

2020 공예주간 홈페이지
2020 공예주간 홈페이지

이를 위해 공예주간 홈페이지에는 ‘공예지도’가 따로 마련돼, 어떤 지역에 어떤 공방이 있고, 어떤 전시‧체험 행사가 진행되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 공방의 위치나 운영 시간, 자세한 문의를 위한 연락처나 홈페이지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를 보고 실제 현장에 찾아갔을 때는 정보가 조금 다르기도 했으며, 공예주간에 참여하는 곳인지도 쉽게 알 수 없었다. 팬데믹 상황이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는 만큼 제대로 된 정보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공예주간에 참여한 공방에는 안내 플랜카드가 걸리기도 했지만, 없는 곳도 있어 확인이 어려웠다 / 전은지 기자
공예주간에 참여한 공방에는 안내 플랜카드가 걸리기도 했지만, 없는 곳도 있어 확인이 어려웠다 / 전은지 기자

지난가을, 북촌과 삼청동, 인사동 등지에서 공예주간에 참여한 곳을 방문했는데,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인지, 홈페이지상으로는 오픈하는 곳이라고 되어있었지만, 실제 현장은 안전상의 이유로 문을 닫고 휴관 중이기도 했으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공방도 SNS를 통해 확인하지 않으면 운영 여부를 쉽게 알기는 어려웠다.
 

헤드쿼터 행사 중 하나인 ‘자수공간’을 진행한 스페이스 오매의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전시로 전환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스페이스 오매 홈페이지
헤드쿼터 행사 중 하나인 ‘자수공간’을 진행한 스페이스 오매의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전시로 전환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스페이스 오매 홈페이지

공예주간의 메인 행사인 헤드쿼터 전시가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역 284도 휴관했지만, 홈페이지에서는 각각의 행사가 어떻게 온라인으로 변경되어 진행되는지 제대로 된 안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당시 진행되기로 했던 ‘자수공간’ 전시는 11월 온라인 전시로 전환되어 진행된다는 내용을 직접 검색해서 확인했다.

무슨 일이든 처음 시도하는 것은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공예시장의 온라인 전환도 팬데믹이라는 상황을 극복하고자 급히 시도한 일이지만, 앞으로 더 나아지리라 믿는다.


공예의 즐거움, 생생하게 전달할 수 없을까

공예가 온라인이라는 가상의 공간으로 들어와 가장 좋았던 것은, 작가의 작품을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전시회는 특정한 장소에서 정해진 기간에 진행되다 보니, 때를 놓치면 다시 볼 수 없다. 프리마켓도 마찬가지다. 행사 기간에 직접 가서 보지 않는다면, 오프라인을 주로 이용하는 핸드메이드 작가들의 특성상 만나기가 어렵다.
 

지난 9월 진행된 공예주간 때 올라온 작가 작품 소개 영상은 지금도 게재되어 언제든지 볼 수 있다. 온라인 공예전시의 큰 장점이다 / 공예주간 유튜브
지난 9월 진행된 공예주간 때 올라온 작가 작품 소개 영상은 지금도 게재되어 언제든지 볼 수 있다. 온라인 공예전시의 큰 장점이다 / 공예주간 유튜브

그런데 온라인에 올라오면, 그 기록을 삭제하지 않는 이상 계속 남아있기 때문에 원하는 작가와 작품을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공예주간에서 가장 좋았던 것이 영상으로 제작되어 작가들의 목소리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공예주간 ‘족두리 이야기’ 전시 영상 캡처(https://youtu.be/Vmvd2GlJRv0)
공예주간 ‘족두리 이야기’ 전시 영상 캡처(https://youtu.be/Vmvd2GlJRv0)

기사로 소개한 바 있지만, 원원&헤이즐.b 작가가 전통 모자인 족두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족두리 이야기’ 전시를 좋은 사례로 들고 싶다. 사진으로만 소개됐다면 작품의 뒷면까지 보기 어려웠겠지만, 이 전시는 회전하는 원판 위에 작품을 놓고 영상으로 촬영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공예주간 ‘족두리 이야기’ 수어 해설 영상 캡처(https://youtu.be/vDFlGWOVuyw)
공예주간 ‘족두리 이야기’ 수어 해설 영상 캡처(https://youtu.be/vDFlGWOVuyw)

무엇보다 작가가 직접 작품에 어떤 재료를 사용하고,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 설명해주기 때문에 생동감 넘쳤다. 해당 영상은 수어로도 소개되어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다.

보통 전시회는 별다른 설명이 없거나, 도슨트가 말로 설명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문화생활을 하기 어려웠지만, 온라인 전시는 영상 자막이나 작품 설명이 글로 되어있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오프라인과 비교했을 때 온라인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 한다.

눈으로 직접 보아야 하는 핸드메이드 공예품의 장점을 살릴 방법은 사진이나 영상이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작품 활동에 집중하는 작가들의 특성상, 온라인 전시나 판매는 또 다른 도전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 일 때 열렸던 핸드메이드 페어나 프리마켓에 참여해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때 오프라인 행사의 장점과 온라인으로의 작품 활동 확대에 관해 물었는데, 돌아온 답변은 ‘어렵다’였다.
 

오프라인 프리마켓 참여가 익숙한 작가들에게 온라인 시장 진출은 어렵기만 하다. 작품 사진이나 영상촬영 등 작품활동 외적인 부분에서 전문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pixabay
오프라인 프리마켓 참여가 익숙한 작가들에게 온라인 시장 진출은 어렵기만 하다. 작품 사진이나 영상촬영 등 작품활동 외적인 부분에서 전문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pixabay

이는 젊거나 나이 든 작가들 모두의 공통적인 고민이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보다 복잡하고 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고정적 수입이 없다면 카메라 등 관련 설비를 마련하는 것도 부담이며, 1인 작가로 별다른 작업실 없이 집이나 대여공간을 사용한다면 사진이나 영상 촬영은 실현하기 힘들다.

A 작가는 “온라인 상점에 입점해도 효과가 크지 않다. SNS 홍보를 하고 있지만, 작품 활동 외에 부수적인 것을 혼자 다 해야 하니 힘들다”고 했으며, B 작가는 “온라인 시장에서는 제품을 전시하고 사진 촬영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 지역 공예창작지원센터, 지자체 등에서는 작가들을 위한 컨설팅이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 경기공예창작지원센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홈페이지
각 지역 공예창작지원센터, 지자체 등에서는 작가들을 위한 컨설팅이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 경기공예창작지원센터,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홈페이지

관련 단체나 지자체에서는 공예 작가들을 위해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지원하고 있지만, 이 역시 홍보가 부족해 작가들은 잘 알지 못했다. ‘이런 게 있었냐’는 반응이다. 공예의 온라인 전환을 위해서는 작가들을 위한 행사 확대도 중요하지만,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교육이 시급해 보였다.

작가들도 각 지역에 있는 공예창작지원센터 등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면 신청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사업에 선정되려면 여러 가지 서류를 갖춰 신청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도 있지만,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예품의 ‘가치’ 인정

공예품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들어온 것은 좋은 변화이지만, 이를 소비자가 몰라준다면 ‘도로 아미타불’이 되고 말 것이다. 공예품이 가지는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적 변화가 앞으로의 중요한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프리마켓에서 소비자들은 공예품을 감상하며 멋지다고 감탄했지만, 가격을 물어보고는 비싸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온라인 마켓으로 공예품이 진출한다해도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기는 힘들다 / 전은지 기자
오프라인 프리마켓에서 소비자들은 공예품을 감상하며 멋지다고 감탄했지만, 가격을 물어보고는 비싸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온라인 마켓으로 공예품이 진출한다해도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기는 힘들다 / 전은지 기자

최근 서울여성공예센터가 진행한 ‘2020 서울여성공예포럼’에서도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 있다. 좋은 기술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가 많지만, 온라인이라는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기성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공예품을 감상하는 것은 좋지만, 구매하기에는 가격이 비싸고, 왜 구매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이 보통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포럼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은 온라인 판매에서 공예품이 정당한 가격으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적절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며, 공예품의 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해 작품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예품이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절한 가격 기준과 작품의 장점과 특징을 살릴 스토리가 필요하다. 최근의 소비 트렌드도 겨냥한다면 온라인에서 공예품의 성공의 길은 열려있다 / pixabay
공예품이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적절한 가격 기준과 작품의 장점과 특징을 살릴 스토리가 필요하다. 최근의 소비 트렌드도 겨냥한다면 온라인에서 공예품의 성공의 길은 열려있다 / pixabay

최근 몇 년 사이에는 ‘가성비’, ‘가심비’, ‘소확행’ 등 독특한 소비행태가 나타나고 있으며, 물건을 살 때도 각자의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MZ세대, 소비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착한 소비’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 상황을 분석한다면, 공예품이 기성품과 경쟁해서 성공할 기회나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
 

11월 27일부터 12월 6일까지 온라인에서 진행된 ‘2020 경기도자 온라인 페어’ / 한국도자재단 홈페이지
11월 27일부터 12월 6일까지 온라인에서 진행된 ‘2020 경기도자 온라인 페어’ / 한국도자재단 홈페이지

지난 11월 27일부터 12월 6일까지 온라인에서 진행된 ‘2020 경기도자 온라인 페어’에서는 페어 기간 동안 네이버 쇼핑을 통해 123개 업체 2,300여 점의 제품을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행사를 진행한 한국도자재단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구축에 중점을 두었다.

‘2020 서울여성공예포럼’에서 토론에 참여한 한국도자재단 김세아 산업진흥팀장은 “온라인상에서는 작품에 대한 비주얼이 중요하다. 오프라인으로 볼 수 없는 것을 사진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작품 촬영에 신경 썼다. 전문작가와 6개의 스튜디오 콘셉트를 잡아 한 달간 촬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8일간 1시간씩 물레 시연, 도자 작품 전시 등 주제를 정해 진행한 네이버 쇼핑 라이브에는 100,204명이 참여했으며, 11억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한다. 공예에 관한 관심과 인식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는 간접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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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의 사전적 정의는 ‘물건을 만드는 기술에 관한 재주’ 또는 ‘기능과 장식의 양면을 조화시켜 직물, 염직, 칠기, 도자기 따위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일’이다. 하지만, 요즘의 공예는 그 의미가 조금 달라질 필요가 있다. 원데이 클래스 등을 통해 누구나 공예를 할 수 있으며, 그런 공예품을 소비자가 감상하고 실생활에서 이용하기 위해 구매까지 해야 완성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일이나 재주, 또는 그런 물건을 감상하고 구매하는 일’이라고 바꾸면 어떨까 하는 발칙한 상상을 해본다. 공예를 하나의 문화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다 보면, 온라인으로 공예품을 감상하고 사는 일 또한 평범한 일상이 되지 않을까.

코로나 때문에 공예의 무대가 온라인으로 급하게 바뀌었지만, 내년에는 단점을 극복하고 한 단계 달라진 온라인 공예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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