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1-01-23 17:20 (토)
[세계의 핸드메이드 도시] 발리인들의 문화가 깃든 목각 공예의 도시, 마스 빌리지(Mas Village)
상태바
[세계의 핸드메이드 도시] 발리인들의 문화가 깃든 목각 공예의 도시, 마스 빌리지(Mas Village)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0.12.16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스 빌리지의 목각 공예품 /BALI SEMARA TOUR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마스(Mas)는 발리의 우붓에서 남쪽으로 약 6km 떨어진 마을로, 현대의 발리 목각 공예의 기원을 갖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옛날 발리의 목각 공예는 신도들이 종교적인 목적을 갖고 마하바라다나 라미야나 등의 모습을 한 종교적인 조각상들을 만들곤 했다.

그러나 1930년대 이후 만드는 대상이 조금 더 현대적이고 상업적으로 바뀌며 사람들도 일상적인 것들을 조각하게 됐다. 이를테면 동물, 농부, 마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조각들을 만드는 장인들은 아직도 이 마을에서 20-30년째 공예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장인들은 목재와 뒤틀린 나무 뿌리를 이용해 불상, 어부상, 수탉상 등의 디자인으로 조각을 하고, 의뢰를 받거나 대량 생산을 해 판매한다. 조각에서 쓰이는 나무는 대개 부드럽고, 특정한 색이 칠해져 있지 않으며 고급스러운 느낌을 풍긴다. 조각의 세부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손이나 발톱, 손가락, 머리카락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목각 공예품들 /lovinabalitaxiservice
작업중인 사람들 /flickr

발리의 마스 마을을 관통하는 5km의 도로 주위는 수공예 목조 조각품, 마스크, 티크 가구 등으로 이루어져 마치 하나의 박물관처럼 보인다. 목공예는 이 지역 사람들에겐 일종의 전통의 일부로, 장인들은 모두 조상에게서 특별한 기술을 전수받은 사람들이다.

마스에는 여러 독특한 스타일의 목각 공예품들이 있지만 솜씨 있는 장인들은 '길쭉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장인들은 마치 마법을 부리는 것처럼, 부드러운 모래 투성이의 목재로 매끈한 윤곽을 띤 초현실적 모양의 예술품을 만든다. 어린 시절부터 그들은 끊임없이 조각을 하고, 공예품을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흥미가 생기도록 마지막까지 깔끔하게 다듬는 교육을 받으며 훈련을 한다.  

조각을 하는 손길 /flickr

관람객들은 이 곳을 방문할 때마다 목각 공예와 그 공예품을 만드는 사람들을 보고 싶어하고, 그 공예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도 궁금해한다. 마스에서는 상품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직접 장인들이 일하는 작업장에도 방문할 수 있다. 공예 관련 예술가들에게도 이 목각 공예품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기에 적합하며, 마스에 오래 머물 사람들은 5일 정도 투자하면 자신만의 조각을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상점에서 보이는 목각 공예로 이루어진 불상들 /Rio Helmi

예전 발리에서 목각 공예를 했던 사람들은 종교적인 목적으로 그들만의 예술을 만들었다. 목각 공예는 발리에서도 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베둘루 근처의 코끼리 동굴에서는 정교한 불교 양식의 조각들이 동굴 입구에서 발견되었고, 수세기 동안 악령으로부터 사원과 마을, 집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은 기괴한 형상을 만들어 세우곤 했다. 목각 공예의 발전은 발리의 신화, 신앙, 종교 등 다양한 영향을 받으며 점점 진화해 나갔다. 

마스의 목각 공예는 발리의 왕실 가족이 우붓으로 이주한 후, 마을 사람들이 왕족 관계자들과 거래를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왕족들은 마스에 있던 최고의 조각가들, 또는 우붓에 있는 최고의 화가들과 거래를 하기 시작했고 곧 섬에 있는 장인들은 이 마을로 이사해 저마다의 재능을 발휘하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20세기까지 목각 공예품은 주로 귀족들의 사원이나 궁전에서만 쓰였고 장식용 판넬, 장식용 문, 신들의 형상을 한 공예품은 의례용으로 만들어지거나 귀신을 물리치는 기능으로도 쓰였다. 

특이한 형상의 목각공예 /flickr

1920~30년대 우붓에 도착한 유럽의 화가들은 발리인들에게 페인팅 기법을 전하게 되고, 이것은 마스 도시의 목공예에 큰 영향을 끼친다. 마을 사람들은 점점 종교적 목적보다는 예술적, 또는 상업적 목적으로 조각품을 만들게 된다.

1938년 자바 지역에 미술 학교가 문을 열면서,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온 사람들이 전통 공예 수업을 받고 이 사람들은 또 다음 세대에게 기술을 전수했다. 지금의 목각공예를 하는 사람들은 선조들에게서 이어져 온 기술을 연마해 지금도 묵묵히 공예를 하고 있다. 

목각공예품 뒤로 작업중인 장인의 모습이 보인다 /flickr

1969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발리 관광을 장려하며 이 마을에도 새로운 부흥기가 찾아온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리에 오게 되면서, 발리의 주변 마을이었던 마스에는 수많은 목공 센터가 생긴다. 우붓에는 수공예를 주로 지원하는 목공예 협동조합이 설립되어 물질적, 재정적 지원 이외에 다양한 마케팅도 지원한다. 마스에 있는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은 지금도 발리의 많은 기념품 가게에서 팔리거나 해외로도 수출되고 있다. 

마스의 목각공예 /flickr
마스의 목각 공예 /Bali Adventure Holidays

이어 1974년, 마스에서는 고양이나 과일 등 더 작고 덜 복잡한 디자인의 '팝아트' 작품들이 대량으로 생산된다. 뛰어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대량 생산품들은 경제적 수익이 높아지는 대신 세심함은 조금 더 떨어졌지만, 오늘날 이 조각품들은 누군가에게 선물을 하기 위해, 사람들의 단순한 구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마호가니로 만든 목각공예 /flickr

목각 공예품에 쓰이는 목재들은 광범위한 지역 숲에서 가져온다. 타마린드, 잭푸르트, 히비스커스 같은 관목뿐만 아니라 동티모르에서 오는 샌들우드, 자바에서 오는 티크 같은 비싼 수입 목재들도 포함한다. 마호가니 같은 목재는 비싸고 구하기 힘들지만 그만큼 아름답고 내구성으로도 유명한 고급 목재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예술품의 적갈색은 점점 어두워지고 광택이 나는 붉은 빛을 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마스에 들르면 다양한 목각 공예품을 구경할 수 있다 /Potato Bali Tours

발리의 목각 공예는 고대의 예술 형태에서 시간이 지나며 변화하고 더 발전했다. 처음에는 발리인들의 신앙으로 물든 종교적인 색채나 일상적 의미를 담은 조각이 주를 이뤘으나, 발리가 관광 도시로 발전하며 공예품 또한 자연스럽게 상업적인 조각들로 변화했다. 마스는 여전히 자신의 독창성을 살린 예술 창작 활동에 힘쓰는 사람들과, 열심히 공예품을 만들어내 판매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도시다.

마스의 공예품들은 누구나 만들 수 있었던 아주 작은 조각에서부터 왕족들이나 부유한 사람들만을 위한 엄청나게 큰 장식품과 가구, 벽화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어 왔다. 마스를 방문한다면 사람과 동물의 형상을 한 목각 공예를 비롯해 가구나 비품, 문틀의 조각까지 숙련된 장인들이 꽃과 풍경 등의 테마로 조각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마스의 목각 공예품들은 저렴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다. 복잡하고 독특한 모양의 공예품들은 발리의 모든 지역에서 살 수 있을 정도로 흔하게 볼 수 있다. 발리에 들리게 된다면, 관광객들의 시끄러운 소리 속 공예품을 구경하다 장인들이 묵묵히 나무를 깎는 소리를 한번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