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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의 공예, ‘전통’이라는 올드한 이미지 탈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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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의 공예, ‘전통’이라는 올드한 이미지 탈피해야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12.14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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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유통구조와 교육시스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
2020 서울여성공예포럼 ‘언택트 시대의 국내외 공예 트렌드’

[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올해 ‘코로나’라는 다음으로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단어가 있다면 ‘언택트’일 것이다. 얼굴을 마주 보던 사람들이 서로의 안전을 위해, 온라인으로 온라인을 통해 만나는 시대가 됐다.

공예시장도 마찬가지다. 핸드메이드 작가가 프리마켓이나 전시회에서 관람객을 만나 소통하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무대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온라인은 비대면이기 때문에 활동 범위가 넓었고, 그를 중심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작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거나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 대표적인 변화다.

서울여성공예센터는 지난 10일과 11일 양일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2020 서울여성공예포럼’을 개최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예가 만드는 일상의 새로운 변화’를 주제로 7가지 토론이 진행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변화한 가운데, 공예계는 어떻게 대응했으며, 어떤 변화가 트렌드로 자리 잡았는지 각 분야 전문가가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울여성공예센터 유튜브 캡처(https://youtu.be/u3ctNDMiyyY)
서울여성공예센터 유튜브 캡처(https://youtu.be/u3ctNDMiyyY)

특히, ‘언택트 시대의 국내외 공예 트렌드’를 주제로 진행된 포럼에서는 전시기획, 홍보, 공예대학 교수, 작가가 함께 올해와 앞으로의 공예에 대한 방향을 논의했다.


온라인으로의 공예 유통 변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전시기획 등을 통해 공예작가의 해외 진출을 돕는 Soluna Living의 노일환 대표는 올해 공예시장의 가장 큰 변화이자 변화해야 할 부분으로 ‘유통’을 꼽았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작가들을 만나고, 그들의 작품을 구매했다면, 요즘은 작가들이 자신의 SNS나 쇼핑 플랫폼을 활용해 홍보하며 판매하는 구조가 됐다.
 

노일환 Soluna Living 대표 / 서울여성공예센터 유튜브 캡처(https://youtu.be/u3ctNDMiyyY)
노일환 Soluna Living 대표 / 서울여성공예센터 유튜브 캡처(https://youtu.be/u3ctNDMiyyY)

노일환 대표는 코로나 시대에 적합하면서도 공예에서 필요한 것은 Online To Offline 구조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 작품을 접하기엔 한계가 있으므로 온라인에서는 물건을 사듯 선택한 뒤에, 오프라인에서 직접 보는 형태를 선택하자는 것이다.

또한, 공예 전문 온라인 판매몰이 구축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허브와 플랫폼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공예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을 수용하기 위해 파편화되기보다는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언택트 시대에 온라인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작가들도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명확한 가격 제시가 어려운 온라인 시장의 특징 때문에 공예품이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이 제기되기도 한다 / pixabay
언택트 시대에 온라인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작가들도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명확한 가격 제시가 어려운 온라인 시장의 특징 때문에 공예품이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이 제기되기도 한다. 적절한 기준을 협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pixabay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핸드메이드 작품 가격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하는 점이다. 핸드메이드 제품은 작가들이 직접 만들기 때문에 소량으로 생산되며, 가격은 일반 공산품보다 조금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

또한, 딜러가 공예품이나 일반 공산품을 대량으로 사입해 판매하게 되면, 제품의 가격이 파괴되어 작가들이나 갤러리가 신뢰를 잃는 경우도 생겨날 수 있다. 또한, 가격이 정형화되어 작가들은 그 기준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게 된다. 이에 노 대표는 작가와 유통업자가 적절한 기준을 협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 대표는 무엇보다 작가들이 소비자들을 더 많이 만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기업이 메세나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메세나란 기업이 문화예술 등 공익적인 사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활동을 말한다. 노일환 대표는 “공예 부분에 있어 기업의 메세나가 약하다. 기업과 연계해 좋은 공간에서 잠재적 고객 유치를 위해 공예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구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드한 이미지 탈피를 위한 스토리텔링 중요해

이영민 MAG PR 대표는 공예의 이미지에 대해 강조했다. 공예는 아직도 ‘전통’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면서, 어렵고, 올드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새로움보다는 골동품, 공예 제품을 만드는 장인은 모두 무형문화재일지도 모른다는 고정관념을 갖게 한다.
 

이영민 MAG PR 대표 / 서울여성공예센터 유튜브 캡처(https://youtu.be/u3ctNDMiyyY)
이영민 MAG PR 대표 / 서울여성공예센터 유튜브 캡처(https://youtu.be/u3ctNDMiyyY)

이를 탈피하기 위해서 이영민 대표는 공예인으로 접근하기보다 사용자의 관점에서 공예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예품도 곧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실용성이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예에 관한 소비자의 관심이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어필하려면 재미있는 ‘스토리’를 전달해야 한다며, 이 대표는 라이프 스타일과 이미지 변화라는 2가지 관점에 집중할 것을 제안했다.
 

카카오톡 내에서 기프티콘을 보내거나 결제만 하고 배송하도록 하는 등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가 커졌다. 물건을 직접 보고 사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 카카오톡 선물하기 캡처
카카오톡 내에서 기프티콘을 보내거나 결제만 하고 배송하도록 하는 등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가 커졌다. 물건을 직접 보고 사는 모습을 보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 카카오톡 선물하기 캡처

이 대표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예로 든 것은 카카오톡이다. 요즘은 톡을 통해 선물을 주고받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래서 더욱더 공예품을 왜 구입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더군다나 제품 가격은 왜 비싼지, 왜 그런 가치를 주고 구매를 해야 하는지를 모른다.

이 대표는 “소비자 입장에서 공예품을 수용할 수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아이에게 밥을 먹일 때 나무 수저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옻칠 공예가 떠올랐다. 옻칠이 항균 작용을 한다는 점을 강조해 스토리를 만들어서 홍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교육이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예가 가진 전통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 탈출구로 작가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선택하기도 한다 / pixabay
공예가 가진 전통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 탈출구로 작가들은 온라인 플랫폼을 선택하기도 한다 / pixabay

그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이미지 변화이다. 이는 작가들 스스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부분이다. 현장에서 작가들은 “온라인으로 홍보나 판매를 하고 싶어도 제품을 촬영하는 기술이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이야기해왔다. 그래도 온라인에 깨어있는 작가들은 각자의 SNS나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 작품을 홍보한다.

그러나 이영민 대표는 “작가들이 작품 홍보를 하고 있지만, 이미지적인 부분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소비자의 타겟에 맞춰 세련된 이미지를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쇼핑패턴도 달라졌다. 공예시장이 그만큼 준비가 되었나. 전통공예부터 현대공예까지 작가들이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가에게 오프라인은? 열정을 확인하는 계기

이날 포럼에는 로에베 공예상(Loewe Craft Prize) 2019에서 finalist로 선정된 고희승 작가가 참여해 오프라인 활동이 줄어들기 전의 작품활동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고희승 작가가 선정된 로에베 공예상은 뛰어난 미적 가치를 지닌 물건을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18세 이상의 국제 장인을 인정하고 지원하기 위해 세계적인 브랜드 루이뷔통의 산하 패션 브랜드 로에베의 로에베 재단(LOEWE FOUNDATION)이 2016년에 만들었다.

장신구 작가로 활동 중인 고희승 작가는 코로나가 닥친 올해 활동에 대해 “혼돈의 시간이었지만 작품활동을 이어왔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고희승 장신구 작가와 로에베 공예상에 출품한 브로치 작품 / 서울여성공예센터 유튜브 캡처(https://youtu.be/u3ctNDMiyyY)
고희승 장신구 작가와 로에베 공예상에 출품한 브로치 작품 / 서울여성공예센터 유튜브 캡처(https://youtu.be/u3ctNDMiyyY)

고희승 작가의 작품은 일상의 사물을 모티브로 추상화시킨 브로치 작품으로 로에베 공예상에 선정됐다. 그는 거리의 사물들, 설치물의 흔적, 규칙적인 패턴 등을 따온 작품을 통해 사회질서와 인간사회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그래서 나무, 플라스틱 등 이질적인 재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료로 신선한 조합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작가는 공예상이나 공모전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작업을 오래 하면서 신념이나 열정이 있지만, 확신이 없을 때도 있고 회의감이 들기도 하는데, 이런 계기를 통해 다시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고희승 작가는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작업실에 쇼룸을 오픈하고, 패션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작업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작가는 “혼자만의 작업이 아닌 (협업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코로나가 쇼룸을 만들어 직접적인 소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이루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비대면 공예 교육, 소통 활발하지만 실기력 부족

박중원 국민대학교 도자공예학과 교수는 코로나 시대 공예 교육의 한계와 가능성에 관해 설명했다. 박중원 교수는 “코로나는 교육에 있어 멈춤의 시간을 불러왔다. 새로운 표준으로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비대면 교육이 당연시됐다”고 말했다.
 

박중원 국민대학교 교수 / 서울여성공예센터 유튜브 캡처(https://youtu.be/u3ctNDMiyyY)
박중원 국민대학교 교수 / 서울여성공예센터 유튜브 캡처(https://youtu.be/u3ctNDMiyyY)

박중원 교수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받아 학교에서 3D 프린트로 실현화시키는 실기교육을 진행했다. 이런 비대면 교육에 적응하기 위해 3가지를 추구했다. 다양한 자료를 찾는 것, 이전보다 많은 이론교육을 통해 아이디어를 창출하도록 하는 것, 질문사항에 대한 피드백 등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과의 소통이 활발해졌으며, 더 많은 질문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박 교수는 “실기교육의 온라인 강의가 개인적 견해로는 효과적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실기력 향상에 절대적인 시간 부족,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전문성이 미흡해지고, 현장에서도 제대로 된 실기 강의를 할 수 없는 교육환경 때문”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공예 교육시스템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교육 영역의 확장, 맞춤형 교육, 교육시스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21년의 트렌드 중 하나로 ‘V-nomics’를 꼽았다. 바이러스(Virus)가 바꿔놓은, 바꾸게 될 경제 상황을 의미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경제와 소비의 변화와 그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것이라고 한다. 공예시장도 마찬가지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는 펜데믹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한 단계 발전한 ‘언택트 공예’가 필요할 것 같다. 작가들과 이들을 돕는 사람들의 노력도 기대되지만, 공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가장 1순위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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