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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②] 새로움‧독특함으로 공예를 이끄는 여성공예가 60인 - 도자/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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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②] 새로움‧독특함으로 공예를 이끄는 여성공예가 60인 - 도자/금속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11.04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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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 차세대 여성공예가 작품 전시 탐방기Ⅰ

[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뉴 노멀(New Normal)’은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말한다. 우리나라 사자성어에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말과도 의미가 같다. 서울여성공예센터에서 열린 ‘2020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의 슬로건에도 뉴노멀이 등장하는데, 공예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단어다.

공예인들의 작품 전시가 열린 서울여성공예센터 1층 전경 / 전은지 기자
공예인들의 작품 전시가 열린 서울여성공예센터 1층 전경 / 전은지 기자

서울여성공예창업대전에는 뉴 노멀의 의미를 고스란히 담은 여성공예가 57인의 작품이 공개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전시된 공예품들은 코로나를 뚫고도 보러올 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전시가 끝나는 하루 전인 지난 3일, 본 기자도 찾아가서 본 공예품들은 ‘새로움’과 ‘독특함’으로 무장한 공예의 힘을 보여주는 것들로 가득했다.

이번 전시는 크게 도자, 금속, 섬유, 목공, 여러 재료를 혼합한 공예 등으로 나뉘었다. 그중에서도 도자 10팀, 섬유 15팀이 가장 많이 본선에 진출해있어, 최근 떠오르고 관심 있는 공예가 무엇인지 짐작하게 했다.


도자(CERAMIC) - 개성 있는 생활용품부터 아기자기한 소품까지

도자 분야에서는 10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대체로 도자기로 만들 수 있는 접시, 컵, 술잔 등의 생활용품과 인테리어로 활용할 수 있는 소품이 많았다. 하지만 공예가 각자의 색이 분명히 드러나 있었다.
 

정다미, 모노화세라믹 / 전은지 기자
정다미, 모노화세라믹 / 전은지 기자

정다미, 모노화세라믹은 우리 고유의 도자기 느낌이 고스란히 살아있으면서도, 작가마다 현대적 감각이 녹아들어 있다. 정다미 작가는 ‘전통주’ 특유의 맛과 향을 다도처럼 문화로 즐길 수 있는 술잔을 만들고 있으며, 모노화 세라믹의 홍양선 작가는 전통 공예의 멋을 도자기로 살리고자 했다. 전통을 생각하는 두 작가의 마음이 공통점인 작품이었다.
 

Yerimpiece, 주윤정, 김보람 / 서울여성공예센터 홈페이지, 전은지 기자
Yerimpiece, 주윤정, 김보람 / 서울여성공예센터 홈페이지, 전은지 기자

현대적인 감각으로 자신만의 느낌을 표현하면서도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의 도자작품도 있었다. Yerimpiece의 박예림 작가는 흙을 주제로 특별한 순간, 특별한 생각을 하게 하는 오브제를 지향하면서 사람의 몸을 닮은 형태의 ‘Body piece’ 작품을 선보였다. 사람처럼 다리가 있는 작품은 투박하면서도 순박한 사람의 정을 담고 있는 듯하다.

주윤정 작가는 ‘일상 속 공간에 스며드는’ 세라믹 오브제를 만들었다. 원, 세모, 네모 등 기하도형을 이용해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화이트, 베이지, 블루, 레드 등의 컬러가 차분한 느낌을 주어 집안 여러 장소 중에서도 화장실이나 서재에 안성맞춤이다.

김보람 작가는 ‘치유정원(Healing Garden)’을 주제로 도자 테이블 웨어를 만들었다. 접시에 무언가를 담지 않아도 마치 정원에 있는 듯한 꽃 모양의 도자기들은 사람을 치유하기에 충분하다. 작가 역시 “정원을 담은 도자기가 우리 일상에 치유와 휴식의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을 보면, 그 의미가 그대로 전달되는 그릇이다. 편안한 느낌을 주기 위해 사용된 컬러도 채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택한 것 같다.
 

정지공작소, 세라멜로우 / 전은지 기자
정지공작소, 세라멜로우 / 전은지 기자

정지공작소와 세라멜로우는 각각의 컬러가 분명한 도자 브랜드였다. 정지공작소는 캐릭터를 기반으로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등의 술잔이나 컵, 칫솔꽂이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도자기 고유의 색감에서 벗어나 알록달록한 색감과 미소를 짓는 동물들의 표정에서 ‘Smile! Be happy!!’를 모토로 삼고 있는 정지은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세라멜로우는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의 도자기도 부드러울 수 있다고 느끼게 한다. 도자기의 세라(cera)와 ‘부드러운’이라는 멜로우(mellow)가 결합한 이름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현주 작가가 만든 장신구, 소품 등의 오브제는 형태에서도 도자기의 부드러운 곡선미가 느껴지는 듯하다. 도자기 위에 세라멜로우만의 독특한 패턴은 현대적인 감각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기에 충분하다.
 

89sister, 소수신, 굳데이하우스 / 전은지 기자
89sister, 소수신, 굳데이하우스 / 전은지 기자

도자기로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소품’이다.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만든 브랜드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핸드메이커와도 인연이 깊은 89sister의 키덜트 도자 소품들도 있었다. 김진선 작가는 8, 90년대 레트로 감성과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키덜트 감성을 결합한 여러 소품을 만들고 있다. 작가 라이브 인터뷰에서도 시청자들이 아기자기하고 귀엽다는 반응이었다.

소수신 작가는 하나의 마을을 도자기로 표현했다. 흙으로 천천히 만드는 ‘레이지 빌리지(Lazy village)’는 아기자기하면서도 편안한 동화 속 마을을 떠오르게 한다. 일상 속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위로하는 듯한 오브제다. “우리 마을에 놀러 와줘서 고마워. 게으른 우리를 대신해 마을을 푸르르게 가꿔준다면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 질 거야”라고 전하는 작가의 말도 따뜻하다.

굳데이하우스는 일러스트를 그대로 도자기로 만들어내는 오브제가 인상적이었다. 주전자부터 바구니에 담긴 참외, 한가롭게 여유를 즐기는 고양이 소품이 조성은 작가의 바람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매일매일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분 좋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METAL) - 반짝이는 아름다움을 개성으로 표현하다

금속 분야에는 7개 브랜드가 참여했는데, 대체로 주얼리 등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작가들이 많았다.
 

뫼초, Flow / 전은지 기자
뫼초, Flow / 전은지 기자

뫼초의 채유리 작가는 키덜트와 미니어처를 기반으로 한 주얼리를 제작하고 있다. 재미있고 고급스러운 장난감을 만든다는 작가의 작품을 보면 매우 정교하다. 만년필의 펜촉으로 만든 목걸이, 선풍기의 날개와 콘센트를 형상화한 귀걸이, 어릴 적 본 만화 속 요술봉을 떠오르게 하는 목걸이 펜던트, 눈처럼 보이는 지퍼 형태의 장신구, 왕비가 끼고 있을 것 같은 화려한 반지까지. 뫼초의 주얼리는 독특하면서도 직접 착용하면 부담스럽지 않은 느낌이다.

Flow는 이름처럼 물 흐르는 듯한 자연미를 담은 주얼리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화려하고 강렬한 컬러보다는 무채색 계열의 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김수연 작가는 “바닷속 파도의 물결, 구름의 흐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산속의 굴곡 등 다양한 자연의 흐름 속에서 우리와 동화되는 무한한 무늬를 통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표현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슬기주머니 / 전은지 기자
슬기주머니 / 전은지 기자

슬기주머니는 우리 고유의 전통 장신구를 만들고 있다. 비녀, 뒤꽂이, 배씨댕기, 첩지 등은 유니크, 심플, 간결, 아름다움을 기본으로 제작된다. 전시장 내에도 전통을 모티브로 한 여러 작품이 있었지만, 슬기주머니의 장신구만큼 화려한 것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Paradiso, The ADONAI, 디오레(DIORE), slash 0 / 전은지 기자
Paradiso, The ADONAI, 디오레(DIORE), slash 0 / 전은지 기자

은을 활용한 실버 주얼리 브랜드들도 많았다. 파라디소(Paradiso)는 홍다혜 디자이너가 디자인뿐만 아니라 왁스 카빙, 세공까지 직접 만든다. 모든 공정에 디자이너가 참여하다 보니 처음 디자인한 독특한 형태 그대로 제품화되는 느낌이다. 사용된 펜던트로 일반 주얼리 브랜드에서는 보기 힘든 디자인이면서도 자연스러움이 녹아있었다. 아무래도 이탈리아어로 천국, 낙원, 완전한 행복을 뜻하는 이름 파라디소처럼 착용했을 때, 자연스럽게 어울리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The ADONAI는 깨진 유리 조각, 폐페트병 등을 업사이클링해 만드는 브랜드다. 업사이클링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울 정도의 디자인이다. 김재영 작가는 “다양하게 변하는 자연의 본질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다. 아름다운 색채와 곡선, 추상적인 선을 통해 시각적 환희를 전달한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The ADONAI의 제품은 화려하면서도 오묘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작가는 이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고, 거기에서 삶의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며, 긍정적인 변화가 지속되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디오레(DIORE)는 은을 활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주얼리를 만든다. 세상에 하나뿐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반지에 이름, 기억하고 싶은 순간, 의미 등 여러 스토리를 새겨넣기 때문이다. 한자로 새겨진 이름의 반지는 화려하면서도 단조로운 느낌이라 데일리 주얼리로도 안성맞춤이면서, 마음을 전하기에 좋은 제품이었다.

slash 0은 이름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담겨있다. 이은지 작가는 ‘나누기 0’을 하면 무한대의 숫자가 나오는 것처럼 무한한 디자인의 주얼리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인지 디자인된 주얼리는 어느 하나 같은 것이 없고, 날카로우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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