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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공예 마켓 ‘엣시(Etsy)’의 성공, 핸드메이드의 가능성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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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공예 마켓 ‘엣시(Etsy)’의 성공, 핸드메이드의 가능성을 보다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10.30 12: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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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2020년이 코로나로 물들었다. 사람들이 주고받는 인사말과 대화 주제에는 빠지지 않았을 정도로 사람들을 지치게 했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극복한 사례도 많다. 비대면이라는 장점을 이용해 ‘온라인’을 기반으로 파고든 여러 종류의 플랫폼 서비스다.
 

엣시 홈페이지
엣시 홈페이지

그중에서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자급자족을 겨냥해 만들기와 관련된 서비스가 주목을 받았는데, 우리나라에 아이디어스(idus)가 있다면, 미국에서는 ‘엣시(Etsy)’가 뜨고 있다. 핸드메이드 작가들의 작품을 직거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엣시는 지난달 21일 전기차 제조 업체 테슬라를 제치고, 미국 500개 대형기업의 주식 지수를 나타내는 S&P 500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목공예부터 시작해 240만 명의 유저를 모으다

2005년 6월, 목수였던 로버트 칼린(Robert Kalin)은 자신이 만든 가구를 팔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이베이, 아마존은 핸드메이드 가구의 특징을 돋보이기에 부족했다. 목수라는 직업 외에 웹 디자이너이기도 했던 칼린은 친구들과 함께 특별한 웹 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탄생한 수공예 전문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바로 ‘엣시(Esty)’다.
 

목공예로부터 시작된 엣시 / pixabay
목공예로부터 시작된 엣시 / pixabay

탄생한 지 15년이 지난 지금, 엣시는 크게 성장했다. 2020년 기준, 약 310만 명의 셀러와 603만 명의 소비자가 이용하고 있다. 주가 또한 크게 올랐다. 2015년 나스닥시장 상장 이후, 올해 9월 S&P 500에 편입되면서 3배 이상 뛰면서 시가 총액이 지난 16일에는 187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21조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 특수를 타고 ‘수제 마스크’로 떠오르다

여러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엣시는 코로나 특수를 제대로 파고들면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엣시의 최고 경영자인 조시 실버먼이 입점한 작가들에게 수제 마스크를 만들어 보라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올해 2분기 엣시의 수제 마스크 판매액은 3억 4600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3925억 원을 기록했다. 신규 이용자도 1200만 명 가까이 된다고 하니 그 영향력이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엣시의 최고 경영자(CEO) 조시 실버먼 / 엣시 홈페이지
엣시의 최고 경영자(CEO) 조시 실버먼 / 엣시 홈페이지

엣시의 성장세에는 CEO의 발 빠른 판단력도 있겠지만, 가장 큰 특징이자 원동력은 핸드메이드 작가가 만든 작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런 가치 있는 작품을 찾는 소비자를 연결해 거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이는 엣지 홈페이지에서도 드러난다.

“엣시는 독특한 수공예 작품부터 빈티지한 보물에 이르기까지 특별하고 기상천외한 아이템으로 이루어진 우주의 본거지다. 자동화 시대에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창의력은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기에 창의력이 살아서 번창하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우리는 셀러들이 그들의 아이디어를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우리 플랫폼은 상상할 가치가 있는 인생의 순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사람의 손길이 닿은 특별한 것을 찾는 수백만 명의 구매자들을 연결한다.”
 

엣시는 손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이 아니면 판매할 수 없다는 기준이 있다 / pixabay
엣시는 손으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이 아니면 판매할 수 없다는 기준이 있다 / pixabay

핸드메이드 판매자들과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주기 위해서 엣시가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기준은 역시 ‘손으로 만들었는가’의 여부다. 한때 일부 셀러가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공산품을 판매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3년 이 같은 기준을 원칙으로 만들었으며, 어기면 퇴출한다고 한다. 빈티지나 공예품 역시 마찬가지다. 그 가치를 인정받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20년 이상 된 아이템이어야 한다. 이같이 명확한 기준이 있었기에 엣시는 성공할 수 있었다.


세세한 핸드메이드 아이템 분류

엣시에서 판매하는 핸드메이드 제품은 크게 8개 분야로 나뉜다. ▲주얼리&액세서리 ▲옷&신발 ▲홈&리빙 ▲웨딩&파티 ▲장난감&엔터테인먼트 ▲미술작품&수집품 ▲공예품&도구 ▲빈티지 제품이다.
 

8개의 카테고리 외에도 엣시가 강점을 갖고 판매하는 아이템을 상단에 배치했다 / 엣시 홈페이지
8개의 카테고리 외에도 엣시가 강점을 갖고 판매하는 아이템을 상단에 배치했다 / 엣시 홈페이지

특히, 강점을 가진 아이템들은 따로 메인에 두어 소개한다. 코로나로 인해 많이 판매되면서 엣시를 알린 수제 마스크부터 집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월 데코(Wall decor), 선물하기 좋은 아이템, 야외 정원이나 테라스 등을 꾸밀 수 있는 아이템, 피부관리나 미용을 할 수 있는 셀프 케어, 혼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핸드메이드 키트 등이다.

각 항목을 누르면, 해당하는 셀러들의 제품이 나열되는데, 가장 상단의 제품은 베스트 셀러인 경우가 많았다. 많이 찾는 제품을 더욱 홍보해주는 것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큰 차이가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 엣시 홈페이지
같은 제품이어도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어느 곳에 착용하는지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했다 / 엣시 홈페이지

엣시가 ‘독특한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한다’는 멘트를 홈페이지 곳곳에 써놓은 자부심은 세세한 판매 항목에서도 돋보였다. 주얼리&액세서리 분야를 보면, 같은 주얼리여도 어느 부분에 착용하는지, 어떤 재료로 만들어진 것인지에 따라 분류해 놓았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링크를 누르면, 해당 제품만 볼 수 있도록 해놓아 구매하기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검색 기능을 사용해도 되지만, 세세히 분류해 놓은 메뉴를 보니 엣시가 핸드메이드 작품에 얼마나 애착을 두고,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엣시는 디지털 파일로 핸드메이드 작품으로 인정하고 판매할 수 있게 했다 / 엣시 홈페이지
엣시는 디지털 파일로 핸드메이드 작품으로 인정하고 판매할 수 있게 했다 / 엣시 홈페이지

또 다른 특징은 디지털 파일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접 그린 일러스트나 도안 등도 핸드메이드 작품이라고 인정해주는 것이다. 디지털 파일을 등록하고 결제하면, 바로 다운로드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간단한 상세 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

/ 엣시 홈페이지
상세 사진이 4장으로 간결하다. 불필요한 부분을 줄이려 노력한 듯하다 / 엣시 홈페이지

제품 세부 페이지 구성도 매우 간단했다. 우리나라 쇼핑몰처럼 이미지컷과 제품 세부 컷을 다양하게 촬영해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보지 않고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때로는 너무나 많은 사진에 ‘스크롤 압박’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엣시의 간결한 상품 사진은 한국 쇼핑몰에 익숙해진 사람이 보기에는 놀라웠다.

베스트 셀러 상품인 한 공예 키트 페이지를 보면, 사진은 달랑 4장뿐이다. 키트를 완성한 이미지컷과 제품 구성 사진이 전부다. 이는 핸드메이드 제품 제작에 집중하라는 배려가 아닐까. 때로는 단순한 것이 최고(Simple is the best)이기 때문이다.
 

/ 엣시 홈페이지
해당 제품이 3개가 남았음을 알려준다 / 엣시 홈페이지

또 눈에 들어온 부분은 해당 상품이 몇 개 남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핸드메이드 제품은 말 그대로 직접 손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주문과 동시에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 공산품처럼 기계가 찍어내지 않기 때문에 대량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곧 품절된다. 3개밖에 남지 않았다’는 멘트가 소비자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기도 하지만, 이 부분 역시도 작가들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 아래 ‘핸드메이드’임을 알리는 아이콘 또한 귀엽다.
 

제품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글로 적었다. 마치 작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엣시 홈페이지
제품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글로 적었다. 마치 작가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엣시 홈페이지

우리나라 쇼핑몰은 상세 이미지컷을 포토샵 등으로 편집해 소개하는데, 엣시 홈페이지는 글로 해당 제품이 어떤 것인지 소개하고 있다. 셀러가 직접 적은 것으로 보이는 상품 설명은 마치 해당 작품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상케 한다. 내용은 크게 특별한 것은 없다. 해당 핸드메이드 제품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를 언급해두었다.
 

/ 엣시 홈페이지
엣시 홈페이지

가장 하단에는 판매자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적어두었으며, 메시지를 보내 구매할 때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볼 수 있도록 했다.
 

엣시 어플리케이션 / 구글 플레이스토어
엣시 어플리케이션 / 구글 플레이스토어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위한 앱도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후기를 보면, 페이팔 결제가 잘되지 않거나, 구매 후에도 배송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여러 나라에서 이용하는 만큼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 핸드메이드 작가들의 관심 높아져

엣시는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의 핸드메이드 작가들이 관심을 두고 참여하고 있다. 셀러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을 몇 가지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나라의 핸드메이드 플랫폼은 작가로 참여하기 위해서 만든 제품의 사진, 제작과정, 제품 이름, 제품 설명, 제품 가격 등을 적어 서류로 제출한 뒤 해당 플랫폼의 심사를 기다려야 한다. 온라인상에서는 입점 시도를 여러 차례 했다는 후기 글이 있을 정도로 까다롭다면 까다로운 편이다. 실력 있는 핸드메이드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 같은 기준을 정한 것이다.
 

/ 엣시 홈페이지
셀러 등록과 관련해 'Open your Etsy Shop' 버튼을 누르니 계정을 만드는 팝업창이 떴다 / 엣시 홈페이지

엣시는 이러한 과정 없이 페이팔(Paypal) 계정, 이메일 등이 있으면, 자신이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업자 등록, 통신판매업 신고 등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 없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엣시에 판매자로 등록하는 경우도 많고, 관련 소개 포스팅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클래스 101에는 엣시를 통해 수공예품을 해외로 판매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강의도 있었다.
 

pixabay
pixabay

엣시에서 셀러로 상품을 등록할 때마다 0.2달러(한국 돈으로 약 226원)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이는 4개월마다 갱신된다. 또한, 1개의 상품을 여러 개 등록하는 경우에도 개당 0.2달러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상품을 2개 등록한다면, 0.2달러×2=0.4달러가 되는 셈이다.

또한, 상품이 판매되면 5%의 판매 수수료와 배송비 수수료가 붙으며, 결제를 페이팔로 하기 때문에 판매금액의 4.4%+0.3달러(한국 돈으로 약 340원)의 페이팔 수수료까지 붙는다. 판매자에게 약 10~13% 정도의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수익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공예 플랫폼인 아이디어스가 약 20% 후반대의 수수료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엣시도 매출액이 증가하면 수수료 역시 늘어나기 때문에 단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도 엣시만큼 성장한 온라인 핸드메이드 플랫폼인 ‘아이디어스(idus)’가 있다. 2014년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 거래액은 3100억 원, 등록된 작가는 1만9천 명 정도다. 지난 8월에는 앱 다운로드 수는 1000만을 넘기도 했다. 엣시와 견주어도 크게 뒤처지지 않을만한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독특한 선물, 정성이 담긴 핸드메이드 선물을 하고 싶은 이들은 모두 아이디어스를 찾기 때문이다.

엣시가 단 하나 부러운 것이 있다면 핸드메이드 작가들의 가치를 높게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최고의 작품이 근면, 장인정신, 재미에서 탄생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라는 경영철학이나 ‘당신이 좋아할 제품을 찾으세요. 개인 셀러를 지원합니다. 오직 엣시에서만’이라는 멘트에서도 드러난다.

언젠가 만났던 한 핸드메이드 작가가 했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작품을 멋지다고 구경은 하지만, 비싸다고 사가지는 않아요. 제작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비싼 게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어려움을 느낍니다”라고.

우리나라도 손재주를 가진 이들을 ‘금손’이라 칭하며 존중해주는 분위기는 있지만, 수공예 작가들의 능력을 사회적, 경제적으로 가치를 인정해주는 인식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아이디어스의 참신함과 엣시의 철학이 만난다면 수공예가 하나의 산업으로 주목받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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