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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한 고려의 활자 기술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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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한 고려의 활자 기술을 엿보다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8.10.05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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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했던 역사, 그 시대의 공예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고려에서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다. 독일의 구텐베르크보다 약 200년이나 앞섰다고 한다. 물론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와 달리 고려의 활자가 대중에게 퍼지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려인들의 당시 인쇄술은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정도로 우수했다. 금속 활자가 발명된 것도 괜한 우연은 아니었던 것 같다.

타자기가 발명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글자틀인 활자를 만들어 찍어내며 인쇄를 했다. 활자는 처음에 글자를 하나씩 만들어서 조합해서 만든 목활자, 나무에다 통째로 글씨를 새기고 책의 한 면을 찍은 목판 인쇄, 그리고 흙 활자가 사용됐다.

하지만 나무와 흙 재료는 금세 부서지거나 갈라지는 문제가 있었다. 결국 1234년 고려에서 금속활자가 발명되어 이 활자로 '상정고금예문'을 찍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1377년 공민왕 때 나온 책인 직지심체요절이 현재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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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활자를 만드는 방법을 살펴보면 ① 먼저 글자를 쓴 종이를 반듯하게 굳은 밀랍 덩어리에 붙이고 글자를 새긴다. ② 그다음 가지를 달고 밀랍 틀에 고정시키고 황토 반죽으로 밀랍 틀을 감싼다. ③ 도가니에 넣어 구우면 밀랍은 녹고 흙은 단단해지면서 거푸집이 형성된다. ④ 그 흙에 쇳물을 붓고 쇳물이 굳으면 거푸집을 부수고 금속활자가 달린 틀을 꺼내서 다듬어 완성한다.

금속활자는 나무보다 훨씬 정교하면서 단단하여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었다. 또한 한번 만들면 판에 끼워 조합하여 인쇄하면서 다양한 책을 인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목판인쇄 및 목활자 역시 저렴한 비용 덕분에 이후에도 꾸준히 혼용되어 사용됐다. 목판인쇄는 신라의 것을 고려가 계승하여 크게 발전했다. 특히 거란 및 몽골의 침입으로 인해 팔만대장경 등 다양한 대장경을 제작하면서 절정을 이룬다.

이렇게 11세기~12세기에는 동안 목판인쇄가 크게 발전했고 이와 더불어 여러 가지 산업이 함께 발달하는 효과도 누린다. 인쇄를 위해 다양한 한지 제조와 송연묵 제조술을 비롯해 관련된 재료의 수요도 급증한 것이다. 
 

하지만 통째로 책의 면을 찍어야 했던 목판인쇄는 다양한 책을 만들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결국 사장되었고 고려시대의 목활자와 금속활자가 조선시대에서도 그대로 계승됐다. 

조선왕조 역시 더 정교해진 목활자를 만들었으며 계미자, 경자자, 갑인자 등 여러 기능을 개선한 금속활자를 만들면서 꾸준한 기술적 진보를 이뤘다.

조선시대 활자 역시 이렇듯 진일보한 발전을 이루었으나 그 근간은 고려시대의 활판 인쇄술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 역시 지금은 남아있지 않지만 최초의 우리나라 실록 책인 고려왕조실록의 영향을 받았다.

고려의 활판 문화는 무수히 많았던 이민족들의 침입으로 인해 부처님의 힘을 빌려보려던 뜻에서 발전했던 것이다. 항상 그랬지만 전쟁의 아픔은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의 발전을 불러왔다.

현재는 컴퓨터와 프린터 인쇄가 발전하여 더 이상 수작업으로 만드는 활자를 사용할 일이 없게 됐다. 아주 몇몇 지역에 전통 활판공방이 남아있을 뿐이다. 하지만 최초로 개발된 고려의 금속활자를 비롯해 다양한 활자기술들은 오랫동안 우리 선조의 기록 문화 발전에 영향을 주면서 후대에 전해질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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