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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판타지의 오묘한 공존, 초현실주의 조각가 엘렌 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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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판타지의 오묘한 공존, 초현실주의 조각가 엘렌 쥬엣
  • 김서진 기자
  • 승인 2020.10.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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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쥬엣의 작품 / Ellen Jewett 공식 홈페이지


[핸드메이커 김서진 기자] 캐나다의 엘렌 쥬엣(Ellen Jewett)은 식물과 동물을 이용해 조각을 만드는 조각가이다. 그가 작품을 만들 때 받는 영감은 '초현실주의' 에 기반하는데, 이 용어는  1917년 기욤 아폴리네르에 의해 처음 등장했다. 

 

초현실주의는 이성의 영역을 거부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초현실주의에 큰 영향을 주었다 /flickr

초현실주의는 무의식적인 욕망, 즉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생각을 수용한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과 무의식에 대한 이론에 고무된 초현실주의자들은 정신 이상에 대해서 논리의 사슬을 끊는 것이라 믿었고, 현실에서 불가능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며 상상하기 힘든 풍경들에 맞춰 생각을 예술로 표현했다.

인간의 무의식적 성격에서 발현하는 새로운 자유를 끌어안을 준비가 된 예술가들은 정치적, 예술적 창조성에 대한 영감을 찾기 위해 무의식적인 마음 깊숙이 파고들려는 노력을 했고, 이러한 혼돈과 무의식적 욕망의 사상에 초점을 맞췄다. 자연히 초현실주의의 성향은 작품에 대한 과정의 우월함, 미적 기준에 대한 무시나 거부감 등이 되어갔다. 그들은 사람들의 일상 영역으로 예술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것을 바랐으며, 그들의 그림은 자신들이 얼마나 자동적이며, 무의식적인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초현실주의 작품들은 이런 무의식적인 낙서가 특정 인물이나 사물에 대해 보다 세심해진 정교함을 부르는 영감이었음을 시사하고, 이 예술가 집단은 어떤 논리적인 구속도 받지 않은 인간의 무의식적인 마음을 통해 인간의 정신을 해방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예술가들은 '의식 없는 마음'을 두드리기 위해 고안된 초현실주의 기법을 작품에 적용시켰으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호안 미로, 르네 마그리트, 이안 탕기 등이 대표적이다.


식물과 동물이 좋았던 생물학도, 조각으로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다  

현대의 초현실주의 예술은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은 1999년 투 프라이빗 아이즈(Two Private Eyes) 전시회를 열었고, 2001년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미술관에서 초현실주의 미술 전시회를 열어 17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렸다. 2002년 뉴욕과 파리에서도 관련 쇼가 열렸다.

그중 캐나다의 아티스트인 엘렌 쥬엣은 지금도 초현실주의 조각가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엘렌 쥬엣의 작품 / Ellen Jewett 공식 홈페이지


그는 원래 생물학을 전공해 생물학자가 꿈이었지만, 미술에 관심을 보이며 초현실주의 조각에 빠져들게 된다. 그의 작품 세계는 인류학, 수의학, 메디컬 등 다양한 배경에서 아이디어를 도출해 만들어졌다. 호기심 많은 그의 영혼은 예술과 과학을 계속 연구하며 예술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고 그의 무의식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대부분 동물과 식물의 기묘한 조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그의 작품들엔 뛰어난 생물학적 구조가 엿보이는데, 이것은 의학적 또는 생물학적 정보를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메디컬 일러스트레이션(Medical Illustration)' 에 기초한다. 어떠한 물체가 한 사람의 손으로 대체 어디까지 정교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엘렌 쥬엣의 작품 / Ellen Jewett 공식 홈페이지


엘렌 쥬엣에게 있어 식물과 동물은 인간의 문화나 정체성의 토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에게 자연적인 형태는 지속적인 매혹이자 깊은 미적 쾌락이 원천이었다. 각각의 조각은 수많은 작은 요소들로 축적되어 촘촘히 쌓아진다. 대부분은 식물, 동물, 사물의 미세한 표현이지만 어떤 것들은 소름끼치게 아름답고 어떤 것들은 기괴하며, 어떤 것들은 기묘한 환상을 자랑한다. 각 조각들의 특별한 점을 굳이 꼽는다면 그저 작디 작은 서사 구조들이 합쳐진 것일 뿐이다.

즉 서술 자체의 공식적인 구조가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무정부 상태를 지닌 이 상태는, 무의식적인 이미지의 유동적인 진행을 만들어 내며 그 흐름을 유지하고자 한다. 초현실주의 세계에서 예술적 표현에 대한 이 접근은 작가 개인의 세계에 풍부한 네트워크를 창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그는 작품을 만들 때 점토, 물감, 유약, 마감제를 이용한다. 직접 철골로 뼈대를 만들고 점토로 형태를 잡은 다음,  유리나 아크릴로 눈을 만들고 오일 안료와 유약을 발라 마무리를 한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뼈대 기초의 섬세함과 오묘한 색으로 칠해지는 유약들은 경이로움을 더한다. 또한 동물과 식물의 공존을 통해 느껴지는 자연의 아름다움에서부터 삶과 죽음, 인공성과 야생을 아우른다. 또한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저절로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줌과 동시에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무궁무진한 호기심과 영감을 자극한다. 그가 '자연사(Natural history) 초현실주의 조각가' 라고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한 조각가의 질문, 당신이 정말 만들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초현실주의자들은 상상력의 힘을 풀기 위한 수단으로 무의식을 선택했다. 합리주의와 현실주의를 부정하고, 프로이트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초현실주의자들은 이성적인 마음이 상상의 힘을 억누른다고 믿었다. 무의식적인 마음을 두드려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내고 싶은 초현실주의자의 충동은 오늘날까지 현대의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특별한 조각가도 예외는 아니다. 
 

엘렌 쥬엣의 작품 / Ellen Jewett 공식 홈페이지


엘렌 쥬엣은 현재 전문 예술가로서의 삶 외에도 밴쿠버의 한 섬에서 소규모 동물 보호소를 운영 중이다. 그의 매일매일은 노력, 영감,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작업이 아닌 여가 시간에 하이킹, 탐험, 여행을 하며 야생 식물과 버섯을 찾아다니고, 커피를 마시는 것을 즐긴다. 그는 지금도 더 많은 여행을 하고 의미있는 새 프로젝트를 탐구하는 게 꿈이다. 

그의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FAQ란이 있다. 그가 대체 어떤 '마법의 재료' 로 마법 같은 조각을 하는가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엘렌 쥬엣은 그 물음에 이렇게 답변을 올려놓았다.

"나는 다만 정교함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계속 진화할 뿐이며, 완벽한 디테일을 만들 수 있는 완벽한 소재를 찾았다는 대답을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숙련된 기술자들은 모든 것에서 모든 것을 만들 수 있지만 내가 정말 질문하고 싶은 것은 진짜로 당신이 만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다. 처음엔 인터넷으로 무료 수강을 할 수도 있고, 공부를 하고, 실습을 위한 지식의 기초를 닦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제일 권장하고 싶은 것은 '놀이'이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라. 당신의 가장 최고의 작품은 그 재료와 친밀해지며 능숙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에서 나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작품에서 보이는 그 디테일을 어떻게 만드냐는 질문에, 정말 간단한 대답을 내놓았다.
 

'아주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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