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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①] 북촌에서 느끼는 전통공예의 아름다움, ‘2020 공예주간’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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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①] 북촌에서 느끼는 전통공예의 아름다움, ‘2020 공예주간’ 탐방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09.22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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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지난 18일부터 ‘2020 공예주간’이 시작됐다. 매년 진행되어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안전하게 공예의 즐거움을 느끼자는 취지에서 ‘생활 속 공예두기’라는 주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진행된다. 각 지역에서 공예와 관련된 전시, 체험, 마켓, 교육 등이 진행되는 만큼 볼거리를 더한다.

공예주간에 참여하는 북촌 ‘색실문양 누비공방’ 전경 / 전은지 기자
공예주간에 참여하는 북촌 ‘색실문양 누비공방’ 전경 / 전은지 기자

공예주간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예지도’를 보면 어떤 곳에서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본기자는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지역인 서울 종로구 북촌한옥마을과 삼청동, 인사동 등지를 방문했다.

북촌전통공방협의회 인스타그램 @bukchon2020
북촌전통공방협의회 인스타그램 @bukchon2020

북촌에는 북촌전통공방협의회를 중심으로 ‘공예주간, 북촌 장인과 함께하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공예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많은 전시관이나 공방이 휴관하는 월요일에 방문한 터라 거리는 한산했지만, 곳곳에는 공예주간임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공예 체험 프로그램은 코로나로 인한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온라인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진행되어 현장에서 체험하는 이들을 엿보기도 어려워 아쉽기만 하다.

이영옥 명장의 작품들 / 전은지 기자
이영옥 명장의 자개작품들 / 전은지 기자

맨 처음 방문한 곳은 전통 자개공예 제품들을 둘러볼 수 있는 ‘진주쉘’이다. 전통자개명장인 이영옥 명장의 작품 전시는 물론 자개 아트 체험이 가능하다. 이영옥 명장의 작품들은 ‘레트로 자개 생활백서’라는 주제로 다양한 가구와 현대적 디자인이 가미된 자개 제품들이 다양하다.

이영옥 명장의 작품들 / 전은지 기자
이영옥 명장의 작품들 / 전은지 기자
이영옥 명장의 작품들 / 전은지 기자
이영옥 명장의 작품들 / 전은지 기자

할머니 방에서 봤을법한 나전칠기 가구와 다과상, 보석함, 혼례함 등 전통이 고스란히 담긴 물품은 우리나라 전통공예의 화려함을 자랑한다. 이 외에도 요즘 사람들이 쓰기에도 무방한 탁상용 거울, 손거울, 명함케이스, 휴대폰케이스, 손거울 등도 있다.

블루투스 나전칠기 스피커 / 전은지 기자
블루투스 나전칠기 스피커 / 전은지 기자

가장 독특한 제품은 블루투스 나전칠기 스피커였다. 무심코 지나쳤다면 알기 어려울만큼 심플한 디자인이기도 했지만, 자개가 들어간 스피커는 동서양의 화합, 전통과 현대의 공존을 상징하는 듯했다. 자개를 활용한 악세서리도 다양했다.

진주쉘에서는 금, 토, 일을 활용해 자개 아트 체험을 할 수 있다. 손거울이나 다용도함,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트레이나 코스터 등을 만들 수 있다. 전화나 클래스 플랫폼 등을 활용해 신청하면 된다.

색실누비로 만든 여러 작품들 / 전은지 기자
색실누비로 만든 여러 작품들 / 전은지 기자

그 다음으로 발길을 옮긴 곳은 북촌한옥마을 내에 위치한 색실문양누비공방이다. ‘색실누비’라고도 부르는데, 이 공방은 국내 유일 색실누비 직종 숙련기술전수자인 김윤선 작가가 (사)한국전통색실문양누비협회 회원들과 함께 색실누비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김윤선 작가의 조부가 남긴 담배 쌈지 / 전은지 기자
김윤선 작가의 조부가 남긴 담배 쌈지 / 전은지 기자

색실누비는 두 개의 천 사이에 한지를 넣어 색실로 온박음질하는 전통공예를 말한다. 미술을 전공했던 김윤선 작가는 조부가 사용하던 ‘담배쌈지’를 보고 재현해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한다. 따로 바느질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지만, 작가의 초기작은 조부의 쌈지와 똑닮아 있다.

김윤선 작가는 "유물로만 남았던 색실누비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던 것을 보게 되어 반가워하는 분들도 많다"며 "해마다 작품을 만들어 색실누비를 알리는 것이 저의 공부다"라고 말했다.

색실누비로 만든 / 전은지 기자
색실누비로 만든 지갑 / 전은지 기자
여러 작품들 / 전은지 기자
색실누비로 만든 열쇠패와 책가도를 활용한 브로치(맨오른쪽) / 전은지 기자
여러 작품들 / 전은지 기자
색실누비로 만든 함 / 전은지 기자

공예주간 동안 진행되는 ‘색실누비, 시간을 담다 展’에서는 21명 회원들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다. 물건을 보관하는 함부터 열쇠패, 쌈지, 수저집, 골무, 바늘꽂이, 브로치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모두 실용성이 강조된 작품이어서 요즘 사용해도 큰 거부감이 없어보인다.

여러 작품들 / 전은지 기자
현대적 디자인을 더한 이브닝백과 쌈지 / 전은지 기자
색실누비로 만든 바늘꽂이 / 전은지 기자
색실누비로 만든 바늘꽂이 / 전은지 기자

우리나라의 전통공예에서 바느질이 빠질 수 없다는 것은 알았지만, ‘색실누비’라는 공예가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천과 천 사이에 한지가 들어갔기 때문인지 매우 튼튼했으며, 촘촘한 바느질땀은 오랜 시간 공들인 노력을 느끼게 한다. 작은 바늘꽂이 하나를 만드는 데도 약 2주 정도 걸린다고.

30년 넘게 색실누비에 대해 연구하고 현대적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온 김윤선 작가는 해마다 회원들과 함께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브닝백’을 주제로 전통쌈지에서 디자인을 변형시켜 만들었으며, 골무, 바늘꽂이, 열쇠패, 함, 브로치 등을 만들어 왔다. 오는 11월에는 공방 내에서 ‘단추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여러 형태의 한지조명 / 전은지 기자
여러 형태의 한지조명 / 전은지 기자
여러 형태의 한지조명 / 전은지 기자
여러 형태의 한지조명 / 전은지 기자

공예주간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지를 활용한 여러 작품을 만드는 한지공예 갤러리도 있다. 골목 깊숙이 북촌전통공예체험관 맞은 편에 위치한 ‘종이나무 갤러리’는 원영 김정순 작가가 만든 한지조명과 한지공예품이 다양하다.

야생화 한지그림 / 전은지 기자
야생화 한지그림 / 전은지 기자

모두 한지로 만든 것인지 자세히 들여다봐야 할 정도로 정교하다. 특히, 야생화 한지그림은 멀리서보면 생화를 말린 압화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종이나무 갤러리 관계자는 “한지그림은 한지를 여러 색으로 채색한 뒤에 손으로 찢고 말아서 만든다”며 “한 작품을 만드는 데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통과 현대의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조명도 많았는데, 선인장 모양의 조명이나 일정한 간격으로 색이 변하는 조명은 외국인의 관심이 높다고 한다.

아원공방 북촌점 전경 / 전은지 기자
아원공방 북촌점 전경 / 전은지 기자
아원공방 북촌점 내부에 전시된 작품들 / 전은지 기자
아원공방 북촌점 내부에 전시된 작품들 / 전은지 기자

공예주간 기간에는 공예작가들의 작품을 보다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나 마켓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북촌에 위치한 ‘아원공방’은 금속공예 작품들 외에도 여러 작가들의 공예품을 구경하면서 구매도 할 수 있다.

아원공방은 1983년에 문을 연 금속공예 전문점으로, 모두가 낯설어 하던 ‘금속공예’를 널리 알린 역할을 한 곳이기도 하다. 이 공방은 자수에 뛰어난 실력을 가진 어머니의 미적 감각을 이은 금속공예작가 노인아 작가와 주얼리를 만드는 노인자 작가를 포함한 여섯 자매가 함께 모여 일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금속공예로 만든 촛대 / 전은지 기자
금속공예로 만든 촛대 / 전은지 기자
금속공예 소품들 / 전은지 기자
금속공예 소품들 / 전은지 기자

인사동에 이어 2011년 오픈한 북촌 공방 1층은 Craft Shop으로 아원공방에서 만든 인테리어 소품과 국내 작가들이 만든 장신구, 공예품을 판매하고 있다. 금속공예 전문점답게 금속으로 만든 생활 소품이 다양했지만, 그중에서도 촛대가 인상적이다.

보통 촛대라고 하면 한 곳에 가만히 고정되어 있지만, 아원공방의 촛대는 촛대인 동시에 모빌처럼 공중에 매달려 흔들리기도 하고, 그 자체로도 하나의 오브제로서 집을 빛내는 역할을 한다. 단단한 금속으로 세세한 작품을 만들었을 작가의 손길과 정성이 전해진다.

이 외에도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릇이나 화분, 사무용품, 인테리어 소품이 다양하다. 2층에는 ‘갤러리 아원’이 위치해, 공예작가들의 개인전이나 그룹전이 열리기도 한다.

갤러리 단디에서 열리는 '우아한 확찐자' 도예작품전 / 전은지 기자
갤러리 단디에서 열리는 '우아한 확찐자' 도예작품전 / 전은지 기자

북촌 근처 인사동에서도 다양한 공예체험과 전시가 진행된다. 그중에서도 갤러리 단디에서 진행된 ‘우아한 확찐자’ 전에서는 7명의 도예작가들이 코로나를 극복하며 만든 작품들이 반긴다.

사람과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살이 찌는 사람들을 말하는 ‘확찐자’라는 단어에서 웃지못할 코로나로 인한 아픔이 느껴지는 동시에 ‘우아한’ 도예작품들이 그 아픔을 위로하는 듯 하다. 작가들 역시 “물건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 전은지 기자
갤러리 단디에서 열리는 '우아한 확찐자' 도예작품전 / 전은지 기자

대부분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접시나 간장종지, 찻잔이나 머그잔 등의 형태다. 보통의 도자기로 만든 그릇과 달리 투박한 매력과 함께 그냥 두기만 해도 그릇이 아닌 ‘작품’으로 보인다. 

이번 ‘2020 공예주간’은 지역 곳곳에서 27일까지 열린다. 코로나로 인해 멀리 갈 수 없지만, 마스크를 단단히 착용하고 집주변 공방을 방문해 ‘생활 속 공예두기’를 잠시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기자코멘트
비록 월요일이라 많은 곳을 탐방하진 못했지만, 전통이 가득한 북촌한옥마을과 예술의 거리인 인사동을 둘러보면서 여러 공예작품을 통해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공예가 우리의 삶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음을 다시한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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