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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터블 가죽'을 들어본 적 있나요? – QUIET 23 김영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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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지터블 가죽'을 들어본 적 있나요? – QUIET 23 김영현 작가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08.2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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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제품 하나를 만들어도 자연을 생각해요

[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가죽공예’가 보편화되면서 이를 취미생활로 가지는 이들이 많다. 한땀한땀 바느질을 하면서 지갑, 가방 등 나만의 것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고급스러운 가죽의 이미지와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실용성 때문에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착한 소비’가 인기를 끌면서 친환경 제품을 찾는 경향이 많고,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성향 때문에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아이디어 상품을 만드는 작가들도 많다. 베지터블 가죽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QUIET 23’도 그중 하나다. 친환경적인 가죽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변하는 가죽의 색, 지갑에 찍히는 탄생목과 탄생화 도장까지 개성의 나타내기에 충분하다.

QUIET 23의 가죽 지갑 / 전은지 기자
QUIET 23의 가죽 지갑 / 전은지 기자

‘베지터블 가죽’이라는 게 생소한데요.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세요

기존 가죽 제품들은 양잿물에 무두질(가죽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해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만드는 과정)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크롬과 같은 유해성분이 들어갑니다. 저희는 그런 가죽보다는 환경을 생각한 가죽으로 만들고 싶었고, 그러던 중 알게된 것이 ‘베지터블 가죽’입니다.

베지터블 가죽은 소금, 미모사, 캐슈넌 나무 같은 자연 재료로 무두질을 하며, 공정 과정에서 사용된 물은 정화소를 통해 재사용합니다. 가죽 역시 가죽을 위한 도축이 아닌, 고기를 얻고 남는 가죽을 사용하기 때문에 좀 더 자연적이죠. 재료부터 과정까지 환경을 생각한 제품이라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재료 선택도 중요하고, 어려웠을텐데, 베지터블 가죽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가죽작품 제작을 주로 하는 중에 보니, 크롬 가죽으로 만든 물건을 쉽게 쓰고 버리는 것이 좋지 않게 보였어요. 그래서 오래 쓸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었죠.

우연히 이탈리아 협회에서 베지터블 가죽 공정 과정 워크샵을 운영했는데, 여기에 학생들을 초대해서 참관할 수 있게 해줬어요. 그 과정을 직접 보니 믿음이 가고, 친환경적인 좋은 가죽을 많은 사람들이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이런 가죽으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저희는 수익의 일부를 환경단체에 기부하고 있어요.


어떤 가죽 제품을 주고 만들고 있나요

지금 현재는 카드지갑, 반지갑, 파우치, 스트랩, DIY 키트를 만들고 있어요. DIY 키트는 원데이 클래스에서도 사용하고,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매하기도 했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키트는 매뉴얼이나 유튜브 영상을 보고 만들 수 있어요.

크라우드 펀딩으로 탄생한 가죽 지갑 키트. 탄생화 도장이 함께 들어있다 / 전은지 기자
크라우드 펀딩으로 탄생한 가죽 지갑 키트. 탄생화 도장이 함께 들어있다 / 전은지 기자
키트 포장도 정성이 가득 담겨있다 / 전은지 기자
키트 포장도 정성이 가득 담겨있다 / 전은지 기자

‘QUIET 23’이라는 이름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작품 제작을 주로 하고, 함께 일하는 친구는 브랜딩을 해요. 둘 다 성격이 차분하고 조용한 편이라 ‘콰이어트’를 썼어요. 또, 가죽공예를 해보고 싶지만 원데이 클래스에 부담을 가지는 분들을 위해, 집이나 카페 등에서도 혼자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다는 의미도 담겨있죠. ‘23’은 친구가 좋아하는 숫자인데, 2와 3은 소수라서 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눠지는 숫자죠. 혼자서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가 고스란히 담긴 이름이 ‘콰이어트 23’입니다.

이름 때문인지 몰라도, 저희 키트를 사용하시는 분들도 성향이 비슷해요. 정말 후기만을 위한 사진을 찍고, SNS 계정도 없는 분들도 많구요. 이름은 콰이어트 23이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 여러 성향의 분들을 만나는 일은 즐겁고 활력소를 주는 것 같아요.


다시 제품 이야기로 넘어올게요. 콰이어트 23의 가죽 제품이 가지는 장점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사람들이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 2030 젊은 여성들의 취향을 저격한다는 것, ‘나만의 것’이라는 아이덴티티가 명확하다는 것을 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가죽공예를 누구나 쉽게 접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DIY 키트를 만들었고, 실제 사용해보신 분들도 영상 없이 매뉴얼만 보고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가죽공예는 다양한 도구가 필요한데 키트만 구매하면 어디서든 작업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게 장점이예요.

베지터블 가죽이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색이 점점 변해요. 길들여져서 손때가 묻는다고 할까요? 사용감에 따라 천천히 변하는 색 또한 그 사람만의 물건임을 표현하는 의미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사용감에 따라 색이 변한 모습. 베지터블 가죽의 매력이다 / 전은지 기자
사용감에 따라 색이 변한 모습. 베지터블 가죽의 매력이다 / 전은지 기자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큰 차별성은 제품에 찍히는 탄생화, 탄생목 스탬프 같은데요

나만의 것이라는 의미를 더할 수 있는 부분이예요.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 친구가 제안한 건데, 2030 젊은 여성분들도 좋아하는 부분이죠. ‘도장’은 찍는 재미에 어른이든 아이든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자신이 태어난 날을 상징하는 탄생화나 탄생목을 몸에 지니면 불행을 막고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좋은 것 같아요. 자체의 이미지 역시 자연, 환경과도 연결되니 콰이어트 23이 추구하는 친환경과도 잘 어울리고요.


공예 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는다면

작품만 만들다가, 이를 상품화 시키면서 대량 생산이 필요했고, 그에 따른 비용과 시간도 많이 들었죠. 그래서 지원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는데, 처음 해보는 것들이라 사업계획서는 어떻게 써야하는지 등등에 있어 친구와 함께 고생을 하긴 했어요. 그렇게 노력하니 펀딩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서 ‘콰이어트 23’을 브랜딩 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됐어요. 사업이란 게 참 어려워요. 한번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하고 그에 따른 시간과 비용도 필요하니까요.


가장 애착 가는 작품은 어떤 걸까요

개인적으로는 작업한 작품 중에서는 종이접기 기반으로 모양이 변형되는 가방이 있는데 그걸 시작으로 작품활동을 하게 돼서 기억에 남아요. 콰이어트 23 제품 중에는 펀딩했던 키트가 다양한 반응을 얻을 수 있어서 기억에 남죠. 작품은 소수를 위한 것이고, 키트는 대중적인 제품이기 때문에 따로따로 애착이 가요.

콰이어트 23의 디자인 중 핵심인 탄생화, 탄생목 스탬프 / QUIET 23 인스타그램 (@_quiet23)
콰이어트 23의 디자인 중 핵심인 탄생화, 탄생목 스탬프 / QUIET 23 인스타그램 (@_quiet23)

이런 가죽 제품을 만들고 사용할 때 조심해야 할 팁을 알려준다면

베지터블 가죽이라는 천연 소재로 가공된 제품이기 때문에 주름이나 얼룩, 상처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오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주시는 게 오래 쓰는 방법입니다.

혹시나 물에 젖거나 액체가 묻었을 때는 마른 천이나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해주시고,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말려주시면 됩니다. 먼지가 묻었을 경우에는 마른 수건이나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주시면 되고요. 가죽은 온도나 습도에 약하기 때문에 제품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온도, 습도가 높은 곳은 피해주세요.


앞으로 콰이어트 23이 만들고 싶은 작품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은 지갑, 파우치 등으로 한정적인데 좀 더 확장해서 가방까지 만들고 싶어요. 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큰 목표가 있다면,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것이겠죠.

최근에는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최근 개발한 것이 채소주머니예요. 요즘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일회용 비닐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그를 줄일 수 있도록 채소를 담는 주머니 만드는 거죠. 강화도 특산품인 강화소창으로 만든 다회용 주머니를 봤어요. 소창은 생리대, 마스크 등에서 사용되는 소재인데, 물기 흡수도 빠르고, 건조도 빠른 원단이예요. 세균 번식도 적어서 위생적이죠. 이런 친환경 재료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을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 기자 코멘트

우연히 접하게 된 콰이어트 23은 이름부터 제품까지 만드는 이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조용하지만 그 제품이 갖고 있는 ‘친환경’이라는 힘은 시냇물이 모여 한 줄기 강물이 되는 듯한 파급력이 느껴졌다. 또한, 친환경이라는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간결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을 흡수하는 아름다움 또한 갖추고 있었다. 핸드메이드란 취미이자, 직업, 경제적 기반이라는 김영현 작가.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한다면 느리지만 하나의 브랜딩을 만들어내는 정성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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