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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종이, 전통을 만나 새싹을 피우는 ‘정원’이 된다 – 협동조합 온리 김명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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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종이, 전통을 만나 새싹을 피우는 ‘정원’이 된다 – 협동조합 온리 김명진 대표
  • 전은지 기자
  • 승인 2020.08.14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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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전은지 기자]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순간 버리면 끝이지만, 종이나 플라스틱 등은 재활용을 통해 새로운 제품이 되기도 한다. 쓰레기도 아이디어와 만나면 그 순간부터 쓰레기가 아닌 것이다. 협동조합 온리(COOP. ONRE)의 아이디어가 그랬다.

협동조합 온리(COOP. ONRE) 김명진 대표 / 전은지 기자
협동조합 온리(COOP. ONRE) 김명진 대표 / 전은지 기자

사무실에서 버리는 파쇄종이를 전통 한지제작방식을 활용해 되살리는 동시에 씨앗 수경재배 기술을 더해 새싹을 키울 수 있는 수제씨앗카드 ‘종이정원’이 바로 그것. 특히, 이 카드가 더 독특한 것은 지역사회와 함께 만드는 수공예품이라는 점이다. 카드에 인쇄되는 문구나 그림 등은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담고 있으며, 카드 제작에는 어려운 이웃이 참여하도록 해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업사이클링을 통해 환경을 보호함은 물론, 한지라는 전주 지역 고유의 문화를 살리면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이들의 모습은 ‘버려지는 종이, 생명을 품다’이라는 문구로 표현하기에 충분했다.


협동조합 온리에 대해서 소개부탁드려요

저희는 2012년부터 시작된 사회적기업, 소셜벤처로 지역고유의 가치와 환경, 전통을 보존하고 이웃을 생각하는 활동으로 지역공동체와 문화의 되살림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역에는 경제적 대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사람들 스스로 지역자산을 창조하도록 돕습니다. 지속가능한 선순환의 지역 공동체 대안기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수제씨앗카드 ‘종이정원’ / 전은지 기자
수제씨앗카드 ‘종이정원’ / 전은지 기자

파쇄종이를 활용한 업사이클링이라는 점이 특징인데요. 이 같은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건가요

서울에서 아름다운가게 에코파트, 업사이클링 제품 생산 등 현장에서 일하면서 관심이 많았고, 관련 시민사회 활동을 하다가 버려지는 사무실 파쇄종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파쇄종이가 천문학적인 양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전주에서 관련 활동을 이어가면서 전통한지에 대해 알게됐고, 한지와 파쇄종이를 같이 갈아서 만드는 업사이클링 씨드페이퍼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해서 제품으로 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 / 협동조합 온리 브로셔
카드가 만들어지는 과정 / 협동조합 온리 브로셔

‘종이정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파쇄종이와 한지, 신문지, 박스 등 자투리 종이를 함께 갈아서 전통방식을 활용해 만듭니다. 그러다보니 카드마다 색상과 무늬가 다 다릅니다. 과정의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진행되어 한 장의 카드를 만드는 데 약 3주의 시간이 걸립니다. 카드에 인쇄되는 캘리그라피, 그림 작품 등은 친환경 특수잉크로 인쇄된 것이라 물에 지워지지 않고, 독성 냄새도 없습니다.



들어있는 씨앗 종류는 어떤 것이 있나요

카드에는 자운영, 브로콜리, 청경채, 적콜라비, 겨자 등 5종의 씨앗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계속해서 지역 농과대학과 협업해 현재는 100여종 정도 제품적합화 종자를 연구개발한 상태입니다. 수출도 하고 있어서, 그에 범용적인 씨앗을 연구개발하고 있고, 그래서 새싹채소 위주로 씨앗을 골랐습니다.

 

어떤 원리로 새싹이 자라게 되나요? 종이정원 키우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씨앗 수경재배 방식으로 키우는 방법은 굉장히 간편합니다. 마르지 않게 잘 유지해주면 되는데요. 씨앗이 있는 부분을 살짝 접어서 틈을 낸 후에, 그릇에 놓고 종이 전체가 물티슈 정도로 젖을 정도로 물에 적신 뒤, 그늘에 두면 됩니다. 2~3일 정도 되면 부풀어오르면서 발아가 시작되고, 약 3~6개월 10~15cm 크기로 접시에서 키워주면 됩니다. 그 후에 언제든지 흙이나 화분으로 옮겨 심어주면 꽃도 핍니다.



특별히 키우면서 주의할 점이 있나요

아기를 키우듯 반려식물이라고 생각하시고 온도와 습도를 적당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물을 많이, 자주 주게 되면 종이가 빨리 썩어서 새싹이 발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티슈로 덮어주고 마르지 않을 정도로 조절해주면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습니다. 상온인 곳에서 그늘에 두고 수분을 조절해 주세요.

카드에서 자라난 새싹 / 전은지 기자
카드에서 자라난 새싹 / 전은지 기자
카드에 들어가는 씨앗과 파쇄종이 / 전은지 기자
카드에 들어가는 씨앗과 파쇄종이 / 전은지 기자
카드에서 씨앗이 들어있는 부분 / 전은지 기자
카드에서 씨앗이 들어있는 부분 / 전은지 기자

이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할 때는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연구개발에 직접 참여하면서, 생산 공정 부분에서 조금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지역사회 이웃들과 함께하는 기업이다보니, 몸이 불편하신 분들, 경제적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이 한 명의 장인으로서 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참여를 더욱 대중화할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카드의 모습 / 전은지 기자
다양한 카드의 모습 / 전은지 기자
다양한 카드의 모습 / 전은지 기자
다양한 카드의 모습 / 전은지 기자

앞으로 발전해 나갈 협동조합 온리의 미래가 궁금합니다

저희가 일하는 자체가 기존의 방식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새로 만들어가는 것이 큽니다. 그래서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파쇄종이 문제를 해결하는 등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 핸드메이드의 역할에 공감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함께 만드시는 장인 분들이 느끼는 보람도 좋습니다. 저희 종이정원도 친환경 문화수공예품으로서 구매하는 분들의 축하의 마음을 전하는 매개체로서 더욱 노력할 겁니다.

 

- 기자코멘트

협동조합 온리의 수제씨앗카드는 환경을 되살린다는 그 가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정성이 담긴 그야말로 핸드메이드의 집합체였다. 그래서인지 협동조합 온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본기자는 식물을 잘 못 키우는데, 종이정원은 한번쯤 도전해봐야겠다. 새싹만 틔워도 성공일듯하지만, 이 카드를 만든 분들의 손을 떠올리며 꽃까지 피워보고 싶다. 그래야 진정한 핸드메이드의 완성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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