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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 비싼 돌들, 중국의 4대 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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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 비싼 돌들, 중국의 4대 명석
  • 김강호 기자
  • 승인 2020.08.19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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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귀하게 여긴 4대 명석, '수산석, 청전석, 창화석, 파림석'
어떤 특징이 있을까?
1.중국 기암괴석 경매 제공
전황석 / 기암괴석(奇岩怪石)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지난 2011년, 중국 난징에서 열린 기암괴석 경매에서 돌덩이 하나가 무려 580만 위안(약 9억 9600만 원)에 낙찰된 적이 있었다. 우리 돈 10억이면 난징의 웬만한 아파트 2~3채를 살 수 있는 돈이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돌덩이가 이 정도로 비쌀까?

그런데 돌덩이가 뭔가 심상치 않다. 평범한 돌덩이라기에는 너무나 샛노란 것이 귀한 보석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돌은 바로 전황석(田黃石)으로 예로부터 중국에서 귀하게 여겨진 돌이다. 굉장히 아름답고 영롱한 기운이 느껴진다. 하지만 다시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아무리 귀한 돌이라도 하더라도 10억이나 되는 이유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전각 만들기 /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전각 만들기 /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부용석(rose quarts)를 조각해 만든 그릇 / 위키피디아
부용석(rose quarts)를 조각해 만든 그릇 / 위키피디아

중국인의 돌 사랑, 전각을 만드는 4대 명석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돌을 좋아했다. 돌이 여러 가지 좋은 기운을 내고 악귀를 내쫓으며, 복을 가져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그래서 돈을 들여가며 귀한 돌을 수집하는 경우도 많다. 옛날 송나라 황제 휘종도 진귀한 돌을 모으는 것에 재미를 붙였는데, 그것이 너무 심해 정사를 돌보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돌을 조각해서 주로 도장(인장)을 만들었다. 이 전각 공예(Art of Seal Engraving)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세계적인 가치가 있는 유산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토양은 주로 화강암 위주로 이루어져, 인장을 만드는 데에 적합한 전각석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에서 가장 전각 공예가 발달했다.

전각석 중에도 중국인들이 가장 귀하게 여긴 4대 명석이 있다. 바로 수산석, 청전석, 창화석, 파림석이다. 아까 언급한 전황석은 4대 명석 중에 수산석(壽山石)에 속한다. 수산석은 중국 푸젠성(복건)에서 생산된다. 종류만 110여 개에 이르는데, 이 중에는 부용석(芙蓉石)도 유명하다.

부용석은 그 뜻이 연꽃을 의미하는데, 색도 연한 분홍색에 가깝다. 부드럽고 윤기가 있으며, 은은한 색깔이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부용석은 당나라와 송나라, 명나라 때까지 왕실과 귀족들이 인장이나 공예품을 만드는 전각석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명나라 후기부터 전황석이 발견되었고, 곧 이 전황석이 부용석 등 다른 돌을 제치고 가장 뛰어난 최상급 돌의 대우를 받게 된다.
 

18세기 전황석 인장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 위키피디아
18세기 전황석 인장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 위키피디아

금보다 비싼 노란 돌, 전황석

수산석 중 가장 으뜸인 전황석은 푸젠성 민허우에 있는 서우산의 계곡에서만 생산된다. 전황석은 '돌의 황제'라는 뜻의 중화 석제라고도 부른다. 채취량이 아주 적기 때문에 황금보다도 희소한 것이다. 요즘은 또 모조품도 많아 아주 엄밀한 전문가의 감정이 이뤄진다고 한다.

중국에는 '황금이득 전황난구(黃金易得, 田黃難求)'라는 옛말도 있는데, 이는 황금을 얻기는 쉬워도 전황석을 얻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수가 적기 때문에 황금보다 가치 있는 돌이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그 이유는 바로 전황석 특유의 색깔 덕분이다. 노란색이 바로 중국 황제만이 사용한 색이었기 때문이다.(그리고 그다음으로 귀한 것은 붉은색이다)

아주 진한 노란색 금빛을 내뿜는 전황석은 덕분에 황제만이 사용할 수 있는 돌이 되었다. 전황석은 중국 황제의 인장(도장)을 만드는 데에 쓰였다. 특히 청나라 황제 건륭제가 전황석을 좋아했다고 한다. 어느 날 건륭제가 잠을 자다가 꿈에서 옥황상제에게 복수전(福壽田)이라고 쓴 황금 도장을 받았다. 복수전은 복건, 수산, 전황의 앞 글자이다. 이후 건륭제는 매년 1월 1일 천단에 지내는 제사상 한가운데 색이 좋은 전황석을 놓았다.

전황석은 그램 단위로 시세가 정해져 있고 작품에 따라 순금보다 수십 배에서 몇천 배까지 더 비싸다. 2011년 난징 경매에서 팔린 전황석은 높이 17cm이며 무게 1560g이다. 또한 당나라 문인인 가도의 시를 그림으로 그린 '송하문동자도'가 새겨져 더욱 가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전석 / 위키피디아
청전석 / 위키피디아

연한 녹색의 청전석, 붉은 창화석, 몽골의 파림석

청전석(青田石)은 절강성(저장)의 청전(칭텐현)에서 출토되는 전각석이다. 회색 빛깔이 섞인 듯한 연한 녹색을 띠고 있다. 주로 귀족들의 도장, 돌 조각품, 공예품을 만드는 데에 사용됐다. 명나라 시대에는 황실의 어보를 제작하는 데에 사용할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돌을 깎을 때 탄력 있고 튀는듯한 독특한 느낌이 난다고 한다.
 

청나라 계혈석 인장 / 위키피디아
청나라 계혈석 인장 / 위키피디아

창화석(昌化石)은 저장성 창화진(현재의 항저우)에서 나오는 돌이다. 반투명한 황색도 있지만 붉은 창화계혈석(昌化鷄血石)이 가장 인기 있다. 창화계혈석은 수천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것으로 창화진 서쪽 50km에 위치한 위옌산에서 나온다. 계혈석은 석회암의 일종으로 붉은 황화수은인 진사(辰沙)가 들어있다.

계혈석이라는 이름은 마치 닭의 핏빛 같다고 하여 지어진 것이다. 다른 돌도 마찬가지지만 계혈석은 불순물이 없고 붉은 진사 함량이 높을수록 색이 진해져 더욱 높은 가치를 가졌다. 노란 창화석은 황실에서만 사용했으나, 계혈석은 귀족들도 좋아하는 전각석으로 크게 인기를 누렸다. 인장뿐만 아니라 인장의 인주, 안료, 장신구 등을 만드는 데에도 쓰였다.
 

파림석 인장 / 위키피디아
파림석 인장 / 위키피디아

파림석(巴林石)은 중국 내몽골 자치구의 파림우기라는 지역에서 출토된다. 연한 녹색, 우윳빛 백색, 황색, 붉은색 등 색깔이 다양하다. 하지만 파림석은 색깔은 다양해도 윤기가 흐르고 부드러운 촉감, 따뜻한 빛깔, 곱고 섬세한 입자가 뭉쳐 응집된 성질을 가졌다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이제는 상당수의 명석들을 중산층도 구매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들 명석들을 대량으로 채굴하고 있다. 그만큼 이들 돌에 대한 대중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물론 전황석이나 계혈석 등 아직도 고가에 거래되는 돌도 많다. 특히 전황석은 현재 매장량이 거의 고갈 돼 가격이 더욱 비싸지고 있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예나 지금이나 그림의 떡과 같다.

하지만 전황석이 아니더라도 매력 있는 돌은 많다. 예쁜 자연석을 모으고 즐기는 활동을 수석(壽石)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이 특히 수석을 좋아하지만, 한국과 일본 혹은 서양에서도 이런 취미를 가진 사람이 많다. 자연상태의 돌을 모으는 것도 좋고, 이 진귀한 돌을 조각해서 만든 다양한 물건들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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