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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근원', 씨앗의 다양한 활용과 종자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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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근원', 씨앗의 다양한 활용과 종자산업
  • 김강호 기자
  • 승인 2020.08.18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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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씨 / 픽사베이
민들레씨 / 픽사베이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씨앗(seed)은 온갖 식물이 자라나는 토대가 되는 기본 물질이다. 마치 동물이 알에서 태어나는 것처럼 모든 식물은 씨에서 탄생한다. 이 씨를 흙에 심고 양분을 주면 싹이 트고 무럭무럭 자라나서 다시 잎과 열매, 씨를 맺는다. 자연의 이치는 정말 경이롭다.

씨앗은 안쪽에 배와 배젖이 있고, 이것을 씨껍질이 감싸고 있는 형태이다. 배는 적당한 환경이 갖춰지면 발아돼서 식물체가 되고, 배젖은 이 배에 양분을 공급하는 저장 공간 역할을 한다. 물론 배젖 대신 떡잎에 양분을 저장하는 무배유 종자도 있으며, 씨앗의 크기와 형태, 번식방법 역시 다양하다.

과육보다 씨앗이 좋다, '씨앗푸드'

보통 우리는 씨앗을 심어 식물을 가꾸고 이후에 자란 식물의 열매나 줄기, 잎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 씨앗 자체도 다양한 식용과 약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마치 알에서 태어난 병아리를 닭으로 키우지만, 알 자체도 훌륭한 식품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먹을 수 있는 씨앗은 '씨앗푸드'라고 하며 그 종류가 다양하다.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 중에 의외로 씨앗 형태가 많다. 한국인의 주식인 쌀, 보리, 깨, 옥수수 등 각종 곡물도 열매가 아니다. 씨앗이다. 커피도 열매가 아닌 커피의 씨앗인 생두를 가공해서 만든 것이다. 아몬드, 호두 같은 견과류도 전부 씨앗이다.

이것들은 열매가 없거나, 있어도 과육이 부족하여 씨가 더 유용하다. 물론 커피나무 열매의 경우에는 나름대로 과육이 있고 맛도 있다. 단지 커피는 커피 씨앗의 역할이 너무나 압도적일 뿐이다. 씨앗은 그 자체에 포함된 영양성분이 풍부하기에, 씨앗을 감싸는 과일의 살인 과육을 뛰어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양한 식용 씨앗들 / 픽사베이
다양한 식용 씨앗들 / 픽사베이

먹지 않는 씨앗도 이제는 버리지 말자

우리가 잘 아는 과일들은 과일만 먹고 씨앗을 그냥 버리는 경우도 많다. 더위를 가시게 하는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도 우리는 과육만 먹고 씨앗을 뱉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수박씨에 단백질과 지질,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고 다양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수박을 먹을 때 씨도 씹어먹으면 좋다.

너무 딱딱해서 먹기가 불편하다면, 수박씨를 따로 모아서 말린 다음에 프라이팬에 볶고 이것을 가루를 내서 이용해도 좋다. 중국에서는 수박씨를 간식으로 즐겨먹거나 다양한 전채 요리에도 사용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수박씨에서 기름을 짜서 식용유로 사용하기도 한다.

포도씨 역시 포도와 함께 먹으면, 지방세포 축적, 당뇨병, 대장암 등을 예방하고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다만 너무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면 소화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미 시중에는 포도씨를 더 간편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포도씨유 제품이 많이 나와 있다.

이 밖에도 대마씨, 아마씨, 석류씨, 호박씨 등 원래는 잘 먹지 않던 씨앗들이 최근 연구결과에서 많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요즘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들 씨앗 추출물로 오일을 만들거나, 다양한 식품과 화장품 원료로도 사용된다. 특히 린넨섬유의 소재로 잘 알려진 아마의 씨는 기존엔 독성이 있어 먹지 못했으나, 기술의 발전으로 독성을 없앨 수 있게 되었다.
 

아보카도 씨앗을 조각한 숲의 정령 출처 / 인스타 avocadostonefaces
아보카도 씨앗을 조각한 숲의 정령 / 인스타 avocadostonefaces

아보카도 열매는 가운데에 탁구공만 한 큰 씨앗이 있다. 아보카도 씨앗의 활용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많다. 다양한 연구에서 아보카도 씨앗에 유용한 여러 성분이 들어있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씨앗을 가루로 내어 요리에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아보카도 협의회'에서는 2016년에 아보카도 씨앗의 안전성에 대해서 확실히 규명된 것이 아니니 섭취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식품으로서는 아직 논란이 있으나, 이 아보카도 씨앗을 조각하는 예술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잔 캠벨(Jan Campbell)이라는 아일랜드 여성은 버려지는 아보카도 씨앗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예술로서의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씨앗을 섬세하게 조각해서 '숲의 정령' 등 멋진 작품을 만들어 호응을 얻었고 현재 판매도 하고 있다.
 

제주도 특산품으로 알려진 한라봉은 사실 1972년 일본에서 처음 개량한 종이다 / 픽사베이
제주도 특산품으로 알려진 한라봉은 사실 1972년 일본에서 처음 개발한 종이다 / 픽사베이

식량안보에 가장 중요한 기술, 종자산업

씨앗은 종자(種子)라고도 불린다. 씨앗이 만물의 근원이며, 거의 모든 식량을 관장하는 만큼, 고품질의 종자 기술 확보는 농축산업에서 아주 중요하다. 식량은 인간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것이다. 우수한 종자를 보유한 나라에서 그래서 정치적 용도로 식량을 활용하는 '식량의 무기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한 유기농과 웰빙 바람, 기술의 발전으로 농산물은 식량 외에도 화장품, 의약품, 생활용품 등 아주 다양한 산업에 이용하게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쓰는 종자 대부분이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대부분이 일본산이여서 적자가 심각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은 1억 2675만 달러(1500억 원)의 종자를 수입했다. 이는 수출 규모 5230만 달러(약 619억 원)의 2.4배에 이른다.

그리하여 정부 차원에서 종자산업의 독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제는 조금씩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7년 동안 10년 동안 씨앗 또는 씨앗 추출물의 의약용 특허 출원이 609건에 달했다고 한다. 대부분 특허는 씨앗 추출물을 포함하는 약학 조성물, 씨앗 유래 화합물, 씨앗 유래 화합물의 추출 방법 등이다.
 

대마초와 대마씨(햄프씨드) / 픽사베이
대마초와 대마씨(햄프씨드) / 픽사베이

특히 이 중에는 3대 슈퍼 씨앗이라 불리는 햄프씨드(대마), 아마씨, 치아씨드(꿀풀과 식물인 치아씨)와 관련된 것이 늘어 향후에도 다양한 의약품 연구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에서도 대마씨는 관절염, 동맥경화, 발모 관련 의약 용도에서 출원이 되었다. 줄기는 삼베옷을 만드는 섬유, 잎 역시 의료용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대마산업은 미래에 중요한 산업으로 각광받는다.

농산물을 새롭게 가공하거나, 신품종을 개발하는 등 농촌융복합산업은 이렇게 21세기 가장 떠오르는 산업이 되었다. 앞으로 우리의 노력에 따라 우수하고 다양한 기능을 가진 다양한 종자를 확보하고, 윤택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상에서도 쉽게 지나쳐버린 다양한 씨앗들을 활용해봐도 좋을 것이다. 작은 씨앗은 여러 요리에 뿌려봐도 좋고, 큰 것은 가루를 내어 요리에 활용해도 좋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러한 작은 쓰임도 우리의 식생활과 건강에 새로운 활력을 찾아줄지도 모른다. 이렇듯 씨앗은 일상생활에서 고부가가치를 가져다주는 최첨단의 과학까지 모든 부분에서 함께 하며 인류와 자연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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