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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의 종류도 여러 가지, 어떤 차를 골라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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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의 종류도 여러 가지, 어떤 차를 골라야 할까
  • 김강호 기자
  • 승인 2020.08.1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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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입문자를 위한 친절한 차 가이드, 말차와 가루녹차는 다르다?
알면 알수록 다양한 차의 세계, 나에게 맞는 차는
가루를 탄 녹차 / 픽사베이
가루를 탄 녹차 / 픽사베이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커피 대신 몸에 좋은 차를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

커피는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기호식품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잔, 식후에도 한 잔, 이외에도 수시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많다. 한국인은 하루 평균 1~2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하지만 지나친 커피 섭취는 역류성 식도염, 치아 착색, 카페인 과다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그래서인지 커피 대신 차를 마시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여기서 차가 어떤 차를 말하는 것이냐고 할 수 있다. 차도 종류가 다양하다. 어쩌면 물에 재료를 우려낸 음료 모두를 차라고 부를 수 있기에 커피도 차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처음 커피가 들어온 구한말에는 사람들이 커피를 가배차(咖啡茶)라고 불렀으니 말이다.

하지만 보통 우리가 아는 차라고 하면 차나무의 어린잎으로 만든 음료인 차(茶, cha)를 떠올릴 것이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마시는 차도 이들 찻잎으로 만든 녹차나 홍차이다. 

녹차는 세계의 수많은 권위 있는 기관이 선정하는 '슈퍼푸드'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다. 녹차에도 물론 카페인이 있다고 하지만 커피에 있는 카페인과 조금 다른 성분이다. 또한 함량도 적고 녹차에 든 카테킨 등 다른 성분의 방해로 흡수 속도도 느리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도 녹차를 즐길 수 있는 이유이다.
 

공장에서 만든 엽차 티백
공장에서 만든 엽차 티백 / 퍼블릭 도메인

녹차 고르기, 우려먹는 티백보다는 가루로 마셔라

이 정도로 알아봤다면, 차를 좀 마셔볼까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이다. 차는 물 대용으로도 마시면 되므로, 간편하고 부담이 없다. 보통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현미녹차'이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미녹차는 현미와 녹차를 섞은 것이며 녹차보다는 현미 비율이 더 높다.

아쉽지만 현미녹차는 녹차 비율이 낮기 때문에 그만큼 녹차 성분을 많이 섭취할 수 없다. 물론 녹차 특유의 씁쓸한 맛을 잡기 위해 현미를 넣은 것이라고 하며, 현미도 여러 가지로 효능이 있다. 또한 녹차 카페인조차도 민감한 체질도 있기에 이런 사람들은 현미녹차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온전한 녹차를 마시고 싶다면 좀 더 가격이 나가더라도 100% 녹차를 구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알아야 점이 하나 더 있다. 보통 우리가 마시는 녹차는 찻잎을 물에 우려내서 마시는 침출차이다. 침출차는 엽차(綠茶)라고도 부르는데,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방법이다. 요즘 시제품은 공장에서 만드는 티백 형태로 나온다.

하지만 차를 마시는 방법은 엽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찻잎을 가루 내서 직접 물에 타 마시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이 방법이 녹차 성분을 더 제대로 섭취할 수 있게 해준다. 사실 잎을 물에 우려서 그 물만 마시는 것보다 잎 자체를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침출차는 가루녹차에 비하면 성분 섭취가 30%~50%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울러 찻잎의 섬유소와 다양한 불용성 영양소도 섭취할 수 없다. 그리고 찻잎이 든 티백이 남기 때문에 처리하기 번거롭기도 하다. 맛 역시 찻잎 특유의 진하고 깊은 맛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말차가루 / 픽사베이
말차가루 / 픽사베이

말차는 다른 가루녹차와는 다르다?

그렇다면 이왕이면 직접 가루를 탄 녹차를 마셔볼 생각이 들 것이다. 물론 침출차보다 가루녹차가 더 비싸다. 그런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내 먹는 엽차와 비교해 가루를 타는 차를 말차(抹茶)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말차는 다른 일반적인 가루녹차와는 다르다.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은데, 말차는 더 특별한 공정이 들어간다. 다른 일반적인 가루녹차는 찻잎을 수확해서 찌고 가열하여 수분을 날린다. 그리고 비비고 말리면서 가루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말차는 이뿐만 아니라 찻잎을 수확하기 15~20일 전에 차나무 위에 덮개를 씌워 햇빛을 차단한다.

여기에는 재밌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식물은 광합성을 한다. 그렇기에 햇빛을 차단하면 당연히 차 나무의 광합성도 줄어든다. 식물은 엽록소에서 햇빛을 흡수하여 이를 에너지로 광합성한다. 하지만 빛이 줄어들면 에너지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엽록소 자체를 늘린다. 엽록소가 늘어나면 잎의 두께는 얇아지고 면적은 커지며 초록색이 더 진해진다.

엽록소가 늘어나면 성분도 달라진다. 떫은맛을 내는 카테킨은 줄어들고 씁쓸한 맛을 내는 카페인과 감칠맛을 내는 테아닌, 아미노산이 증가한다. 이러한 말차 재배를 '차광재배 방법'이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가루를 낼 때에도 입맥을 제거하고 여린 잎만을 모아 맷돌 등에 가는 등 더 심혈을 기울인다.

덕분에 말차는 다른 가루녹차보다 입자가 곱고 부드러우며 맛도 좋다. 공정이 더 많이 들어가니 당연히 가격도 비쌀 것이다. 하지만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카테킨을 더 섭취하고 싶은 사람은 일반 가루녹차를 마시는 것이 좋을 수 있다. 시중에 파는 시제품을 고를 때에는 말차와 가루녹차를 잘 구분해서 구입해야 한다.
 

제주도 오설록 티뮤지엄의 차밭 /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제주도 오설록 티뮤지엄의 차밭 /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무형문화재 '제다', 전통 녹차 제조 비법

한국, 중국, 일본에서는 아주 예전부터 차를 마셔왔다. 현대인들이 커피를 아무리 좋아한다 해도 차를 마셔온 역사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민망할 정도이다. 하지만 오늘날 일본은 여전히 가루녹차를 마시는 데에 반해, 중국과 우리나라의 차는 침출차가 대부분이다.

원래는 한국과 중국도 말차를 마셨다. 그러나 한국은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으로 인해 차 문화 자체가 명맥이 많이 끊겼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상대적으로 간편하고 만들기 쉬운 엽차가 퍼져 나갔다. 중국은 명나라 태조가 말차 제조가 너무 번거롭고 사치스럽다는 이유로 금지시켰고 결국 대량생산된 엽차가 성행했다고 한다.

가루녹차와 말차는 찻잎을 온전하게 즐기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손이 많이 가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가격도 비싸지만, 그만큼 장인의 정성과 손길이 더 들어간 수제 명품 차라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유명한 차 브랜드는 전통적인 비법을 가진 장인들이 직접 만드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도 녹차를 비롯해 오랫동안 다양한 차를 만들어온 국가지정 차 명인들이 있다.

차를 만드는 전통적인 방법을 제다(製茶)라고 한다. 그리고 오늘날 한국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30호(2016.07.14)로 지정되어 있다. 제다는 차 나무의 잎과 싹, 줄기의 채취부터 찌기, 덖기, 발효 등의 과정을 거치고 그다음 비비기, 찧기, 압착, 건조 등 공정을 거쳐 식품으로 만든다.
 

떡차 찌는 과정 / 문화재청
떡차 찌는 과정 / 문화재청
차 덖는 과정 / 문화재청
차 덖는 과정 / 문화재청

다양한 제다 기술과 그 방법들에 대해

제다 기술은 삼국시대부터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고, 동다송(東茶頌), 다신전(茶神傳) 등 조선 후기 문헌에서도 제다법이 소개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한반도 남부 지방인 보성, 하동, 구례 등에서 주로 차를 재배했다. 그리고 이곳 지역에서 전통 기술이 보편적으로 계승되어 왔다. 그래서 따로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는 않았다.

생잎은 약간의 독성과 유해 물질이 있어 여러 과정으로 이를 중화시키고 차의 좋은 성분을 더 오래 보관해야 한다. 그리고 녹차는 잎을 따자마자 바로 가공해야 한다. 찻잎의 산화효소가 발효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발효가 되면 녹차가 아닌 홍차, 보이차로 변한다. 가공 과정에는 찌고 응축해서 떡 모양으로 만드는 '떡차(찐차)', 불로 익히는 '덖음차'가 있다.

찐차는 일본에서 많이 만드는데, 잎의 빛깔이 좋고 엽록소가 보존되지만 비릿하고 텁텁한 향이 난다. 우리나라는 덖음차를 많이 마셨다. 덖음차는 더 구수하고 향긋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덖다'는 '볶다'라는 말과 다른데, 물기가 없는 재료를 익히는 볶다와 달리 덖다는 찻잎처럼 물기가 있는 재료를 살짝 익히는 것이다.

볶음차 만드는 방법을 보면 먼저 200~300도의 고온의 가마솥에서 잎을 골고루 익힌다. 불이 너무 약하면 발효될 수 있고 너무 뜨거워도 좋지 않다. 그리고 점점 온도를 낮추며 잎이 붙지 않게 잘 섞어준다. 그다음 엽차를 마시고 싶으면 찻잎을 비비는 작업을 거친다. 잘 비벼야 세포막이 파괴되어 차를 우릴 때 다양한 성분이 쉽게 우러나올 수 있게 한다. 가루차로 마시고 싶으면 맷돌 등에 갈면 된다.
 

7. 전통엽차
전통엽차 / 픽사베이

찻잎의 나이에 따라서도 품질이 달라진다. 어린 것이 특히 좋은데, 가장 이른 봄인 청명(4월 5일)의 어린 새순으로 만든 명전차(화후차), 그보다는 좀 더 시간이 지난 곡우(양력 4월 20일~21일)에 딴 잎으로 만든 우전차(첫물차) 등이 있다. 명전차의 품질이 으뜸이며, 우전차는 그다음이고 이후의 차는 품질이 떨어진다.

지금까지 녹차의 종류와 만드는 방법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녹차 마시는 예절인 다도, 도구인 다구, 녹차를 발효해서 만든 그 외의 다른 차들까지 본다면 정말 차에 대한 것은 끝이 없을 것이다. 이 정도면 차도 학문의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차의 방대함은 그만큼 차가 얼마나 우리 역사와 문화에서 오랫동안 함께 해온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초보 차 마니아들이라면 머리 아프게 모든 것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일상에 그 흔한 녹차가 이렇게 다양한 세계가 있다는 것이 알아볼수록 흥미롭기도 하다. 일단은 침출차, 가루차, 말차의 차이라든지 시중에서 많이 먹는 녹차, 보이차, 홍차 정도만 알면 된다. 일단 가볍게 마음에 드는 차를 골라 한잔 마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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