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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땅, 통영의 향토음식••• 충무김밥과 통영꿀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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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땅, 통영의 향토음식••• 충무김밥과 통영꿀빵
  • 김강호 기자
  • 승인 2020.06.23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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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고유의 환경에 맞춰 만들어진 다양한 향토음식들
충무김밥과 통영꿀빵은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지만 원조의 맛은 통영에서만 가능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경상남도 통영시는 여러 반도와 섬들이 어우러진 '바다의 땅'이다. 예로부터 이곳에는 조선의 해군 본부인 삼도수군통제영이 있었다. 특히 통영의 한산도는 특히 이순신 장군이 통제영을 운영했으며, 그 앞바다에서는 우리 민족 사상 최고의 전투인 한산도 대첩이 벌어진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통영은 또한 '동양의 나폴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관광 도시이다. 뛰어난 경관의 섬들, 동피랑 벽화마을, 통영항 그리고 충렬사와 제승당 등 이충무공 유적지가 유명하다. 또한 예로부터 예술 도시로서도 명성이 있다. 소설가 박경리, 시인 김상옥·김춘수, 음악가 윤이상 등을 낳은 곳이며, 질 좋은 조개가 많아 이 조개로 만든 나전 칠기 공예는 통영의 아름다운 지역 특산품이었다.
 

충무김밥 / 위키피디아
충무김밥 / 위키피디아

통영의 옛 이름, 충무에서 만들어진 특별한 김밥 '충무김밥'

하지만 역시 관광을 왔으면,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는 것 같다. 통영에는 꽤 유명한 향토음식들이 있다. 김밥에 오징어무침과 깍두기를 함께 먹는 '충무김밥'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이 김밥을 서울 충무로의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원래 원조는 통영이다. 예전에는 통영이 충무로 불렸다고 한다.

김과 밥에 여러 재료를 말아 먹는 다른 김밥과는 달리 충무김밥은 오징어와 깍두기 등이 따로 나오고 이쑤시개로 꽂아 먹는 간단한 구성이다. 그래서 꼬치김밥이라고도 부른다. 매콤한 양념의 오징어 무침과 고슬고슬한 밥과 김의 조화가 매력이다.

충무김밥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이야기가 전해진다. 1945년 광복 직후, 통영의 한 뱃사람의 아내가 남편의 식사를 싸주었는데, 남편이 식사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고 뜨거운 바다의 햇볕 아래 김밥이 자꾸 쉬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가 김과 밥은 따로 싸고, 오징어무침과 무김치를 구분해서 넣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탄생했다는 설이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이곳에서 상인들이 김밥을 팔았는데, 통영의 날씨가 워낙 더워 상하는 일이 많아 고심했다. 그래서 김과 밥 외에 다른 오징어, 주꾸미, 홍합 등 잘 상하지 않는 속재료를 따로 분리해서 팔았다는 것이다.

충무김밥이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것은 80년대부터였다. 당시 막 출범한 독재권력인 신군부는 국민을 달래고자 1981년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국풍81'를 주최했다. 이 행사의 향토음식 전시회에서 어두이 할머니가 선보인 충무김밥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어두이 할머니 김밥은 현장에서 완판된 것은 물론 매스컴을 타면서 전국의 사람들이 통영을 찾아와 맛보기까지 했다.

어두이 할머니가 차린 집은 뚱보할매김밥이다. 하지만 충무김밥의 유래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고 통영 곳곳에서 자신이 원조임을 주장하는 가게가 많이 있다. 뚱보할매 김밥 외에도 한일김밥, 제일김밥, 동진김밥 등 원조를 주장하는 업체가 많으며, 모두 인지도 있는 업체이고 각각 자기만의 독특한 맛을 선보이고 있다.

사실 충무김밥은 그 레시피가 간단해서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렵지는 않다. 유튜브 영상에서도 다양한 레시피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김밥의 맛을 돋우는 양념이 중요한 만큼, 고추와 참기름, 간장, 식초 등을 적절히 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명 업체들도 자신만의 비법으로 만든 소스를 선보이기에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것은 아닌가 싶다.
 

통영꿀빵 / 위키피디아
통영꿀빵 / 위키피디아
팥앙금이 채워진 통영꿀빵 / 위키피디아
팥앙금이 채워진 통영꿀빵 / 위키피디아

통영의 달콤한 간식, 통영꿀빵

다음으로 유명한 통영의 음식은 바로 '통영 꿀빵'이다. 예전에는 통영 음식점 거리에는 충무김밥이 대부분이었으나, 이제는 통영 꿀빵 가게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꿀빵이라고 하니 달콤한 꿀맛이 저절로 떠오르지만, 사실 통영꿀빵에는 꿀이 없다. 마치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과 같달까?

통영 꿀빵은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기름에 튀긴다. 그리고 겉면에 물엿(조청)과 통깨를 바른 빵이다. 귀했던 꿀 대신 서민들이 대체재로 먹었던 감미료를 사용한 것이다. 여기서 물엿과 조청의 차이를 보자면, 조청은 곡식과 엿기름을 삭혀 만든 전통 감미료이며, 물엿은 곡물에서 인위적으로 녹말을 분리하여 당류로 분해한 것이다. 좀 더 원초적인 맛을 보고 싶다면 조청을 바른 것을 먹어야 한다.

통영 꿀빵은 1963년 고(古) 정원석 옹이 만들었다고 한다. 제빵사로 일했던 그는 미군이 배급해 주던 밀가루로 이 꿀빵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가게 이름도 없이 팔았지만 옆집의 오미사 세탁소의 이름을 따 오미사 꿀빵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통영 꿀빵 업체가 아주 많지만 이 오미사 꿀빵이 원조라고 볼 수 있다.

당시에는 별다른 달콤한 간식이 없었던 시대였기에 통영 꿀빵은 금세 인기를 누렸다. 포만감이 높아 든든하여 근방 어부와 조선업 노동자들도 식사로 애용했고, 통영의 기후에도 쉽게 상하지 않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었다. 특히 통영 시내 여학생들에게도 인기였는데, 오미사꿀빵의 이름을 지어준 것도 이들 여학생들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정원석 옹의 아들과 딸이 가업을 물려받았다. 또 요즘은 팥 대신 고구마, 콩, 밤, 녹차, 견과류 등 더 다양한 재료를 넣어보는 경우도 많다. 만드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아 전국에 다양한 업체가 있고 집에서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업체마다 맛이 다르기 때문에 이왕이면 통영을 찾아가 원조인 오미사 꿀빵을 직접 맛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백종원은 빼떼기죽을 영양은 풍부하고 칼로리는 낮은 죽으로 소개했다  / 백종원의 3대천왕 캡처
백종원은 빼떼기죽을 영양은 풍부하고 칼로리는 낮은 죽으로 소개했다 / SBS백종원의 3대천왕 캡처

통영의 다양한 향토 음식, 통영의 환경을 반영한 독특한 맛

이외에도 통영에는 특별한 향토 음식이 많다. 통영 빼떼기죽은 고구마를 끓여 만든 죽이다. 고구마를 썰어서 말리면 비틀어지는데 이 모습을 보고 경상도 지역에서 빼떼기라고 불렀다고 한다. 빼떼기는 간식으로도 먹지만 예전 가난했던 시절에는 죽을 끓여 먹는 일이 더 많았다. 그래서 이 죽은 통영의 소울푸드라고 할 수 있다.

원래 가정집에서는 빼떼기죽을 끓일 때에 고구마를 껍질째 써서 팥죽처럼 어두운 색깔이었는데, 요즘 식당에서는 껍질을 벗겼기 때문에 호박죽처럼 누런 빛깔이 낫다고 한다. 고구마를 푹 삶고 으깨고 팥과 강낭콩, 찹쌀가루 등을 함께 넣어 끓이면 완성된다.

도다리쑥국은 통영의 제철 음식이다. 통영 앞바다에는 도다리 생선이 이른 봄에 많이 잡혔다. 이때 어린 도다리들은 살이 아직 물러 회를 뜨기에 적합하지 않아 쑥과 함께 국을 끓여 먹었다고 한다. 단백질이 풍부한 도다리와 영양분이 풍부한 천연 남해안 쑥을 사용해 면역력 강화와 각종 질병 예방에 뛰어났다. 덕분에 오랫동안 보양식으로 사랑받아 왔다.
 

도다리 / 해양수산부
도다리 / 해양수산부

'뽈래기무김치'는 통영 만의 별미이다. 뽈래기는 남해안에서 잡히는 둥근 갈색의 생선인 볼락을 경상도 방언으로 부르는 말이다. 무김치를 담글 때 볼락을 함께 넣어 삭혀 만드는데, 특유의 삭힌 맛과 향이 일품이라고 한다.

여러 섬과 반도가 어우러진 통영은 독특한 환경과 마찬가지로 식문화도 이처럼 아주 다양하고 독특하다. 통영의 향토음식들은 전문 요리사 몇몇의 손에서 탄생한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통영 시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만들기도 쉽고 전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아, 사실 굳이 통영을 가지 않아도 맛보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만들기 쉬운 만큼, 만드는 사람에 따라 각자 음식은 맛이 편차가 크다. 원조를 따라갈 수 있는 음식은 없을 것 같다. 한 번쯤은 통영에 들러 통영의 유명한 관광지를 즐기는 것은 물론 통영 사람들의 삶의 지혜가 들어있는 원조 음식의 맛을 직접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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