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10-23 03:15 (금)
코로나19로 인한 수제맥주의 위기, 온라인 판매로 해결?
상태바
코로나19로 인한 수제맥주의 위기, 온라인 판매로 해결?
  • 김강호 기자
  • 승인 2020.04.08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세업체가 대부분인 수제맥주, 온라인 판매로 활로찾을 수밖에 없어
전통주만 허용된 주류 온라인 판매··· 다각도의 논의 필요해
pxfuel
pxfuel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많은 자영업자들에게 있어 매출 하락의 고통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여기에 가장 직격탄을 맞는 것은 외식 및 주류업계이다.

코로나 19 위기 속에서 주류 온라인 판매로 활로를 찾는 전통주

회식과 모임이 증발하면서 이에 의존하는 주류업의 매출도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에 주류업계는 집콕족들을 위한 온라인 판매에 조금이나마 사활을 걸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주류의 온라인 판매는 그동안 금지되어 왔다. 그 이유로는 미성년자의 접근 우려와 국민 건강, 세금 추적의 불리함 등이 꼽힌다.

다만 국가무형문화재 및 시도무형문화재, 식품명인, 농림축산식품부의 인증을 받아 지역 농산물로 만드는 양조장의 전통주의 경우에는 전통주 진흥 정책의 일환으로 2017년부터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었다. 덕분에 전통주는 상대적으로 보면 코로나 위기의 덕을 상당히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2월 동안 전통주 판매가 전년 대비 259% 증가했다고 한다. 전통주는 사실 작년 중순부터 명절과 주세법 개정, 그리고 일본 불매 운동 등을 연달아 겪으면서 선물용과 일본산 대체품으로 주목을 받아왔고, 꾸준히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었다.

또한 국세청은 이번 4월 3일부터 음식점이나 편의점 등 주류 소매업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주류를 판매하는 것을 허용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 오더 등 카페 등에서도 해온 '스마트 오더 서비스'를 적용한 것이다. 별도의 성인인증 절차를 마련하여 미성년자 접근 가능성을 줄였고, 인건비가 절감되고 주문 내역과 소비 패턴 등 데이터도 수집하여 업체들의 경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류 스마트 주문으로 주류업계는 조금이나마 매출 신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것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스마트 오더 서비스는 온라인 주문 후 오프라인 수령이기에, 완전한 온라인 주문이 아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온라인 판매 허용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오더 / 국세청
스마트 오더 / 국세청
GS25에서는 와인 매출 증대를 위한 와인 예약서비스, '와인25'를 진행하고 있다 / GS리테일
GS25에서는 와인 매출 증대를 위한 와인 예약서비스, '와인25'를 진행하고 있다 / GS리테일

온라인 판매가 절실한 수제맥주업계

특히 수제 맥주계에서는 온라인 판매가 너무나 절실하다. 마트나 편의점에 공급되는 수제 맥주는 대기업의 것이 많다. 하지만 수제맥주 업체의 대부분은 대규모 설비를 갖추지 못한 영세한 업체로 대량 납품이 어렵다. 또한 판로 개척도 이들 대기업만큼 쉽지가 않기 때문에 오프라인 판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등록된 수제맥주업체는 약 140개이며 이들이 내는 매출 규모는 약 880억 정도에 이른다. 급격히 성장해오고 있으나, 중소기업 기준상 음료 제조업은 소기업 120억 이하, 중기업은 800억 이하이라는 점에서 업체 하나하나로 따지면 소기업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이다.

수제맥주업계에서는 올해부터 주세법 개정령이 시행되면서 수제 맥주의 세금이 내려갔기에, 새로운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코로나 19라는 복병으로 인해 고사 위기를 맞았다. 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수제 맥주업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0%에서 많게는 90%까지 감소했다고 한다.

현재 주류의 온라인 판매가 가능한 국가는 미국, 영국, 체코, 캐나다, 일본, 중국 등이며 이외에도 많은 국가에서 맥주와 와인 등 도수가 낮은 일부 술의 판매를 허용한다. 이렇듯 많은 선진국에서 이미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있으며, 아까 얘기한 판매 금지 이유인 미성년자 접근과 국민 건강, 세금 추적에 대해서도 반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먼저 미성년자 주류 판매 문제는 성인 여부를 명확히 확인해야 하는 법적·제도적 문제이지, 주류 온라인 판매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담배도 궐련 등은 성인인증만 거치면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는 종류가 있는데, 유독 주류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세금 추적도 마찬가지로 계산서를 다 발행하고 있기에 제도적 개선으로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 현행 규제가 낡은 규제라는 말을 듣는 이유이다. 이렇듯 주류 온라인 판매는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으며, 특히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측에서도 꾸준히 허용을 요구했다.
 

맥주 양조시설 / pixabay
맥주 양조시설 / pixabay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온라인 판매 허용 문제, 다각도의 논의 필요

반면 '한국수퍼체인유통사업협동조합'은 온라인 판매를 반대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면 수제 맥주 양조업자는 이득이지만, 다른 중소소상공인의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 국내 주류 시장 규모는 연간 14조 원이며 이중 슈퍼마켓 40%, 편의점 33%가 차지하는 만큼,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면 이들의 매출을 저쪽으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세청은 주류 각계 이해관계가 갈리고 있으니, 다각도로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소비세과 관계자는 “관계 부처와 계속 협의하고 있으나, 업계와 시민단체 등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있다. 주류업계 내에서 영세한 주종에 우선 적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지만 일부 허용 시 그 파급효과까지 살펴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수제맥주는 기존 대기업의 몇몇 획일적인 맥주를 넘어,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수많은 선진국에서 수제맥주가 활성화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첫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 또한 그마저도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시작부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주류 온라인 판매는 양측의 이해관계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다만 경제침체가 회복될 때까지 만이라도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수제맥주업체에게 한시적 허용을 해주면서, 시범적 운영으로 보완해나가는 방법은 고려해볼만 하다. 일단 무엇보다 현재로서는 영세한 수제맥주 소상공인의 숨통을 띄워줄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그런데 온라인 판매 허용은 단순한 찬·반 만으로 끝낼 수 있는 문제라고 보지 않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신 산업 플랫폼이 생겨나고 소비 트렌드가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맞춘 업계의 전략과 정책도 당연히 변해야 한다. 그렇기에 모두의 상생과 주류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차근차근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