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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림 취향은?] 보태니컬 아트, 생명의 온도를 표현하는 법 - 이슬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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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그림 취향은?] 보태니컬 아트, 생명의 온도를 표현하는 법 - 이슬비 작가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0.02.11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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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도시의 일상에 지쳐 있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자연을 동경하게 된다. 자연물이 내뱉는 공기의 온도는 상쾌함을 선사하고 시원하며 때로는 다정하리 만치 따뜻하다. 그래서 인간은 자연물과 자신의 삶이 공존하기를 본능적으로 바란다. 집 앞에 정원을 가꾸거나 여의치 않을 땐 베란다에 화분을 들이는 행위로 휴식의 공간을 가꾼다.

최근 아주 작은 집에서도 미니 텃밭을 가꾸는 일이 종종 늘고 있다. 주거 공간의 작은 안식처로서 텃밭은 생명력을 가지고 초록빛 씨앗을 발아한다. 인테리어에 많은 관심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자신의 주거 공간과 인테리어 팁을 공유하는 플랫폼에서는 언제부터 인가 ‘미니텃밭’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그에 따른 의견을 주고받는 일이 늘어났다. 텃밭을 통해 힐링하고 화분을 가꾸며 행복을 느낀다는 후기가 많다.

초록색의 안정적인 빛깔이 마음의 휴식을 준다고 믿는 이들은 텃밭을 가꾸는 마음으로 보태니컬 아트에 빠져보는 것도 좋다. 하루하루 씩씩하게 자라나는 씨앗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긴 어렵겠지만 그림을 걸어 두고 감상하는 것만큼 간편하면서도 효과적인 힐링 법은 쉽게 발견할 수 없다.

보태니컬 아트는 그 표현법이 참 다양하다. 식물화를 뜻하는데 자연의 모습을 형상화해서 예술적으로 나타낸 그림이다. 세밀화로 자연이 가진 모습을 있는 그대로 투영하는 경우도 있으며 어떤 작품은 색감을 이용해 식물이 가진 여러 가지 뉘앙스를 느낌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슬비 작가의 그림은 자연물이 가진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의 작품은 주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식물 혹은 멸종 위기를 겪고 있는 동물의 모습을 그린다. 동식물이 가진 생명력에 대한 의도를 깊이 있게 표현하면서도 자연물이 주는 일상의 힐링을 놓치지 않았다.
 

생명의 온도, 이슬비 작가
생명의 온도, 이슬비 작가
식물의 투명함 01. 믿음의 색감, 이슬비 작가
식물의 투명함 01. 믿음의 색감, 이슬비 작가

세밀한 표현 기법보다는 색감에 중심을 두고 작품을 그려 나가는데 식물이 가진 온도를 나타내는 작업이 생각보다 더 독특한 결과물을 완성하기도 한다. 이슬비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보태니컬 아트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작가 본인이 의도하는 바가 정확하게 내재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자연적인 소재가 가진 생명력, 그 온도

이슬비 작가의 작품 활동을 살펴보면 확실히 자연적인 소재들을 주로 확인할 수 있다. 동식물의 생명력을 심도 있게 표현하고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다. 주제가 무거워지면 자칫 불친절한 그림이 될 수도 있지만 그의 그림은 자연이 인간에게 전해야 하는 메시지를 평온하고 부드럽게 전달한다.

그의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보태니컬 아트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멸종 위기의 동물들을 그림으로 남긴 작품 역시 큰 의미를 가진다. 멸종 위기라고 해서 그림 자체를 절망적으로 표현하거나 처절하게 나타내지 않는다. 그는 주제 선택만으로 감상자의 주의를 끌고 현실이 처한 문제를 환기시킨다.
 

고래상어, 이슬비 작가
고래상어, 이슬비 작가
북극곰에게, 이슬비 작가
북극곰에게, 이슬비 작가

그의 작품인 ‘고래상어’나 ‘북극곰에게’ 등을 살펴보면 언뜻 멸종을 앞둔 동물을 그렸다고 보기엔 작품 자체가 굉장히 따뜻한 성질을 띤다. 고래상어는 큰 몸집으로 깊은 심해를 유유히 고요하게 유영한다. 본디 물속이라 하면 차고 축축하다고 느끼는 일이 많지만 이 고래상어가 헤엄치고 있는 바닷속은 따뜻한 우주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몽환적인 바다의 모습이 평화롭게 느껴지기까지 하는데 이처럼 평온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잃을 수도 있다는 현실에서 감상자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특히 작가는 수채화와 아크릴을 재료로 사용하며 주제가 가진 온도를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한다. 깊은 바다의 고요함과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의 슬픔을 색감을 사용해서 뇌리에 박히도록 그려냈다.

작품 ‘북극곰에게’ 역시 지나치게 애처롭게 보이지 않도록 표현했다. 한 편의 동화를 보듯 아기자기한 감성이 돋보이며 감상자로 하여금 대상을 지키고 싶게 만드는 기분을 이끌어냈다. 작품을 보다 보면 감상자는 하얀 북극곰이 아무 걱정 없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소망하게 된다. 개체 수가 늘어나고 멸종 위기에서 벗어나길 꿈꾸게 된다.

이를 너무 슬프거나 비극적이지 않게 표현해서 거부감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점이 특별한데 작가 특유의 투명한 색감 표현은 비주얼적으로 더 강한 이끌림을 가진다.


투명한 표현으로 자연이 가진 다양한 온도를 말하다

이슬비 작가의 작품 활동은 주로 자연물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 많다. 특히 식물에서 느끼는 온도를 색감으로 나타냈다는 점이 더욱 시선을 잡아 끈다. 수채화를 사용해 색감이 가진 분위기를 민감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식물화에 대한 견해는 작가마다 다르며 그려내는 방식도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그 많은 표현 방식에서 대부분의 감상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자연의 소박한 정서와 녹색 식물에서 느끼는 안온한 평화일 것이다. 그럼 점에서 이슬비 작가의 식물화는 특별함을 가진다. 안정된 색감을 쓰기보다는 색 자체에 투명도를 더해 맑고 청량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식물의 투명함, 이슬비 작가
식물의 투명함, 이슬비 작가
잎의 인사, 이슬비 작가
잎의 인사, 이슬비 작가
식물의 온도, 이슬비 작가
식물의 온도, 이슬비 작가
그리움의 순간, 아크릴페인팅, 이슬비 작가
그리움의 순간, 아크릴페인팅, 이슬비 작가

주로 자연물을 그리기 때문에 작품 자체가 직선적인 느낌보다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곡선의 이미지가 크다. 투명하고 청량한 색감이 가진 감동이 함께 배로 어울려서 작품으로 감상자의 시선을 잡아 끈다. 투명함을 통해 자연의 신비와 그가 가진 온도를 표현하면서도 곡선의 아름다움을 더불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식물의 가치를 하나로 단정할 수 없듯 그의 그림엔 따뜻함과 차가움이 공존한다. 그는 두 온도차가 만들어 내는 결과물로 그림 속 식물이 가진 온도를 설명한다. 작가 자신이 자연물에서 느끼고 싶은 온도를 색감으로 표현하고 작품이 가진 감성이 감상자에게도 색다른 온도로 느껴 지길 희망한다. 창작가의 의도를 꼭 파악하길 바라는 것이 아닌 작품이 가진 온도가 그림을 보는 모든 이들에게 다양한 온도로서 다가가길 소망하는 것이다.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부드럽고 투명하게 표현한 덕분에 감상자는 한층 더 편안한 시선으로 그림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이슬비 작가의 그림을 주거 공간의 인테리어로서 배치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작가 특유의 촉촉한 감성이 들어가 있는 것은 물론 식물화가 주는 안정감과 평온함을 느낄 수 있어 휴식 공간에 적합하다.

그의 작품은 투명도에 따라 각양각색의 온도를 제시한다. 보태니컬 아트가 가진 자연의 생명력을 부드럽게 나타내면서도 섬세한 감성을 투명도를 활용해 전달하는 것이다. 이처럼 작가는 주제가 되는 자연물을 색다른 표현 방식으로 나타낼 때가 많다. 한 편의 수채화로 동화 같은 이야기를 전달했다면 그림의 나열과 배치에 따른 이미지 맵을 완성하기도 한다.
 

그린 허브, 이슬비 작가
그린 허브, 이슬비 작가
레드 에너지, 이슬비 작가
레드 에너지, 이슬비 작가
이슬비 작가
보라보라, 이슬비 작가

색감에 따라 이미지 맵을 그린 작품을 다수 감상할 수 있는데 언뜻 식물도감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패턴을 짜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기자기한 일러스트 이미지가 보기에도 좋으면서 일정한 주제의 그림들이 안정감 있게 나열되어 있는 것에서 감상자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하나의 레시피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그림들은 통일성을 통해서 행복을 안겨준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과일이나 채소 혹은 허브 이미지를 한데 모아서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데 잠시간 싱그러운 기분을 느끼도록 해준다.

이슬비 작가의 식물화는 직접 베란다에 작은 텃밭을 가꾸는 기분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가끔 소박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개인의 일상에 들여놓고 싶은 식물을 벽에 거는 기분으로 그림을 집안에 배치해 보는 것은 어떨까. 느림의 미학과 평온함, 생명력의 강인한 온도를 느끼는 것으로 힐링을 즐길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나의 그림 취향은?] 시리즈는 독자들이 자신의 그림 취향을 알아가는 것을 돕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의 색채가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어찌 보면 많이 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본 시리즈는 색채가 뚜렷한 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소개가 될 예정이며 작가들의 개인적인 삶보다는 작품에 집중한 기사를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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