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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디저트, 한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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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디저트, 한과 이야기
  • 윤미지 기자
  • 승인 2019.12.05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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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한국 전통의 주전부리들
과거의 한과, 지금의 한과와 얼마나 닮았나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우리는 어디서나 빵과 케이크를 손쉽게 접한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한 끼 식사라고 하려면 적어도 밥상에 두어 가지의 반찬을 올리고 뜨끈한 국과 소복하게 담긴 밥 한 그릇이 있어야 보통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침 출근길 가볍게 맛보는 토스트부터 스콘, 베이글까지 디저트 격이라 여기던 빵이 든든한 형태를 띠고 식사 한 끼를 대체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저 간식이라 여겼던 빵은 오히려 식사를 대신할 수 있을 만큼 많이 변화하고 발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통 디저트는 어떠한가. 물론 이와 유사하게 우리나라 전통 음식인 ‘떡’이 존재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많이 먹는 음식이라곤 할 수 없다. 가래떡을 예로 든다면 기다란 형태 그대로 잘 구워 꿀을 찍어 먹거나 떡국 떡의 형태로 국에 넣어 담백하게 끓여 먹기도 하는데, 최근에 가장 쉽게 떡을 접하는 경우는 한국의 고유 음식으로도 유명한 요리 ‘떡볶이’를 말할 수 있다. 쫀득한 떡에 매콤달콤한 간을 더해서 외국인들도 좋아할 정도로 유명한 음식이다. 그 외에도 달달하게 먹을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떡들이 존재한다.

떡과 함께 한국 전통 간식으로 유명한 것을 한 가지 더 꼽자면 ‘한과’가 있다. 떡은 식사대용으로나 간식으로나 여러모로 먹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한과는 기호식품에 가까워 자주 구매하진 않는다. 입이 심심할 때 주전부리처럼 맛보기 좋은 형태인데 한과는 옛날 전통 과자를 모두 일컬어 말하며 그 종류도 아주 다양하다.
 

콩고물을 묻힌 인절미도 든든한 간식 중 하나다(출처-pixabay)
콩고물을 묻힌 인절미도 든든한 간식 중 하나다(출처-pixabay)
정갈한 모양의 전통 한과(출처-pixabay)
정갈한 모양의 전통 한과(출처-pixabay)


한국의 디저트, 그 처음은 어디일까

물론 떡도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지만 가장 간식의 형태에 부합하는 것은 한과라고 볼 수 있다. 현대에 와서는 자주 접하는 음식이 아니라고 여길 수 있지만 전통 과자인 한과는 여러 형태를 띠고 있으며 그 종류가 다양함은 물론 수많은 발전을 거쳐 왔다.

우리 전통 과자에 대한 최초의 기록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삼국유사>의 김유신전에서 발견할 수 있다. 613년 신라 김유신이 고구려 첩자의 꾐에 빠져 납치를 당한 뻔 했었는데, 그를 구하기 위해 세 곳의 호국신이 여인의 모습을 하고 나타났다. 여인은 김유신에게 맛있는 과자를 대접해주며 첩자의 사실을 밝히는 것으로 위기에서 그를 구해주는데 이때 대접한 과자가 ‘과편’이라고 한다. 말린 과일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달달하면서도 새콤함이 도는 말린 과실이 우리나라 최초 과자에 대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 중국 불교의 도입과 당나라의 영향으로 차 문화가 발전하면서 다식 문화도 함께 확장됐는데 한과를 널리 먹게 된 것은 7세기 이후부터라고 볼 수 있다. 이때도 다양한 변화를 이미 거친 시기이기야 하지만 이후 우리나라에서 발전하면서 유밀과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잡는다.

유밀과는 고려 시대에 많이 먹은 과자로 지금으로 치면 약과의 모습을 하고 있다. 밀가루나 쌀가루, 찹쌀가루 등을 재료로 만들었고 기름과 엿기름, 꿀 등을 넣어 쫀득하면서도 부드럽게 녹아드는 맛으로 조리됐다. 왕이 행차할 때 고을이나 절에서 진상품으로 올리기도 했던 고급 간식이었는데, 오르는 물가와 이에 민생 안정을 위해 유밀과를 금지한 적이 있을 정도로 많이들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후에 이 유밀과는 원나라에 고려병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다양한 발전과 변화를 거친 한과, 다채로운 맛과 모양

한과는 삼국시대부터 조선 시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여러 세기를 지나며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자리를 잡았다. 크게 유과, 유밀과, 강정, 과편, 다식, 엿, 정과 등으로 꼽을 수 있는데 과거로서는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내려오던 지배계급의 음식 문화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이들 모두 고급식품에 속했다.

우리가 흔히 한과로 가장 많이 떠올리는 종류가 있다면 바로 유과와 유밀과의 종류 중 하나인 약과를 들 수 있다.
 

은은한 단맛과 담백함이 어우러진 유과는 차와 잘 어울린다(출처-pixabay)
은은한 단맛과 담백함이 어우러진 유과는 차와 잘 어울린다(출처-pixabay)


일단 유과는 멥쌀과 술로 찰떡을 쳐서 빚은 것을 한입 크기로 나누고 말린 다음 뜨거운 기름에 튀기며 조리한다. 그 위에 조청을 발라 쌀 튀밥 등을 굴려 완성하는데 본래 속은 촘촘하게 실처럼 엉겨서 채워져 있고 바삭한 식감을 맛볼 수 있다. 대량 생산한 유과의 경우 비어 있기도 하다.
 

유밀과는 달달한 맛이 깊숙하게 배어들어 있다. 사진은 유밀과 종류 중의 하나인 개성약과.
유밀과는 달달한 맛이 깊숙하게 배어들어 있다. 사진은 유밀과 종류 중의 하나인 개성약과(출처-pixabay)
개성약과(출처-pixabay)
개성약과(출처-pixabay)


유밀과의 경우 유과와는 조금 다르게 밀가루와 술, 꿀, 참기름을 모두 넣고 반죽을 해서 무늬를 찍고 기름에 튀겨낸다. 약과를 대표적으로 떠올리는데 재료에 따라서 매작과, 만두과 등으로 말하기도 한다. 조청에 절여내는 과자로 달달하면서도 쫀득한 맛으로 먹어볼 수 있다.

그 외에도 강정이나 과편 등이 있는데 강정은 밀가루에 꿀과 찹쌀가루를 반죽해서 썰어내 말렸다가 조리를 한다. 기름에 튀겨내서 완성하는 데 고물로 사용되는 재료도 여러 가지였으며 깨강정, 땅콩강정 등 다양하게 만들어졌다.


서양의 디저트와 한국의 디저트

먹을 때는 모두 맛있게 먹으니 모르지만 서양의 디저트와 한국의 디저트는 모양이나 맛, 조리과정 등을 면밀하게 떠올리면 뜻밖에 서로 닮은 구석이 많다. 일단 서양의 경우도 과거에는 과자를 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으며 귀족들이 흔히 먹는 고급식품 중의 하나로 여겼다. 그것은 우리나라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특히 조리법이 복잡하고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었기에 더욱 궁중이나 양반들이 즐겨 먹었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던 <삼국유사>의 김유신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록인, 과편으로 예상 되는 것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과일을 말려서 새콤 달달한 맛으로 먹을 수 있는 과자에 대해 말한다. 이는 언뜻 서양의 젤리를 떠올리게 하는데 고서에서는 단순히 과일을 말린다고 표현했지만 과편을 만들 때는 과일을 넣고 졸여서 묵과 같은 형태로 굳혀 먹기 좋게 잘라서 완성한다. 우리나라 과편은 주로 새콤하고 신맛이 도는 앵두나 살구, 오미자 등을 재료로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특히 외국의 과자들과 비교해볼 때 한과의 경우 조금 더 담백하게 먹어볼 수 있다. 이는 당시 기후에 따라 사탕수수재배가 불가능했고 설탕이 생산되지 않다 보니 꿀이나 엿, 조청 등이 단맛을 더해주는 주재료였던 것에 이유가 있다. 꿀의 생산량은 많지 않았고 엿이나 조청은 지금의 물엿보다도 싱거운 정도의 은은한 단맛을 가지고 있어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한과는 외국의 다른 디저트들에 비하면 그렇게 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담백하고 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주면서도 은은한 달콤함을 더했다. 어떻게 보면 심한 단맛을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딱 맞는 주전부리라 할 수 있다.


현대 흔히 먹는 한과, 과거와 얼마나 닮았을까

현대에 들어서도 한과는 여전히 고급스러운 간식에 속한다. 특히 장인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은 더욱 그렇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한과 브랜드들은 검색만 하면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손이 많이 가고 좋은 재료들로 본래 필요한 조리 과정을 지켜서 정성껏 만드니 선물용으로 구매하기도 적당하다.

물론 시장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한과도 많다. 아무래도 대량생산이 되면서 질은 조금 떨어질 수 있으나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사실 접근성으로 치자면 월등하다. 유과의 경우 장인의 손에서 만들어진 정식 조리법을 지킨 것은 속이 촘촘하게 실처럼 엉겨서 채워져 있고 그래서 씹을 때 다채로운 식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시장에서 흔히 손쉽게 구매하는 유과는 속이 비어 있는 경우도 더러 있다. 입맛에 따라 속이 채워진 것보다 속이 비어 있는 유과를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고 하니까 뭐가 더 나은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다.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끊임없이 장인의 손길에서 태어나는 한과들이 늘어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량생산되면서 누구나 손쉽게 한과를 접하고 또 다른 입맛을 창조하기도 하니 어찌 보면 이것도 한국 전통 간식의 변천사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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