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06-01 10:40 (월)
배화여자대학교 한복문화콘텐츠과 신설로 보는 이 시대 전통문화가 나아갈 길
상태바
배화여자대학교 한복문화콘텐츠과 신설로 보는 이 시대 전통문화가 나아갈 길
  • 윤미지 기자
  • 승인 2020.03.09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1년 배화여자대학교 문화융복합학부 한복문화콘텐츠과 신설 확정.
배화여자대학교 김혜수 교수 인터뷰를 통해 직접 듣다.
전통 문화가 가진 가치, 기술 보존을 위한 노력은?

[핸드메이커 윤미지 기자] 2016년, 오랜 역사를 가진 배화여자대학교 전통의상과가 패션산업과로 통합 결정됐다. 이에 당시 학과생들은 동문의 의견을 모으고 대학 측의 통합 결정을 따를 수 없다는 취지의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내 유일, 대학기관에서 전통 복식에 대한 수업을 받을 수 있었던 배화여자대학교 전통의상과는 2021년 패션산업과로 통합된 지 5년 만에 새롭게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내년 다시 만나게 될 ‘한복문화콘텐츠과’의 신설로 전통복식에 대해 이전보다 더 새로운 접근과 이해를 다시금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예정이다.

해당 학과의 통합이 결정된 당시 많은 재학생과 졸업생들 사이에서 시끄러웠던 화두는 ‘왜 전통의상과가 없어져야 하느냐’였다. 전통의상과는 타 대학에서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없는 우리나라 전통 복식에 대해 배우고 이를 전승할 수 있는 교육 산실의 현장이었다. 실습 과정을 거쳐, 최고의 교수진에게 직접 전통의상을 배울 수 있으며 특히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전통 복식을 다루는 학과라는 메리트를 가지고 있어 패션산업과로의 통합 결정은 아쉬움을 낳았다.

배화여자대학교(이하 배화여대)의 슬로건 ‘전통을 안고 미래로’는 시간 그대로의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렇기에 한복문화콘텐츠과의 신설은 더 큰 의미를 가진다. 과거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그 뜻을 품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한 발자국 더 도약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배화여자대학교 전경
배화여자대학교 전경


국내 유일 전통의상과, 패션산업과로 통합되다

2014년부터 2018년, 총 5년간 1조 2000억 원이 들어간 '대학 특성화 사업'은 지역 사회에 기반을 둔 강점 분야에 특성화되도록 대학을 유도한 정부 지원 사업이다. 해당 사업이 시행된 2014년 첫해 전국 4년제 대학 107곳이 선정되며 2016년도 대학 특성화 사업 중간평가가 시행될 때까지 다양한 지원을 받아 대학 교육이 단순히 학력을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졸업자들이 대학이 가진 강점 분야를 더욱 활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배화여대 전통의상과 통합의 배경이라 볼 수 있는 대학 특성화 사업은 몇 가지 기준을 가지고 해당 대학을 선정하며, 이후 중간평가 시에도 성과평가를 거쳐 재선정을 결정한다. 이에 있어 평가의 주요한 요소 중 하나로는 취업률이 거론되는 것이 현실이며, 당시 전통의상과는 배화여대에 속해 있는 여러 학과 중 가장 저조한 취업률을 보였다.
 

2019 배화여자대학교 패션산업과 캡스톤 디자인전
2019 배화여자대학교 패션산업과 캡스톤 디자인전
2019 배화여자대학교 패션산업과 캡스톤 디자인전
2019 배화여자대학교 패션산업과 캡스톤 디자인전
2019 배화여자대학교 패션산업과 캡스톤 디자인전
2019 배화여자대학교 패션산업과 캡스톤 디자인전
2019 배화여자대학교 패션산업과 캡스톤 디자인전
2019 배화여자대학교 패션산업과 캡스톤 디자인전

전통의상과는 1989년 개설되어 국내 유일의 전통복식 전공과로 이름을 올렸다. 약 25년간 해당 산업의 인재를 배출한 것은 물론, ‘전통을 안고 미래로’라는 대학 슬로건의 뜻을 가장 잘 내포한 학과에 해당했다. 전통을 배우고 전승한다는 것에 있어서 해당 학과 는 존재만으로도큰 가치를 지녔지만 역시 취업률의 벽 앞에 있어서는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교육부에서는 전문대학 취업률 80% 이상을 제시하며 전문대학 특성화 사업을 진행했다. 특히 이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학교 학생 정원수를 줄이고 구조개혁을 일괄 진행하는 과정을 피하기 어려웠다. 따라서 한복산업의 구조상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던 전통의상과의 패션산업과 통합은 예정된 순서라 볼 수 있었다. 교육부에서 제시하는 취업률 계산법은 일정 시기의 4대 보험 가입 대상자, 또한 창업한 졸업자의 경우엔 그다음 해 12월이 되어서야 취업자로 인정된다.
 

전통의상과 졸업생 창업 브랜드 '리진'의 제품
전통의상과 졸업생 창업 브랜드 '리진'의 제품
브랜드 '리진'의 제품
브랜드 '리진'의 제품

전통의상과 졸업생들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며, 보통 한복 제조업체, 판매업체 등에서 종사하게 된다. 하지만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한복 제조업체 수 4506개에서 2014년에는 3054개로, 9년간 32.2% 감소했다. 또한 종사자 수 역시 6262명에서 4478명으로 28.5%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국내에 한복을 격식에 갖춰서 입는 경우는 혼인 시 폐백을 예로 들 수 있으며 최근엔 이마저도 간략하게 줄어들고 있다. 명절에도 한복을 입는 가정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고 수요가 없다 보니 공급이 줄어드는 현실도 어떤 측면에서 보면 당연한 듯 보인다.

하지만 종사자 수가 줄어드는 것에는 한 가지 요인을 더 꼽을 수 있다. 열악한 근무 환경이 그중 하나다. 보통 그 당시 한복 제조 업체나 판매 업체는 직원들에게 4대 보험을 가입시키지 않는 것이 관행적으로 이어져 오던 상황으로, 이는 전통의상과 취업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교육부에서 평가하는 취업자로 인정받을 수 없으며, 이에 따라 해당 학과는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더라도 통계에 잡히지 않는 취업생이 다수였다. 다행히도 현재는 해당 업계에서 4대 보험의 경우 많은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통의상과를 졸업하고 취업한 학생이 취업자로 통계에 잡힐 수 있는 여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통문화 기술을 교육하고 전승하는 학과를 단지 취업률로만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배화여대 전통의상과 제26회 졸업생 이누리 학생은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해당 학과에 많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패션산업과로의 통합 결정은 더욱 당혹스러웠다. 그렇지만 학교 측의 손실과 이익을 이해한다면 어떤 부분은 받아들이고 우리가 더욱 노력해야 하는 과정에 서 있다고 여겼다. 다만 전통 기술 교육의 경우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에서 어느 정도 보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배화여자대학교 김혜수 교수
배화여자대학교 김혜수 교수

그럼에도 다시 한 번, ‘전통을 안고 미래로’

크고 작은 의견의 마찰로, 현실적인 대안의 부재로, 2016년 패션산업과로 통합 되었던 전통의상과는 2021년 한복문화콘텐츠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본 기자는 해당 학과 김혜수 교수를 만나 이에 따른 의미를 되짚어봤다.


2016년 당시 전통의상과의 패션산업과 통합에 따른 학과 분위기는 어땠나

국내 유일 전통의상과로서 가지는 자부심과 의미가 컸기에 통합 당시 더욱 많은 재학생이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학교 측의 입장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었다. 전통의상과의 경우 유독 졸업 후 창업자도 많았는데 현실적인 부분에서 취업자로 인정되기가 어렵더라. 전통 복식에 관한 연구를 이어가고 문화를 발전시키고자 수학修學하는 학생들인데 단순히 취업률로 평가 받는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렇지만 이 또한 더욱 나아가기 위한 도약이라 여기며 당시에는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도, 우리가 다 같이 공부했던 의지나 전통문화에 대한 열망은 잊지 말자고 서로 독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도 다시 한복 관련 학과가 부활했다. 배경이 궁금하다

우리 학교는 ‘전통을 안고 미래로’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학교가 내세우는 이름과 부합하는 과로서 다시금 인정을 받았다고 느낀다. 비록 부족한 취업률로 일련의 사건들을 겪었으나, 그간 침체하여 있던 한복 시장이 최근에는 또 다른 분야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 관광을 온 여행자들이 한복을 체험하기 위해 대여 업체를 찾는 경우도 늘어났고,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디자인과 원단을 접목한 퓨전 한복에 대한 관심도 역시 날로 증가한다. 그러한 발전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좋은 평가를 얻었다고 본다. 또한 전통의상과가 패션산업과로 통합이 되는 과정 중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참 다양한 니즈를 품고 있다는 사실도 몸소 체험했다. 통합된 당시 수업을 하다 보면 양장을 배우고 싶어하는 학생들도 있었고 통합된 전통의상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입학을 한 학생도 다수였다. 그러다 보니 두 가지를 나눠서 교육할 수 있게 된 것은 어찌 보면 학생들의 요구에 적합한 교육의 이행이라는 바람직한 수순이라 생각한다.


이제 새롭게 시작하는 한복문화콘텐츠과에 대해 말한다면 

이전에는 보다 실기에 집중해서, 어떤 측면에서 볼 때 도제식 교육으로 직접 교수진에 한복을 짓는 기술을 배우는데 많은 초점이 맞춰졌다. 새로 신설되는 한복문화콘텐츠과는 실기 교육을 이어가되 다만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교육도 도입될 예정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에 이르러 여러 분야가 인공 지능, 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과 융합되며 발전하고 있다. 한복 또한 이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해보고자 한다. 장인의 기술을 이어가면서 또한 달라진 시대를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이번 신설 되는 한복문화콘텐츠과에 핵심이라 여긴다. 오직 기술에만 집중되기보다는 새로운 세대 속에 여러 방면으로 학생들이 전통문화를 융합할 수 있도록 교육을 구성할 예정이다.


한복,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굳이 구분 짓고 싶지 않지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의복과 격식을 갖춰야 하는 의복은 언제나 조금씩 다르기 마련이다. 우리가 편하게 입을 수 있는 평상복의 경우, 대량화를 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격식을 갖추는 의복의 경우 올바른 기술에 따른 수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일면에는 우리가 먼저 한복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해당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제시할 수 있다. 한복의 활성화를 위해서 전통성과 대중성 모두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며, 과거 작업 기술과 현대적인 작업 기술이 복합적으로 융합되면 보다 전통의상에 대한 개념이 확장될 것이라 믿는다.
 

한복 외에도 다양한 전통 문화 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출처-pixabay]
한복 외에도 다양한 전통 문화 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출처-pixabay]
전통장이 익어가는 모습[출처-pixabay]
전통장이 익어가는 모습[출처-pixabay]

전통문화 기술의 보존,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

지금까지 전통의상과 운영에 대한 국가적 보조나 지원은 전혀 없다. 오롯이 대학이 책임을 떠안고 자부심으로 해당 학과를 운영해야 한다. 우리나라 전통 복식이라는 키워드에서 한복의 가치를 이어나가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국가에서 모든 전통문화자 양성 부문에 예산을 투입하기엔 무리가 있는 것도 현실이다. 또한 기술의 보존이 가지는 의미를 대입하여 국가적 지원을 한복에만 국한할 수 없는 것은, 이미 각종 전통문화 산업이 대부분 침체기를 겪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여러 대안이 마련되어 왔지만 그럼에도 위기를 맞고 있음이 자명하다는 점에 있다.

그렇다면 직접적인 지원 외에 전통문화 기술의 보존은 어떠한 국가적 지원을 기대하여야 할까. 일단 수요가 증가해야 공급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는 너무 포괄적이다. 하지만 해외 여러 사례를 확인할 때 가장 확실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자명해 보인다.
 

유럽의 맥주 축제 [출처-pixabay]
유럽의 맥주 축제 [출처-pixabay]

다양한 유럽의 축제 문화는 그만이 가진 고유의 장점을 활용하여 관광객 유치에 성공, 수요를 이끌어 내는 것으로 공급 또한 체계적인 발전을 거칠 수 있도록 했으며, 잊히고 있는 문화유산을 가진 국가들은 최근 가상현실 기업과 손을 잡고 현대 기술과 융합하여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가상여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수요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축제 기간 전통의복인 기모노를 즐겨입는 일본의 모습[출처-pixabay]
축제 기간 전통의복인 기모노를 즐겨입는 일본의 모습[출처-pixabay]

전통 복식의 경우 해외 사례를 들어 볼 때, 성인식이나 축제 기간 전통복을 착용하는 문화를 통해서 더욱 전통복에 대한 대중성을 확보하고 활용성을 높게 하여 수요를 넓히는 예도 있다.

이처럼 직접적인 지원이 앞서기보다는 수요 확장을 기대할 수 있는 문화적 통로가 필요하다는 점이 여러 사례를 통해 확인된다. 전통문화 기술 보존에 있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것은 한복에 국한되지 않기에 더욱 여러 연구와 수요 확장을 이룰 수 있는 문화적 콘텐츠 활용, 사례들이 필요하다.

전통을 안고 미래로 향할 수 있는 가치는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물론 국가적으로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