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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이 태동한 생명의 흙, 황토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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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이 태동한 생명의 흙, 황토의 쓰임
  • 최상혁 기자
  • 승인 2019.11.14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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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쓰여온 황토, 오늘날에도 친환경 웰빙의 대표로 다양하게 활용
황토 [출처-pixabay]
황토 동산 [출처-pixabay]

[핸드메이커 최상혁 기자] 진한 황색의 흙, 황토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이제 시작된 겨울을 맞아 따뜻한 잠자리를 만들어주는 전기장판 중에서도 황토 장판은 널리 쓰인다. 혹은 황토침대, 황토팩 등도 떠오른다. 찜질방에 갈 때에 피로를 없애주는 황토방은 필수 코스이다. 이렇게 보면 황토는 정말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쓰이고 있다.

황토는 인체에 이로운 성분이 많아 일상용품 또는 건강·관리용품으로 만드는 데에 아주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런데 사실 황토팩이나 장판 등의 일상용품은 사소한 물건에 불과하다. 황토는 생각보다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흙이 인류 문명을 만들었다는 말이 있듯이 황토 역시 인류 문명에 빠질 수 없다.


우리 땅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황토

황토(黃土, loess)란 바람에 의해 운반되어 규토(석영)와 장석 등이 퇴적된 황갈색 및 담황색을 띠는 점토층을 말한다. 모래보다 작은 크기의 입자인 실트 크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산화철과 탄산칼슘이 함유되어 균질하고 층리(퇴적물이 제각각 달라 생기는 줄무늬)가 발달되어 있지 않으며 다공질(푸석푸석함)이다.

황토는 중국과 유럽, 북아메리카, 아르헨티나, 중앙아시아 등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지구 전체 지표면에서 약 10%를 차지한다. 특히 황토는 비를 맞으면 석회질이 모여 더욱 흙이 비옥하고 부드러워져 농사짓기에 아주 좋았다.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인 중국의 황하 문명도 황하강의 황토고원에서 나오는 우수한 농업 생산력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출처- 위키피디아
출처- 위키피디아

우리나라 역시 전 국토의 3분의 1이 황토가 차지하고 있다. 이는 중국 황하 지대에서 풍화되어 바람을 타고 날아온 입자들이 몇 만년에 걸쳐 축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황토는 우리 땅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흙이었으며,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권에서 황토는 널리 다양하게 이용되었다.

황토에는 다양한 효소가 들어있는데, 독소를 중화시키는 카탈라제 효소, 비료 역할을 하는 사카라제 효소, 부패한 단백질을 분해시키는 프로테아제 효소가 그것이다. 또한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은 세포의 생리작용을 활발히 하고 유해 물질을 방출한다. 이 밖에도 신경통, 요통, 관절염, 혈액순환, 노폐물 제거, 중금속 성분 정화 등에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본초재신 등 다양한 옛 문헌에도 황토는 그 맛이 달고 약성이 뛰어나다. 기는 평하며 무독하며 해독과 제독이 뛰어나다 등 다양한 황토의 기능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명나라의 학자 이시진은 본초강목이라는 저서에서 흙을 61종으로 나누어 그 기능을 소개했고 이중에서도 황토가 가장 뛰어나다고 말했다.


황토의 다양한 쓰임 

황토는 약재로도 사용됐고 요리와 농사에도 이용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황토에서 자란 해남황토고구마, 당진황토감자 등이 맛좋기로 유명한 특산품이다. 아울러 황토로 만든 가마와 용기에 구워낸 황토구이 음식은 황토에서 나오는 특유의 정화 기능으로 유해 성분은 제거하고 탈취와 탈지 기능이 맛과 향을 좋게 한다.
 

영암도기 광구병 [영암도기박물관 제공]
영암도기 광구병 [영암도기박물관 제공]
황토를 칠해 그린 보물제1522호, 영상회상도 [문화재청 제공]
황토를 칠해 그린 보물제1522호, 영상회상도 [문화재청 제공]

황토는 도자기를 만드는 재료로 많이 이용되었다. 한국인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용기인 전통 옹기, 질그릇 등도 황토로 만든 것이 대다수이다. 특히 전라남도 영암군의 '영암도기'는 황토와 소나무 재를 섞어 만들었는데, 한국적인 멋과 색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수공예 도자기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황토는 미술 재료로도 사용된다. 붉은색 또는 황색의 황토가루는 그림을 그리는 중요한 안료였다. 이미 석기시대의 벽화에도 이러한 황토를 물감으로 사용한 흔적이 있다. 또한 채색용 물감뿐만 아니라 송진 및 아교 등과 함께 섞어 다양한 공예품에 붙이는 접착제로도 활용됐다.

철 제련 시에도 황토가 이용되었다. 황토물을 녹인 철에 함께 섞으면 황토의 산화철이 숯의 탄소와 만나 쇠를 더 강하게 해주었다고 한다. 역사드라마 '주몽'에서는 고구려의 야철대장 모팔모가 이 황토의 비결을 발견해 더욱 강력한 강철검을 만들어내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황토는 천연 비누, 화장품, 팩 등 건강에 좋은 다양한 친환경 물건을 만드는 데에 쓰이며 웰빙 제품의 대표 주자로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황토로 된 담벼락 [출처-pixabay]
황토로 된 담벼락 [출처-pixabay]
수제 황토 벽돌 /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수제 황토 벽돌 /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건축에도 활용되는 황토

황토는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인테리어와 건축에서 널리 활용됐다. 황토의 이로움을 우리 조상들이 일찍부터 깨달았던 것이다. 그래서 조상들은 전통 한옥의 벽과 바닥, 마루 등에 황토를 발랐다. 황토는 훌륭한 단열재로서 여름에는 바깥의 열을 막아 내부를 시원하게 해주었고 겨울에는 열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여 난방비를 절약했다. 또한 습도를 조절하고 공기정화, 향균, 방충, 곰팡이 방지 등 아주 다양한 효과가 있었다.

현대에 들어서도 황토는 여전히 인기가 많다. 특히 황토가 현대 생활에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전자파를 훌륭하게 차단해주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져 쓰임새가 많아졌다. 현대에서는 이제 전통 한옥을 짓지는 않지만 기둥과 보는 목재와 철재, 콘크리트 등을 사용하고 외벽 전체 면적의 절반을 황토벽돌 혹은 직접 황토를 붙여 만드는 황토집을 짓는데, 황토집은 쾌적한 전원주택으로서 인기가 많다.

특히 황토벽돌은 많은 업체들이 기계 생산보다도 직접 수제 손벽돌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황토벽돌은 황토 반죽에 규사와 볏짚 등을 배합하여 틀에 직접 넣고 굳힌다. 이렇게 만든 벽돌은 기계벽돌보다 강도와 습기에 강하다. 저번달에 방영된 tvN 프로그램, '일로만난사이'에서 유재석 등이 공장에서 황토 벽돌을 만드는 체험을 하여 관심을 모은 적도 있었다.
 

tvN 일로만난사이 캡처
tvN 일로만난사이 캡처

온갖 기계와 전자기기가 가득한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이지만 사람들은 항상 본능적으로 자연을 찾고 동경한다. 우리도 결국은 자연에서 살아왔고 거기서 힘을 얻어왔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주는 산물에 심신을 안정시키고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부는 친환경 웰빙 열풍도 결국은 본능적인 인간의 자연으로의 회귀 욕구가 아닐까 싶다.

인류 문명과 만물을 만들었던 흙인 황토는 현대의 인류에게도 여전히 아낌없이 많은 곳을 제공해주고 있다. 비록 완전히 자연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친환경의 선두주자인 황토가 현대 일상 속에도 스며들어 조금이나마 자연과 함께하고 싶은 우리의 본능을 충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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