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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금속공예의 우수한 수준을 보여주는 유물들, 보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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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 금속공예의 우수한 수준을 보여주는 유물들, 보물된다
  • 김강호 기자
  • 승인 2019.10.23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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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금귀걸이, 고리자루 큰 칼 등 가야문화권 출토 유물 5건 보물 지정예고

[핸드메이커 김강호 기자] 약 1,500년 전 가야 유물인 금 귀걸이와 칼 등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가야문화권 출토 중요 유물 5건을 지정예고하였다. 유물은 '합천 옥전 28호분 출토 금귀걸이', '합천 옥전 M4호분 출토 금귀걸이', '합천 옥전 M6호분 출토 금귀걸이', '합천 옥전 M3호분 출토 고리자루 큰 칼 일괄', '함안 마갑총 출토 말갑 옷 및 고리자루 큰 칼' 등이다.

삼국시대에서 가야의 인지도는 가장 낮은 편이다. 따라서 대중의 관심과 학계의 연구도 고구려·백제·신라에 비해서도 미진한 편이다. 그러나 가야에는 우수한 공예와 철제 생산 기술이 있음이 속속 알려지고 있으며 베일에 가린 '신비의 왕국'으로 불리는 가야에 대한 역사 복원도 탄력을 받고 있다.

문화재청 측은 특히 이번 유물들이 가야의 생활상과 우수한 기술 수준에 대한 그 실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들로서 그동안 미진했던 가야 유물에 대한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를 재평가하여 보물로서 가치를 인정했다고 전하고 있다.
 

합천 옥전 고분군 전경(사적 제326호) [문화재청 제공]
합천 옥전 고분군 전경(사적 제326호) [문화재청 제공]

대표적 가야 고분, '합천 옥전'과 '함안 마갑총 고분'

이 5건의 가야 유물은 대표적인 가야 고분인 '합천 옥전'과 '함안 마갑총 고분'에서 출토된 것으로 시기는 5~6세기에 제작된 것이다.

'합천 옥전 고분군(陜川 玉田 古墳群)'은 경상남도 합천군 쌍책면 성산리 옥전골의 구릉지대에 수백 기의 고분이 크고 작은 야산들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 1984년 처음 그 존재가 알려졌으며 1988년 사적 제326호로 지정되었다. 1985년부터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진행되었다.

무덤은 대형의 구덩식 돌덧널무덤, 덧널무덤, 독무덤 등이 있으며 이들 무덤에서 금동제관, 관모, 장식품 및 대검, 화살통 등의 무기류, 마구류, 토기류 등 다양한 유물이 나왔다. 유물과 무덤의 구조로 보아, 4∼6세기에 걸쳐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양식의 무덤이 조성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출토된 유물과 일본 측 기록에 따라 가야시대의 대량국(大良國)과 다라국(多羅國)의 최고 지배층의 무덤들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함안 마갑총(馬甲塚)'은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급 말이산 고분군의 북쪽 구릉에 있는 아라가야의 고분이다. 1992년 6월 아파트 건축 공사 중 한 신문배달 소년에 의해 우연히 발견되었으며 같은 해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에 들어갔으며 수차례 조사에서 마갑총(덜넛무덤), 널무덤, 덜덧널무덤이 확인되었다.

마갑총에는 말 갑옷(마갑), 고리 자루 큰 칼(환두 대도), 토기류 및 철기류가 출토되었다. 출토 토기로 볼 때 조성 시기는 약 5세기 중반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말 갑옷은 가야 지역에 중무장한 기마 전사를 운영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로 평가받는다.

합천 옥전 28호분 출토 금귀걸이 [문화재청 제공]
합천 옥전 28호분 출토 금귀걸이(국립진주박물관) [문화재청 제공]
일본 큐슈 구마모토현의 다후나야마 고분 출토 금귀걸이 [문화재청 제공]
일본 큐슈 구마모토현의 다후나야마 고분 출토 금귀걸이 [문화재청 제공]

뛰어난 가야의 금속공예 기술이 담긴 아름다운 금귀걸이

「합천 옥전 28호분 출토 금귀걸이(陜川 玉田 二十八號墳 出土 金製耳飾)」 한 쌍은 경상대학교 박물관이 1985~1986년까지 진행했던 조사에서 발굴한 것이다. 현존하는 가야 시대 ‘긴 사슬 장식 금귀걸이’ 중 가장 화려하고 보존 상태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긴 사슬 장식 금귀걸이란 사슬고리나 S자형 금판고리를 연결하여 기다란 형태를 만든 것이며 신라나 백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가야의 독착적인 유물이다. 이 긴 사슬 장식 금귀걸이는 5세기 가야 문화권에서 주로 유행했다.

그런데 5세기 후반~6세기에는 일본에도 가야귀걸이와 유사한 작품이 다수 출토되고 있어 가야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으로 일본 규슈 지방 구마모토현의 다후나야마 고분에서 출토된 6세기 경의 금귀걸이가 합천 옥전 28호분 출토 귀걸이와 매우 흡사하다.

① 정식 조사를 통해 발굴되었기에 출토지가 확실한 점 ② 5세기 가야의 고유한 형태를 지닌 점 ③ 일본에 영향을 끼친 점 ④ 한 쌍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다는 점 등을 보아 가야 금속공예의 대표작으로 큰 의의가 있다.
 

합천 옥전 M4호분 출토 금귀걸이 [문화재청 제공]
합천 옥전 M4호분 출토 금귀걸이(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화재청 제공]

「합천 옥전 M4호분 출토 금귀걸이(陜川 玉田 M4號墳 出土 金製耳飾)」는 합천 지역 가야 문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6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좌‧우 한 쌍이 온전히 남아 있고 무덤의 주인공이 귀에 달았던 곳에서 발견되었다.

한편 옥전 고분 중에는 ‘M’자가 붙는 명칭이 있는데 이는 발굴지 주변에 큰 구릉(mood)이 있다는 것을 뜻하는 고고학 용어이다.

귀걸이는 가야귀걸이 양식의 가장 대표적이고 특징적인 양식인 가늘고 둥근 주고리(세환이식, 細環耳飾) 형태를 띤다. 이것은 아래 속이 빈 공 모양의 장식을 달았고 그 아래 심엽형(心葉形, 하트 모양의 나뭇잎) 장식을 달고 마지막으로 산치자 열매 모양의 입체형 장식을 달았다.

특히 장식마다 금 알갱이를 테두리에 붙이거나 금선(金線) 형태를 만든 누금세공기법(鏤金細工技法), 금판을 두드려서 요철(凹凸) 효과를 낸 타출기법(打出技法) 등 다양한 공예기법이 적용되어 뛰어난 가야 시대 금속세공기술을 확인해볼 수 있다.
 

합천 옥전 M6호분 출토 금귀걸이 [문화재청 제공]
합천 옥전 M6호분 출토 금귀걸이(경상대박물관 소장) [문화재청 제공]
가야 금귀걸이의 구조와 명칭 [문화재청 제공]
가야 금귀걸이의 구조와 명칭 [문화재청 제공]

「합천 옥전 M6호분 출토 금귀걸이(陜川 玉田 M6號墳 出土 金製耳飾)」는 한 쌍형태로 1991년~1992년까지 경상대학교 박물관에서 발굴한 옥전 M6호분에서 목곽(木槨)의 남쪽에 놓인 무덤 주인공의 머리 부근에서 발견되었다. 출토지와 발견 위치 등이 확실해 고고학적 맥락이 뛰어나다.

특히 출토지인 옥전 M6호분은 규모가 상당히 큰 중형급 무덤으로 이곳에서 보관(寶冠), 목걸이, 귀걸이, 고리자루 큰 칼(環頭大刀), 화살통, 장식 마구(馬具) 등이 함께 출토되었다. 이들 유물을 볼때 M6호분은 옥전지역 고분 중에서도 지배자의 무덤으로 추정되고 있다.

목걸이는 가야 산치자형 장식을 가졌는데 이는 주고리의 2단 중간 장식, 격자형 원통형 금판으로 연결된 공 모양 장식, 인(人)자형 고리에 산치자형 장식을 달고 마지막 끝을 금 알갱이로 마무리한 것으로 신라 금귀걸이의 중간식 형태와 가야의 산치자형 끝장식이 결합된 독특한 혼합양식으로, 6세기 가야 지역의 교류양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특징이다.

특히 옥전 M6호분 귀걸이처럼 금 알갱이를 장식 끝부분에 붙인 예는 창녕 계성 A지구 고분, 고령 지산동 44-11호분과 45-1호분 귀걸이와 합천 옥전 M4호분 귀걸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6세기 가야 지역에서 널리 쓰인 기법이었음을 알 수 있다.

M3호분 석곽 노출 상태 [문화재청 제공]
M3호분 석곽 노출 상태 [문화재청 제공]
합천 옥전 M3호분 출토 고리자루 큰 칼 일괄 [문화재청 제공]
합천 옥전 M3호분 출토 고리자루 큰 칼 일괄 [문화재청 제공]

 

삼국시대에서도 가장 뛰어난 제작기술이 담긴 '고리자루 큰 칼'

「합천 옥전 M3호분 출토 고리자루 큰 칼 일괄(陜川 玉田 M3號墳 出土 環頭大刀 一括)」은 1987년~1988년 동안 경상대학교 박물관이 M3호분을 조사하던 중 발굴했다. 옥전 M3호분은 가야 고분 중 비교적 규모가 크고 도굴되지 않아 가야 지배층의 묘제(墓制)를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서 나온 대가야식 ‘고리자루 큰 칼 일괄’ 4점은 여러 점의 칼이 한 무덤에서 일괄로 출토된 최초의 사례이이다. 아울러 손잡이와 칼 몸통 등을 금과 은으로 화려하게 장식해 삼국 시대 동종유물 중 제작기술과 형태 등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힌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제공

이 중 현재 국립김해박물관에 보관 중인 ‘용봉문 고리자루 큰 칼’의 경우 손잡이 부분에 가는 은선(銀線)으로 전체를 감은 후, 그 위에 매우 얇은 금박을 붙인 흔적이 발견되어 주목된다. 이는 지금은 거의 사라진 우리나라 전통공예기법인 ‘금부(金鈇)’의 일종이다. 금부란 금속의 겉표면에 열을 가해 얇은 금박을 붙여 화려함을 극대화한 전통공예기법을 말한다. 

‘합천 옥전 M3호분 출토 고리자루 큰 칼 일괄’은 가야 최고 지배층의 장묘(葬墓) 문화와 한국 전통공예의 역사를 잘 보여준다는 점,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고대사, 고고학 연구에 중요한 기준점을 제시하였다.
 

문화재청 제공
함안 마갑총 출토 말갑 옷 및 고리자루 큰 칼(국립김해박물관 소장) [문화재청 제공]

「함안 마갑총 출토 말갑 옷 및 고리자루 큰 칼(咸安 馬甲塚 出土 馬甲 및 環頭大刀)」은 1992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마갑총(馬甲塚) 조사 때 발굴되었다. 무덤 주인공의 좌우에 하나씩 매장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두 유물은 함께 나온 여러 유물들에 대한 연구 결과, 5세기 아라가야에서 제작하여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철제 말갑 옷은 말머리를 가리는 투구, 목과 가슴을 가리는 경흉갑(頸胸甲, 목가슴드리개), 말의 몸을 가리는 신갑(身甲)이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다. 말갑 옷은 그동안 여러 가야 고분에서 발견된 적이 있으나 원형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보존된 사례가 거의 없어 희귀성이 높다.

고리자루 큰 칼은 철을 단조(鍛造, 금속을 두들기거나 눌러서 가공하는 방법)하거나 철제 위에 상감(象嵌, 무늬를 새김)과 타출(打出, 철판 밑에 모형을 대고 두드려 겉으로 모양을 나오게 함) 기법이 고루 적용되어 가야인들의 철 조련 기술, 공예기법 수준, 조형 감각을 동시에 엿볼 수 있다. 

동북아시아에서 철제 무구와 중장기병 전술이 확산되는 양상과 높은 수준의 철기 제작기술이 개발되고 교류된 양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는 점, 유물의 희소성과 완전성 등에서 역사‧학술‧기술사에서 중요한 유물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 3월과 9월 2차례에 걸쳐 경상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와 국립박물관에서 신청한 소장품들 중 출토지가 명확하고 가야문화권의 특징이 반영된 유물 총 37건에 대해 문화재 지정이 가능한지에 대한 조사를 해오고 있다"라며

"이번 지정예고는 그 두 번째 결과로서, 앞으로 나머지 유물들에 대한 추가 조사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문화재 지정을 더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이번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들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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